컨텐츠 바로가기

    12.09 (화)

    자영업자 발언 경청한 文대통령 "어려움 가중" 위로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靑서 자영업·소상공인 간담회/중소상인자영업 연합회장 "2020년 최저임금 동결해달라"/고용부장관 “반영될수 있게 노력”/ 文대통령 “나는 골목상인의 아들/ 최저임금 결국 인상방향으로 가야”/ ‘입법조치 지연돼 저항 야기’ 지적/“카드수수료 인하 현장에선 무용”/ 수수료 협상권, 가맹점 부여 요청

    “저는 골목 상인의 아들입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14일 청와대에서 열린 자영업·소상공인 간담회에서 자신이 어렸을 때 부모님의 연탄가게에서 배달했던 일화로 서로의 공통분모를 찾으며 대화를 시작했다. 지난달 7일 중소·벤처기업인과의 간담회를 시작으로 시작된 경제주체와의 대화는 이번이 네 번째다. 대통령이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를 청와대로 불러 모아 대화를 나눈 것은 역대 처음으로 알려졌다.

    세계일보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자영업·소상공인과의 대화에서 모두발언하고 있다.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에게 민감한 이슈인 최저임금 문제는 문 대통령이 먼저 꺼냈다. 문 대통령이 최저임금 인상이 이들의 어려움을 가중시킨 측면도 있다고 위로하면서다. 최저임금 결정 과정에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의 의견을 반영하겠다는 의지도 재확인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마무리 발언에서 “최저임금 인상은 인상 속도라든지 인상금액 부분에 대해 여러 생각이 있을 수 있지만, 길게 보면 결국은 인상하는 방향으로 가야 되는 것”이라고 인상 불가피성을 강조했다. 이어 “카드수수료 인하, 일자리안정자금 지원, 4대 보험료 지원, 상가 임대차 보호, 가맹점 관계 개선 등 조치들이 함께 취해지면 최저임금이 다소 인상돼도 자영업자들이 충분히 감당할 수 있을 텐데 최저임금이 먼저 인상되고 이런 보완조치들은 국회 입법사항이기 때문에 같은 속도로 이렇게 맞춰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관련 입법조치가 지연돼 최저임금에 대한 저항으로 불거졌다는 것이다.
    세계일보

    세계일보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자영업·소상공인과 대화에 참석해 참석자들의 발언을 듣고 있다. 이날 만남은 중소·벤처기업, 대·중견기업, 혁신벤처기업에 이은 경제계와의 4번째 소통자리로 소상공인연합회 등 36개 관련 단체와 자영업자 등 총 160여 명이 참석했다. 이제원 기자


    방기홍 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 회장은 이어진 비공개 간담회에서 “내년 최저임금 동결”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은 이에 대해 “최저임금 결정체계를 개편하면서 소상공인 입장이 최저임금위원회에 반영될 수 있도록 직접 참여하게 했다”고 답했다.

    정부가 카드수수료를 인하하도록 했지만 현장에서 지켜지지 않는다는 볼멘소리도 쏟아졌다. 한국마트협회 회장으로 참석한 김성민 푸르네마트 대표는 “600만 자영업자들에게 카드수수료를 인하해 줘서, 상인을 대표해서 정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면서 “카드수수료 인하에 있어 지금 카드사들이 사실 약속을 안 지키고 있는 부분들이 많다”고 수수료 협상권을 자영업자들에게 부여해 달라고 요청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이에 대해 “가맹점 협상권 부여 문제는 단체 소속 가맹점과 그렇지 않은 가맹점 사이의 공정성 문제가 있다”고 난색을 보였다. 그러자 문 대통령은 “우리가 노동조합단체 협약의 경우에 노동조합에 가입하지 않은 사람들도 단체협약의 효력을 미치게 하는 구속력 제도 같은 것이 있다. 그렇게 확장하는 방법도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문 대통령은 또 “(세금을 카드로 납부할 경우) 카드수수료를 2% 부담해야 한다는 것은 역시 국민의 부담을 높이는 것”이라며 개선책 마련을 지시했다.

    세계일보

    문재인 대통령이 한 자영업자의 질문을 받은 뒤 고민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다.


    문 대통령은 마무리 발언에서 “정부가 노력을 많이 하고 있지만, 여전히 현장에는 아직도 어려움이 많다는 것을 잘 알 수 있는 그런 기회였다”며 “장관들도 평소 이런 자리가 아니더라도 현장과 활발하게 만나면서 현장의 목소리를 듣는 노력을 조금 더 기울여 달라”고 주문했다.

    간담회 종료 후 이어진 오찬에는 오곡밥이 나왔다. 청와대는 “자영업·소상공인도 우리 경제주체로서 한데 어우러지는 ‘화합과 조화’, 이를 통한 ‘소생과 활력’의 소망을 담았다”고 설명했다.

    김달중 기자 dal@segye.com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 & Segye.com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