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2.05 (목)

이슈 난민과 국제사회

"아빠 추방되면 홀로 한국에" 이란 난민 소년 부친, 난민 재신청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지난해 난민 지위 인정 김민혁군 "아빠 이란 가면 공항서 붙잡힐 것"

2010년 입국해 기독교 개종…2016년 '어리고 신앙 불확실' 난민 불인정

연합뉴스

난민 재신청하는 김민혁군의 아버지
(서울=연합뉴스) 이재희 기자 = 이란 난민 소년 김민혁군이 아버지의 난민 인정 재신청을 위해 19일 오전 서울 양천구 서울출입국외국인청 별관을 방문, 아버지와 난민인정신청서를 들고 있다. 김군의 아버지는 2심까지 행정소송을 진행했으나 패소했다. 2019.2.19 scape@yna.co.kr



(서울=연합뉴스) 전명훈 기자 = "아버지가 난민 인정을 받지 못하면 저는 한국에 혼자 남게 됩니다. 아버지와 같이 한국에서 생활하고 싶습니다."

중학교 친구들의 청와대 국민 청원과 시위 등에 힘입어 난민으로 인정받은 이란 출신 난민 김민혁(16·한국 활동명) 군이 부친 A씨의 난민 지위 인정을 재신청했다.

김군은 19일 양천구의 서울 출입국·외국인청에 아버지 A씨와 함께 출석해 난민 재신청 서류를 제출했다.

김군은 취재진에게 "아버지가 본국으로 돌아가게 되면 공항에서부터 잡힐 수 있고 경찰에게 맞거나 정부의 박해를 받을 수 있다"며 "내가 난민 지위를 인정받은 사유로 아버지도 재신청하는 만큼 아버지의 난민 지위를 인정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란인 A씨는 2010년 사업차 김군과 함께 한국에 입국했다. 이후 한국에서 기독교로 개종하게 됐다. 이란은 엄격한 이슬람 율법이 적용되는 국가로, '배교(背敎)'는 사형까지 내려질 수 있는 중죄다.

연합뉴스

이란 난민 소년 김민혁 아버지 난민 인정 재신청
(서울=연합뉴스) 이재희 기자 = 이란 난민 소년 김민혁 군이 아버지의 난민 인정 재신청을 위해 19일 오전 서울 양천구 서울출입국외국인청 별관을 방문, 서류 봉투에 난민신청서라고 쓰고 있다. 김군의 아버지는 2심까지 행정소송을 진행했으나 패소했다. 2019.2.19 scape@yna.co.kr



이런 이유로 A씨는 2016년 난민신청을 했지만 불인정 처분을 받았다. 당시 신앙이 확고하지 않다는 것이 이유였다. 김군의 아버지는 이 결정을 취소해달라며 소송도 냈지만 1,2심에서 연이어 패했다. A씨의 국내 체류 비자는 이달 말이면 만료된다.

이런 사정을 듣고 김군 아버지에게 법률 상담을 해주고 있는 법무법인 태평양 김광준 변호사는 "행정소송은 행정기관 처분이 내려지던 시점의 적법성만 본다"며 "법원은 1,2심은 모두 출입국외국인청의 처분 당시에 A씨의 기독교 신앙이 확고하지 않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김 변호사는 "그러나 소송이 약 1년간 진행되는 사이 A씨는 천주교 세례를 받고 견진성사를 받는 등 까다로운 천주교 신앙생활을 모두 수행했다"며 "확고한 신앙을 갖게 됐다는 점에서 첫 신청 때와 사정이 달라진 만큼 난민 재신청을 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김군은 취재진 앞에서 아버지의 통역을 자처하면서 "나는 난민으로 인정받고 나서는 사회에 떳떳한 일원으로 살면서 아빠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종교적 이유로 난민지위 인정을 신청한 이란국적 학생 김민혁군(가운데)이 작년 7월 친구들의 응원을 받으며 난민신청서를 내러 가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김군은 "아버지가 떠나가면 나 혼자 남게 되는데, 나는 아빠 말고는 의지할 데가 없다"며 "난민에 대한 시각이 안 좋은 경우가 많은데 개종은 거짓으로 할 수가 없다. 군대 안 간다고 비판하는 사람도 있는데 군대 지원해서 갈 거고 세금도 낼 것"이라고 지지를 호소했다.

김군은 7살이던 2010년 아버지를 따라 한국에 온 뒤 초등학교 2학년 때 기독교로 개종했다. 2016년 난민신청을 냈다가 '너무 어려 종교 가치관이 정립됐다고 보기 어렵다'며 거절됐고, 작년에 재신청했을 때는 같은 학교 친구들이 청와대에 국민청원을 하며 힘을 보태 결국 난민 지위를 인정받았다.

id@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