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인터풋볼=홍은동] 신명기 기자= 삼행시에서 "호이짜"를 말한 포항 하승운,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경험자 조던 머치, 특유의 입담을 뽐낸 서울의 최용수 감독까지. 제각각 눈에 띄고 웃음 짓게 했지만 K리그 미디어데이를 주름 잡았던 것은 아산의 주장 이명주였다. 이명주는 기발한 다섯 자의 시즌 각오와 A대표팀에 대한 열망을 나타내며 이번 행사에서 가장 주목 받는 선수였다.

한국프로축구연맹(총재 권오갑, 이하 '연맹')은 26일 오전 10시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에 위치한 그랜드힐튼호텔에서 KEB하나은행 K리그 2019 개막 미디어데이 행사를 열었다. 오전에는 K리그2, 오후에는 K리그1 구단 감독들과 주요 선수들이 참석해 한 시즌에 임하는 각오를 전했다.

박찬하 해설위원과 정순주 아나운서가 진행에 나섰고 감독, 선수들의 다채로운 이야기들과 생각을 전해들을 수 있었다. 특히 재치를 요하는 질문들에서 간간이 흥미로운 이야기와 제스쳐를 볼 수 있었다.

그중 가장 시선을 사로잡았던 건 이명주였다. 아산의 주장으로서 행사장에 나타난 이명주의 재치와 강력한 의지, 그리고 스승인 박동혁 감독의 지지가 어우러졌기 때문이었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가장 먼저 다섯 자로 시즌목표와 각오를 이야기하는 시간이 있었다. 이명주는 '에베레스트'라고 답했다. 다른 선수들이 다소 식상한 답변을 내놓는 가운데 궁금증을 자아내는 신선한 다섯 자였다.

이명주는 '에베레스트'라고 이야기 한 이유에 대해 "모든 팀이 승격을 목표로 하는데 아산이 에베레스트처럼 높은 순위로 올라갈 수 있도록 하겠다는 의미를 담았다"고 설명했다.

개별 인터뷰에서 더 자세한 이야기가 나왔다. 이명주는 "저녁에 질문 내용을 받았다. 어떤 걸 할까 고민하다가 결정하게 됐다. 지난 시즌은 우리 스스로를 우승후보로 생각할 수 있는데 올해는 작년만큼은 아닌 것 같다. 그래서 우승권에 있는 팀들에게 우승을 하려면 우리를 넘을 수 없게끔 저희가 에베레스트 같은 산처럼 힘든 상황을 만들어주고 싶어서 그렇게 정했다"는 부연 설명을 했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에베레스트 발언으로 시선을 모은 이명주는 대표팀 재발탁에 대한 의지로 또 한 번 주목을 받았다. 포문은 아산의 박동혁 감독이 열었다. 팀에서 기대하는 선수로 이명주를 꼽은 박동혁 감독의 입에서는 대표팀에 대한 말이 시원스럽게 나왔다. 그는 "이명주의 목표는 국가대표를 꼭 보내고 싶다"고 했고 이명주는 "감독님을 위해 꼭 가겠습니다"라며 화답했다.

이후 취재진과 만난 이명주는 더욱 솔직한 모습이었다. 이명주는 "아까도 이야기했지만 저는 항상 대표팀을 생각하고 있다. 제가 꼭 가고 싶다고 해서 갈 수 있는 것도 아니고 현재 제게 주어진 역할을 소속팀에서 잘한다면 불러주실 거라 생각한다. 올 시즌 좋은 모습을 보여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감독님께서 작년부터 그런 말씀을 많이 해주셨다. 감독님은 선수들 기를 살려주셨고 어쨌든 팀원 중에 대표팀 가는 선수가 있다면 또 좋은 거니까. 그런 점에 있어서 감독님께 감사했다"고 덧붙여 박동혁 감독에 대한 감사함을 전했다.

이명주는 K리그2 선수라고 해도 이제는 대표팀에 소집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렸다는 것을 분명히 말했다. 이미 동료였던 황인범도 그랬지만 최근 나이, 소속과 관계없이 실력을 보는 대표팀의 바뀐 시선을 의식한 듯 했다.

그는 "저 뿐만 아니라 모든 선수들에게 동기부여가 되는 부분이다. K리그2에서 뛰는 모든 선수들에게 그럴 것 같다는 생각을 한다"면서 아산에서 최선을 다하다보면 파울로 벤투 감독의 호출이 있을 거라는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사진= 윤경식 기자

Copyright ⓒ 인터풋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