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아시아나항공이 유동성 위기 극복을 위한 자구안 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31일 “이번 주 만료되는 ‘재무구조 개선 양해각서’(MOU) 연장을 위해 관련 부서 임직원이 주말에도 본사에 모여 머리를 맞대고 있다”며 “채권단을 설득할 만한 자구안을 마련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아시아나항공은 지난해 4월 6일 유동성 위기 극복을 위해 산은 등 채권은행단과 MOU를 맺었다. 주요 내용은 비핵심자산 매각과 전환사채·영구채 발행 등을 통해 유동성을 확보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지난해 CJ대한통운 지분 매각(940억원), 전환사채 발행(1000억원), 그룹 광화문 사옥 매각(4180억원) 등을 거쳤고, 아시아나IDT·에어부산 상장, 항공기 선급금 담보금융을 통한 차입 등도 진행했다.
그러나 여전히 작년 말 기준 아시아나의 총 차입금은 3조4400억원 수준이다. 1년 안에 갚아야 할 단기차입금만 1조3200억원에 달한다. 차입금은 금융리스 부채가 41%, 자산담보부증권(ABS)이 36%이며 금융기관 차입금이 14%다.
여기에 이달 22일 감사의견 ‘한정’을 받은 감사보고서를 내놓으며 시장의 신뢰를 급격히 상실했다. 감사보고서 문제로 아시아나는 모회사인 금호산업까지 함께 주식거래가 이틀간 정지되고 관리종목으로 지정됐다. 이에 박삼구 회장이 지난 28일 전격적으로 그룹 내 모든 직책을 내려놓고 경영에서 사퇴했지만, 회사가 처한 상황이 근본적으로 변한 것은 아니다.
아시아나는 당장 이번 주 채권단과 지난해 1년 기한으로 맺은 MOU 만료를 앞뒀다. 일단 채권단이 MOU 연장 방침을 밝혀 급한 불은 껐지만, MOU에 담길 내용을 두고는 고민이다. 채권단은 그룹 차원에서 우량자산 매각과 시장차입 상환계획을 요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우량자산 매각 대상으로는 금호리조트, 에어서울, 에어부산, 아시아나개발, 아시아나에어포트, 아시아나IDT 등의 지분과 골프장, 아시아나타운 등 부동산이 거론된다.
그룹 경영을 책임진 박 회장이 일정 부분 사재를 출연하는 것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시아나가 스스로 자구계획을 마련하는 형식이지만 사실상 채권단이 큰 그림뿐 아니라 구체적인 계획까지 모두 그리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채권단이 MOU 연장을 거부하면 아시아나는 자율협약·워크아웃 등 공동관리 체제에 처하는 상황을 맞을 수 있기 때문이다.
채권단 입장에서도 아시아나가 공동관리 체제로 들어가는 것은 부담스럽다. 국내 2위 항공사의 지위에 따른 수송 차질과 혼란, 영업 타격, 산은을 비롯한 채권금융기관의 차입 계획 차질 등 부담을 떠안아야 하기 때문이다.
onlinenews@heraldcorp.com
- Copyrights ⓒ 헤럴드경제 & heraldbiz.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