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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기업대출의 70%…자영업자 대출 ‘경계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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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집계…3월말 현재 319조

가계대출분 포함땐 600조이상

경기둔화·연체율 상승 촉각

헤럴드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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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업자 대출 규모가 전체 기업 대출의 70% 수준을 넘어섰다. 은행들이 가계부채 규제와 대기업 대출 감소의 보완책으로 자영업자 대출을 키우고 있기 때문이다. 경기 둔화 시점에서 취약자주가 다수 포진된 자영업자의 대출 증가가 우리 경제의 시한폭탄이 될 위험이 더욱 커졌다.

한국은행이 집계한 올 3월말 현재 국내 예금은행의 자영업자(개인사업자) 대출 잔액은 319조원이다. 대기업, 중소기업을 포함한 전체 기업대출의 38.1% 규모다. 1년새 비중이 1%포인트 증가했다. 대기업 비중은 18.6%로 전년동기대비 0.5%포인트 감소했고 지속 하향 추세에 있다. 금리 등 조달 조건이 유리한 회사채 발행 등으로 선회하면서 은행 대출을 줄여가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자영업자 대출은 기업대출이 아닌 가계 대출 안에도 숨어있다는 점이다. 한은은 작년 6월말 기준으로 가계 대출 내 포함분을 합산한 총 자영업자 대출 규모를 약 590조원으로 분석했고, 작년 상반기 중 40조원 넘게 증가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전체 자영업자 대출은 600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보인다. 총 기업 대출(3월 현재 837조2000억원)의 70%를 상회하는 것으로 추산할 만하다.

자영업자들의 재무건전성은 악화일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전 금융권 개인사업자 대출 연체율은 0.61%로 1년 전보다 0.1%포인트 올랐다. 지난 2월 기준 은행의 자영업자 연체율은 0.43%로 작년 2월보다 0.06%포인트 상승했다. 대출 규모 급증에도 연체율이 올라간 것은 그만큼 경기 부진으로 원리금 상환에 고초를 겪는 자영업자들이 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코리아크레딧뷰로(KCB)에 따르면 자영업 대출의 연체차주 비율은 2017년말 1.33%에서 작년말 1.54%까지 상승했고, 자영업자 대출에서 제2금융권이 차지하는 비중도 같은 기간 28.6%에서 30.5%까지 증가했다. 저축은행의 작년 개인사업자 대출은 2017년보다 31.5% 급증했다. 실제로 내수 부진 영향으로 서울에서만 자영업 매장 8000곳가량이 문을 닫은 것으로 나타났다. 상가정보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말 서울에서 영업 중인 점포는 47만957개로 전년 말보다 7952개 감소했다.

금감원과 한은은 지난 15일부터 신한·KB국민·하나·우리 등 4대 시중은행의 자영업자 대출 실태를 공동 점검하고 있다. 한은 관계자는 “우려대로 부실 요인이 있는지 면밀히 점검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경원 기자/gi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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