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수출 회복 조짐..내년 반도체 경기 'V자 회복'
미국, 중국에 추가 관세 부과하면 세계 경제 타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파나마시티 비치에서 열린 ‘미국 최우선(America First)’ 선거 유세에 참석한 유권자들에게 연설하고 있다. 그는 오는 10일 2000억달러어치 중국산 수입품 관세율을 10%에서 25%로 인상하겠다는 방침을 재확인했다. (사진=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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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미국과 중국의 무역갈등이 재점화되면서 하반기 국내 경제 성장률 회복에 적신호가 켜졌다.
반도체 업황은 개선되는 조짐이 나타나고 있지만, 미ㆍ중 무역협상이 결렬될 경우 글로벌 교역량이 둔화하고 이로 인한 수출 둔화세가 지속될 수 있기 때문이다.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2%를 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최근 3개월 반도체 수출 증가율 회복…내년 V자 상승 전망도
9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 따르면 올 들어(1~2월) 세계교역량 증가율은 지난해 1분기(5.0%)보다 크게 둔화된 0.1%에 그쳤다. 최근 3년(2016~2018년) 평균(3.5%)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글로벌 교역량이 둔화하면 우리나라의 수출이 부진할 수밖에 없다. 한은은 “올해 교역신장률은 세계경제 성장세 둔화 등으로 지난해보다 낮아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다행히 반도체 수출은 회복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씨티그룹은 최근 ‘반도체 싸이클의 회복신호’라는 보고서를 통해 최근 3개월(2~4월 합계)간의 반도체 수출 증가율이 지난해 5월(3~5월 합계) 이후 처음으로 회복세를 보였다며 하반기 반도체 수출의 회복 가능성을 예상했다.
씨티그룹은 보고서에서 “중국의 전자제품 수출 개선, 재고 축소 노력 등을 고려할 때 중국 내 반도체 수입 회복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노무라증권 역시 “올 2분기 들어 반도체 출하가 증가하고, 반도체 단가 하락세가 완화하면서 반도체 수출의 감소폭이 축소됐다”면서 2020~2021년에는 ‘V자 회복’이 가능하다고 점쳤다.
◇미중 관세폭탄 복병…“한국 2% 성장도 어려울 것”
하지만 복병은 미국과 중국의 무역갈등이다. 미국 무역대표부는 오는 10일(현지시간) 0시를 기준으로 2000억달러 규모의 대중 수입품에 대한 관세율을 10%에서 25%로 상향 조정할 것이라고 관보에 게재했다. 이는 지난 5일 트럼프 대통령이 트윗에서 언급한 것을 공식적으로 확인한 것이다. 애초 협상용 카드일 것이란 관측을 넘어 관세 부과가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쏟아졌다.
허진욱 삼성증권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를 통해 “관세율이 상향조정될 것이라는 전망을 기본 시나리오(가장 유력한 시나리오)로 변경한다”며 발생 가능 확률을 30%에서 50%로 높인다고 밝혔다.
국제금융센터는 지난 8일 ‘미중 무역분쟁 재연 배경과 전망’에 대한 보고서에서 “가능성이 가장 높은 시나리오는 협상 시한이 연장될 가능성(55% 확률)이고, 관세율 인상이 현실화될 확률도 40%로 높다”며 연내 최종타결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점쳤다.
관세율 인상이 현실화될 경우 한국 경제에 미치는 충격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스위스은행 UBS는 미국이 관세를 인상할 경우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1.2~1.5%포인트 감소할 것으로 분석했다. 이로 인한 세계경제 성장률도 0.45%포인트 낮아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중국 경제의 타격은 곧 한국 경제에 직격탄이다.
윤창용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올해 2% 초반대의 경제 성장률이 예상됐는데, 만약 트럼프가 예고한 대로 중국에 추가 관세를 부과하고 무역 협상이 결렬될 경우 한국의 성장률은 2% 밑으로 추락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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