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3~4주 내 합의 안 되면 추가 폭탄관세"...中맞불 여부 촉각 "전면전 땐 中성장률 내년에 5%대 추락, S&P500 조정" 경고도
미국과 중국이 지난 9~1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가진 고위급 협상은 성과 없이 끝났다. 양측이 협상을 이어가기로 했지만, 조만간 합의를 기대하긴 어려운 분위기다. 미국이 10일부터 연간 2000억 달러어치의 중국산 제품에 대한 추가 관세율을 10%에서 25%로 높였고, 중국도 보복을 예고했기 때문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에 더해 3~4주 안에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연간 3250억 달러 규모의 나머지 중국산 제품에도 25%의 추가 관세를 물린다는 방침이다. 3~4주는 중국발 화물선박이 미국에 들어오는 데 걸리는 시간이다. 미국의 새 추가 관세 조치가 사실상 유예되는 시한이자, 새 협상 시한인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11일 트위터에 "관세를 피하는 쉬운 방법? 미국에서 제품과 상품을 만들라. 매우 간단하다!"고 써 올려 중국을 자극하기도 했다.
지난 1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미국무역대표부(USTR) 본부 앞에서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USTR 대표(오른쪽)와 류허 중국 부총리(왼쪽)가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이 지켜보는 가운데 악수를 나누고 있다. |
일전을 벼르고 있긴 중국도 마찬가지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의 후시진 편집장은 최근 일련의 트윗을 통해 중국은 무역전쟁 확전에 완벽히 준비돼 있다며, 싸우면서 동시에 협상을 하는 게 중국의 새로운 전략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무역전쟁은 결국 국내 정치에 좌우될 것이기 때문에 국내 정치가 강한 중국의 승리로 끝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후 편집장은 미국과 중국이 합의를 이뤄도 제한적인 수준에 그치고, 그마저도 결국 깨질 것이라며 환상을 버리라고 말하기도 했다. 류허 중국 부총리는 워싱턴 담판 뒤에 가진 회견에서 △추가 관세 철폐 △미국산 제품 구매량 △합의문 문구를 3대 쟁점으로 꼽았다. 미국과 중국이 계속 다퉈온 문제들이어서 당분간 합의는 쉽지 않아 보인다. 류 부총리는 이번 협상이 결렬된 게 아니라면서도 원칙은 양보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보복으로 미·중 갈등이 전면전으로 번지면, 세계 경제와 금융시장이 직격탄을 맞을 것이라고 경고한다. 시장에서는 중국이 당장은 연간 600억 달러어치의 미국산 제품의 추가 관세율을 5~10%에서 25%로 높이기 쉽다고 본다. 중국 내부에서는 △희토류 수출 전면 금지 △미국 국채 매각 △중국 소재 미국기업 추방 같은 극약처방도 거론된다.
세계적인 경제분석업체인 영국 옥스퍼드이코노믹스는 미국의 추가 폭탄관세 조치에 중국이 맞불을 놓는 것만으로 미국과 중국의 성장률이 내년까지 각각 0.3%포인트, 0.8%포인트 떨어지고, 세계 경제 성장률도 0.3%포인트 깎일 것으로 전망했다. 또 미국과 중국이 상대국에서 수입하는 모든 제품을 폭탄관세 표적으로 삼으면 미국 성장률이 같은 기간 0.5%포인트 하락해 내년 말에는 1%에 가까워질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은 성장률이 1.3%포인트 추락해 사상 처음 5%대에 진입하고, 세계 경제 성장률은 0.5%포인트 내려갈 것이라는 전망이다.
세계 양강(G2)이 무역 전면전을 벌이면 글로벌 금융시장도 충격을 피할 수 없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UBS 자산운용 등은 전면전이 일어나면 미국 뉴욕증시 간판인 S&P500지수가 10% 이상 떨어져 조정국면에 빠질 것으로 예상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3일 대중 추가 폭탄관세를 예고한 뒤 글로벌 증시에서는 1주일 새 약 2조2700억 달러(약 2674조원)의 시가총액이 증발했다.
김신회 문은주 배인선 최예지 기자 raskol@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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