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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1 (금)

이슈 '미중 무역' 갈등과 협상

미·중 무역전쟁 '장기 전면전'으로 가나...깜깜한 세계 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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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3~4주 내 합의 안 되면 추가 폭탄관세"...中맞불 여부 촉각 "전면전 땐 中성장률 내년에 5%대 추락, S&P500 조정" 경고도

미·중 무역갈등이 장기 전면전으로 번질 조짐 속에 세계 경제와 금융시장에 대한 비관론이 쏟아지고 있다.

미국과 중국이 지난 9~1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가진 고위급 협상은 성과 없이 끝났다. 양측이 협상을 이어가기로 했지만, 조만간 합의를 기대하긴 어려운 분위기다. 미국이 10일부터 연간 2000억 달러어치의 중국산 제품에 대한 추가 관세율을 10%에서 25%로 높였고, 중국도 보복을 예고했기 때문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에 더해 3~4주 안에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연간 3250억 달러 규모의 나머지 중국산 제품에도 25%의 추가 관세를 물린다는 방침이다. 3~4주는 중국발 화물선박이 미국에 들어오는 데 걸리는 시간이다. 미국의 새 추가 관세 조치가 사실상 유예되는 시한이자, 새 협상 시한인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11일 트위터에 "관세를 피하는 쉬운 방법? 미국에서 제품과 상품을 만들라. 매우 간단하다!"고 써 올려 중국을 자극하기도 했다.
아주경제

지난 1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미국무역대표부(USTR) 본부 앞에서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USTR 대표(오른쪽)와 류허 중국 부총리(왼쪽)가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이 지켜보는 가운데 악수를 나누고 있다.



일전을 벼르고 있긴 중국도 마찬가지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의 후시진 편집장은 최근 일련의 트윗을 통해 중국은 무역전쟁 확전에 완벽히 준비돼 있다며, 싸우면서 동시에 협상을 하는 게 중국의 새로운 전략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무역전쟁은 결국 국내 정치에 좌우될 것이기 때문에 국내 정치가 강한 중국의 승리로 끝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후 편집장은 미국과 중국이 합의를 이뤄도 제한적인 수준에 그치고, 그마저도 결국 깨질 것이라며 환상을 버리라고 말하기도 했다. 류허 중국 부총리는 워싱턴 담판 뒤에 가진 회견에서 △추가 관세 철폐 △미국산 제품 구매량 △합의문 문구를 3대 쟁점으로 꼽았다. 미국과 중국이 계속 다퉈온 문제들이어서 당분간 합의는 쉽지 않아 보인다. 류 부총리는 이번 협상이 결렬된 게 아니라면서도 원칙은 양보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보복으로 미·중 갈등이 전면전으로 번지면, 세계 경제와 금융시장이 직격탄을 맞을 것이라고 경고한다. 시장에서는 중국이 당장은 연간 600억 달러어치의 미국산 제품의 추가 관세율을 5~10%에서 25%로 높이기 쉽다고 본다. 중국 내부에서는 △희토류 수출 전면 금지 △미국 국채 매각 △중국 소재 미국기업 추방 같은 극약처방도 거론된다.

세계적인 경제분석업체인 영국 옥스퍼드이코노믹스는 미국의 추가 폭탄관세 조치에 중국이 맞불을 놓는 것만으로 미국과 중국의 성장률이 내년까지 각각 0.3%포인트, 0.8%포인트 떨어지고, 세계 경제 성장률도 0.3%포인트 깎일 것으로 전망했다. 또 미국과 중국이 상대국에서 수입하는 모든 제품을 폭탄관세 표적으로 삼으면 미국 성장률이 같은 기간 0.5%포인트 하락해 내년 말에는 1%에 가까워질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은 성장률이 1.3%포인트 추락해 사상 처음 5%대에 진입하고, 세계 경제 성장률은 0.5%포인트 내려갈 것이라는 전망이다.

세계 양강(G2)이 무역 전면전을 벌이면 글로벌 금융시장도 충격을 피할 수 없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UBS 자산운용 등은 전면전이 일어나면 미국 뉴욕증시 간판인 S&P500지수가 10% 이상 떨어져 조정국면에 빠질 것으로 예상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3일 대중 추가 폭탄관세를 예고한 뒤 글로벌 증시에서는 1주일 새 약 2조2700억 달러(약 2674조원)의 시가총액이 증발했다.
김신회 문은주 배인선 최예지 기자 raskol@ajunews.com

김신회 raskol@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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