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중 강경책 지속하면 농촌 타격 현실화…민주 "농촌공략 기회 반색"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중 강공책에 여당인 공화당의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다. 전통적으로 공화당의 견고한 지지층인 농촌의 표심이 미·중 무역전쟁 여파로 돌아설 수 있다는 것이다.
14일(현지시간) 미국 의회전문매체 더힐은 중국과의 무역전쟁 심화로 미국 농업계에 타격이 예상되면서 2020년 대통령 선거와 의원 선거를 앞둔 공화당 내에서 불안감이 확산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농촌 유권자의 지지는 트럼프 대통령의 2016년 대선 승리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 이들은 취임 이후로도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 정책에 변함없는 지지를 보내며 확실한 우군이 돼왔다.
하지만 미·중 무역전쟁이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중국과의 관세전쟁으로 인한 미국 농산물의 경쟁력 약화가 현실화할 경우 트럼프를 향한 농가의 지지도 철회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2020년 11월 대선과 함께 열리는 상·하원의원 선거에서 재선을 노리는 공화당 상원의원들의 불안감이 크다고 더힐은 지적했다.
공화당 소속인 조니 아이잭슨 조지아주 상원의원은 더힐에 "조지아는 농업 기반의 주(州)이고 총생산의 21%가 농업에서 발생한다"면서 "농업은 가장 빨리 관세의 피해가 나타날 수 있는 분야이고 그런 점에서 취약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중 무역갈등이 상원의원 선거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모든 것이 모든 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이라면서 부인하지 않았다.
2008년과 2012년 대선에서 민주당 소속인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을 찍었다가 2016년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로 돌아섰던 아이오와주도 마찬가지다.
공화당 소속 조니 언스트 아이오와주 상원의원은 "옥수수 농가에서 이미 연락을 해왔다. 그들은 뒤처질까 봐 아주 걱정하고 있다"면서 농림부 장관과 농가 지원방안을 논의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공화당 내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강공 드라이브를 저지하려는 움직임은 찾아보기 힘들다고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전했다.
의원들이 2020년 선거를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과 등을 지는 위험을 감수하기 어려운 데다 동료들이 국가비상사태와 대외정책 등으로 반기를 들었다 눈밖에 난 사례를 이미 많이 봤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의회가 백악관에 너무 많은 권한을 넘겨주면서 정작 의원들이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다는 인식도 팽배하다고 폴리티코는 지적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는 견고한 농촌 표심이 흔들릴 조짐을 보이면서 민주당은 이번 관세전쟁이 이 지역 유권자를 공략하는 새로운 기회로 보고 있다.
민주당에서 여론조사를 담당하는 셀린다 레이크는 더힐에 "농부들은 트럼프에게 아주 충성도가 높았고 그에게 (재선 승리로) 또다시 기회를 주고 싶어했는데 지금은 상황이 달라지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민주당 캔자스주 지부 당직자인 이선 코슨도 "예상보다 (미중 무역갈등이) 길어지면서 농민들의 인내심이 시험대에 올랐다"면서 "공화당 주도의 무역 전쟁을 지지하는 문제에서 (농민들이) 정말로 한계점에 다다른 것"이라고 주장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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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언 기자 un7stars@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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