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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이슈 '브렉시트' 영국의 EU 탈퇴

英 포스트 메이 시대…브렉시트 해법은 대처 아닌 캐머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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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당 차기 당수직 둘러싸고 때아닌 ‘자유보수주의 이념’ 돌풍

텔레그래프 “마거릿 대처 아닌 데이비드 캐머런의 정치이념 따라가”

메이 없는 브렉시트…강경보수 아닌 진보와 화합한 자유보수로 돌파 가능성

헤럴드경제

테리사 메이 총리가 브렉시트 합의안 하원 비준 실패의 책임을 지고 7일(현지시간) 총리직에서 물러났다. [로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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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7일(현지시간)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정국을 이끌어 온 영국의 테리사 메이 총리가 거듭된 합의안 하원 비준 실패의 책임을 안고 총리직에서 물러난 가운데, 이미 본격화된 차기 리더십을 둘러싼 레이스에 ‘자유보수주의’ 바람이 불고 있다.

자유보수주의는 과거 영국의 데이비드 캐머런 전 영국 총리가 강조해 온 것으로, 캐머런 전 총리는 단순히 보수의 이데올로기만을 주장하며 야권에 무조건적 반대를 하는 것이 아니라 초당파적 논의를 통해 사안별로 지지여부를 신중히 검토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강력한 보수주의의 아이콘이면서 ‘대처리즘’이란 용어까지 만든 마거릿 대처 전 총리의 보수 우파 지향적 정치성향과의 차이점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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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매체 텔레그래프는 차기 영국 보수당 당수를 둘러싼 경선에 데이비드 캐머런 전 총리가 강조해온 ‘자유보수주의’ 이념이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고 전했다. [로이터]


영국의 텔레그래프는 “다음의 보수당 지도자는 대처보다 캐머런에게 훨씬 더 많은 빚을 지게 될 것”이라며 “오늘날 보수권은 브렉시트에서 벗어나 진보적 보수 성향으로 뭉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미 보리스 존슨 전 외무장관이 차기 리더십을 꿰찰 것이란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포스트 메이의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차기 총리 후보로 거론되는 다수의 인사들은 ‘보수일로’의 정치이념을 강조하는 대신 자유주의 이념까지 껴안는 행보를 보이면서 ‘브렉시트 정국’에 새 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또다른 유력 차기 보수당 당수로 거론되는 마이클 고브 환경장관은 지난 5일 웨스트민스터 국회의사당에서 “‘자유(L-word, 자유를 뜻하는 liberal을 의미)’는 더러운 단어가 아니다”면서 그는 총리로서 영국의 자유주의 성향의 사람들이 가장 존경하는 나라로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보수당 당수 경선에 나서는 사지드 자비드 내무장관 역시 ‘기후변화’ 문제 해결의 시급성을 강조하며 진보적 보수주의자로서의 면을 감추지 않고 있다.

텔레그래프는 여전히 돌파구가 보이지 않는 브렉시트 정국을 타개하기 위해서 보수당 내부에 새로운 패턴이 나타나고 있다고 보도했다. 텔레그래프는 “캐머런이 강조한 진보적인 정책강령이 또 한번 돌풍을 일으키며 다수의 후보들에게 받아들여지고 있다”면서 “결국 이 같은 현상은 이제 막을 내린 테리사 메이의 시대를 비편리적인 시절로 비춰지게 만들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새로운 보수당 당수 자리를 놓고 그 어떤 후보도 우파 포퓰리즘의 대표격인 이민 문제 등에 강경한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메이 총리가 과거 수 만명의 이주민을 줄이겠다는 약속을 지키기 위한 소란도 없고, 하물며 브렉시트 강경파인 유럽연구그룹 역시 이번 레이스에 참여하지 않았다.

대신 진보성향에 가까운 각종 사안들은 보수의 이슈가 사라진 자리를 채우며 오늘날 차기 보수당 리더십을 향한 경쟁을 지배하는 분위기다. 텔레그래프는 “학교 기금을 늘리겠다는 약속과 누가 가장 환경친화적인지 내세우는 경쟁이 시작됐다”고 밝혔다.

이 같은 변화의 출발은 브렉시트가 ‘적들에 의해’ 지극히 기술적이고, 극단적인 것만으로 정의돼 왔다는 공감대다. 가령,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감세정책과 기업공개가 미국 내 보수를 모두 껴안기에 충분하지 않을 것처럼, 보수의 움직임 속에 문화와 정체성, 세계주의에 대한 메시지까지 담겨 있어야 한다는 깨달음이 오늘의 변화를 만들고 있다는 분석이다.

가령 브렉시트는 단순히 투표, 하원 승인, ‘백스톱’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 세계화에서 영국의 역할을 더욱 잘 관리하자는 것이 그 핵심이다. 브렉시트가 무역 거래를 끊고 이민을 통제하는 것만이 아닌, 더 많은 대중의 지지 속에 장기적으로 세계화 속에 영국의 위치를 제고시키는 것이라면 자유보수주의적 이념이 브렉시트의 ‘순항’을 이끌 해답이 될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텔레그래프는 “브렉시트 찬성파와 반대파를 통합할 수 있는 새로운 에너지가 창출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면서 “이들은 경제적 기회가 어떻게 편향돼 있는지, 현지 근로자와 영국 내 외국 근로자의 선호문제 등에 대해 초당파적 토론을 주도하면서 정국을 순조롭게 이끌어갈 것이란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고 밝혔다.

balm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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