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버라이즌에는 특허사용료 10억달러 요구
[로이터=연합뉴스] |
(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 미국의 제재로 위기를 맞은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가 미 연방통신위원회(FCC)에 국가안보 위협을 근거로 미국 이동 통신사들과 화웨이의 거래를 제한할 수 있는 계획을 폐기하라고 촉구했다.
블룸버그·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화웨이는 12일(현지시간) FCC에 10쪽짜리 답변서를 제출, 아지트 파이 FCC 위원장이 제안해 추진 중인 계획을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FCC는 미국 무선통신 서비스업체들이 국가안보 위협 의혹을 받는 기업으로부터 장비·서비스를 구매하는 데 FCC 보조금을 쓰지 못하게 하는 방안을 예비 승인했으나 아직 최종 표결일은 잡지 않았다.
파이 위원장이 지난해 3월 이 방안을 제시했으며 이후 미 의회에 보낸 서한에서 화웨이를 우려되는 기업으로 지목했다.
화웨이는 이날 제출한 답변서에서 "'국가안보'를 근거로 특정 업체를 막는 것은 미국의 통신망 안보 보호에 별다른 소용이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오히려 망 사업자에게 억지로 현재 장비를 교체하게 하는 것이 안정성과 보안에 더 큰 위협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FCC가 이 조치를 최종 결정하더라도 연관된 사업 규모는 그리 크지 않다. 미국 내 시골 지역을 중심으로 40개가량의 이동통신업체가 화웨이 장비를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FCC 절차가 공개적인 만큼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여러 기관이 이를 주시하고 참고할 수 있다.
화웨이는 이번 답변서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잇따른 조치를 비판했다. 미 상무부는 화웨이와 계열사들을 미국 기업들과의 거래를 제한하는 명단에 올렸으며 동맹국들에도 화웨이 거래 배제를 압박하고 있다.
화웨이는 "우리는 고객 네트워크를 방해할 수도 없고 그러지도 않을 것이지만, 미 정부의 최근 조치들은 그렇게(고객사 방해) 하기 일보 직전"이라며 최근 미 정부의 제재를 비판했다.
또한 "FCC는 입증되지 않은 '국가안보 우려'를 오랜 국제교역 협정들을 위반할 수도 있는 조치에 대한 구실로 삼아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EPA=연합뉴스] |
한편 화웨이는 미국 통신사 버라이즌에 230개 이상의 특허권 사용료로 10억달러(약 1조1천800억원)를 지불하라고 요구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로이터통신이 각각 소식통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화웨이 지식재산권 담당 임원은 지난 2월 버라이즌에 서류를 보내 "특허 사용 이슈의 해결"을 위해 이 금액을 지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버라이즌은 화웨이의 고객사가 아니다.
문제가 된 특허는 핵심 망 장비, 와이어선 기반시설, 인터넷 관련 기술 등이다.
화웨이와 버라이즌 측은 지난주 뉴욕에서 만났으며 버라이즌이 화웨이의 특허권을 침해했을 가능성이 있는 업체들의 장비를 사용했는지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식재산권 보호는 난국에 봉착한 미·중 무역협상의 핵심 이슈 중 하나로,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이 미국 기업·기관들의 지식재산권을 침해하고 기술을 훔쳤다고 보고 있다.
리치 영 버라이즌 대변인은 법적 문제에 대한 언급은 거절했으나 "이런 이슈들은 단순히 버라이즌이 아닌 더 큰 문제"라며 "지정학적 의미를 고려하면 화웨이 관련 이슈는 우리 산업 전반에 영향이 있고 국가적, 국제적 우려를 제기할 수 있다"고 말했다.
cheror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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