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실치사·타살 가능성 놓고 진행
경찰이 전 남편을 살해한 고유정의 ‘의붓아들 사망사건’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은 오는 25일 구속 수감된 고유정을 제주에서 만나 대면조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경찰은 또 고유정의 현재 남편의 혈액을 최근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에 보내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경찰은 고유정의 의붓 아들의 사망 원인을 원점에서 다시 파헤칠 예정이다. 다만 그간 고유정은 경찰 수사에 비협조적이어서 의붓 아들 사건에 대한 경찰 조사 역시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많다.
13일 충북 청주 상당경찰서 등에 따르면 경찰은 ‘의붓 아들 사망사건’ 수사팀을 오는 25일께 제주로 내려보내 구속돼 있는 고유정에 대한 대면조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경찰 관계자는 이날 헤럴드경제와의 통화에서 “전날 검찰과 일정을 조율했다. 검찰이 전 남편 살인 사건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고 있어 경찰이 2주후에 조사를 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상당경찰서는 이달초 압수수색을 통해 고유정과 2017년 재혼한 남편 A(38)씨의 통화 기록, SNS 대화, 병원 처방 내용 등을 확보했다. 특히 경찰은 A씨의 혈액 등을 채취해 국과수에 정밀 감식을 의뢰했다. 고유정의 의붓아들은 청주 상당구 소재 고유정의 자택에서 사망해 관련 수사는 상당경찰서가 맡는다. 경찰 관계자는 “부모의 약복용이 아이의 죽음에 영향을 미첬을 가능성 등 모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증거를 모으고 있다”고 했다.
사망한 고유정의 의붓아들은 원래 거주지인 제주에서 청주로 옮긴 후 사흘만인 지난 3월 2일 아침 집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A씨는 제주도 친가에 살던 아들을 지난 2월 28일 청주로 데려왔다. A씨는 아들이 숨졌을 당시 경찰 조사에서 “아들과 함께 잠을 자고 일어나 보니 아들이 숨져 있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신고를 받고 출동했던 상당경찰서 소속 B 지구대의 경찰관은 헤럴드경제와의 통화에서 “A 씨가 자신의 다리가 아이의 얼굴에 올려져 있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국과수는 5월초 “아이가 질식사로 숨진 것으로 추정된다”고 부검 결과를 경찰에 알렸다. 경찰은 국과수가 2차에 걸쳐 정밀부검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경찰관계자는 “고유정의 남편이 왜소하다. 당시 국과수 법의학자가 남편이 올린 발과 아이의 사망과는 상관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는 의견을 전달했다”고 했다. 이 경찰은 남편의 진술에 따라 과실치사로 입건시키지 않았냐는 질문에는 “남편의 진술이 오락가락했다. 조사를 더 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혈흔 등이 남아 있던 전 남편 살해 사건 등과 달리 고유정과 남편의 진술에 크게 의존해야 하는 상황이라 수사가 쉽지는 않을 전망이다. 제주 경찰관계자는 “고유정이 구속기간 중 조사를 받을 때마다 배가 아프다는 이유를 들며 조사를 거부했다“며 ”어떤 날은 고유정이 유치장에서 조사를 받으러 나오지 않았던 날도 있었다. 아동 사망사건을 조사하는 데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고 했다.
박병국 기자coo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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