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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30 (토)

이슈 자율형 사립고와 교육계

느닷없이 10점 올린 커트라인…상산고 0.39점차 탈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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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모·동문 “폐지 짜맞추기 평가”

교육부가 일반고 전환 최종 결정

학교 측 “결과 보고 행정소송 준비”

군산중앙·안산동산고도 지정 취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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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삼옥 상산고등학교 교장이 20일 전라북도교육청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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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 상산고가 16년째 유지해 온 자율형사립고의 지위를 박탈당할 위기에 놓였다. 전북교육청이 기준점으로 제시한 80점에서 0.39점 모자라는 79.61점을 받으면서다. 하지만 상산고는 기준점이 70점인 다른 지역 자사고와 형평에 맞지 않는다며 재지정이 이뤄지지 않으면 행정소송을 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전북교육청은 20일 “상산고와 중앙고(군산) 자사고 지정 목적을 달성하는 데 어렵다고 판단했다”며 지정 취소 방침을 밝혔다. 이에 따라 상산고는 교육청 청문 절차를 거쳐 교육부의 자사고 지정심의위원회 심의를 받게 된다. 만일 교육부 장관의 최종 결재가 이뤄지면 일반고로 전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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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교육청이 전주 상산고에 대해 자사고 지정 취소 결정을 한 20일 학부모들이 교육청 앞에서 항의 집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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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박삼옥 상산고 교장은 “전북교육청의 평가는 형평성, 공정성, 적법성 모두 어긋나기 때문에 이를 전면 거부한다”고 반박했다. 박 교장은 “다른 지역에서 70점 받은 자사고는 유지되는데 상산고는 그보다 높은 점수를 받고도 자사고 지위를 박탈하는 것은 부당하다”며 “교육부도 같은 결정을 내린다면 행정소송과 가처분신청 등 가능한 법적 수단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연말 교육부는 올해 평가를 앞두고 기준 점수를 70점으로 제시했다. 하지만 전북 교육청만 유일하게 80점이라는 더 높은 기준을 정해 논란이됐다.

이날 전북교육청 앞에는 전국에서 온 상산고 학부모 200여 명이 검은 옷을 맞춰 입고 집회를 벌였다. ‘거지 같은 행정’ ‘상산은 모든 룰을 지켰다’ 등의 문구가 적힌 현수막과 팻말을 들고 김승환 전북교육감을 규탄했다. 임태형 상산고 총동창회 비상대책위원장은 “‘폐지’를 목적으로 짜맞추기 평가를 했다. 학교를 제자리로 돌려놓지 않으면 모든 수단을 동원해 강력히 투쟁할 것”이라고 말했다.

상산고 측은 일단 교육부 결정에 기대를 걸고 있다. 초중등교육법시행령(91조 3항)에 따라 장관의 ‘동의’가 있어야만 최종적인 지정 취소 결정이 내려지기 때문이다. 원래 자사고 지정 취소는 교육감과 교육부 장관이 ‘협의’하도록 돼 있었다. 그러나 2014년 12월 정부는 시행령을 개정해 ‘협의’를 ‘동의’로 한 단계 높였다. 같은 해 자사고 1주기 평가 때 진보교육감들이 주도해 자사고 폐지를 강력히 주장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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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날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자사고 폐지 반대 시위에 나선 서울 자사고 학부모연합회 회원들. [최정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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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날 경기교육청도 “안산 동산고가 62.06점을 받아 기준점(70점)을 넘지 못해 자사고 지정을 취소한다”고 밝혔다. 안산 동산고가 자체 계산한 결과에 따르면 정량평가(88점 만점)에선 69.03을 받아 정성평가(재량평가)에서 1점만 더 받으면 기준점을 넘길 수 있었다. 그러나 정성평가에선 7점가량 깎이면서 점수가 더 낮아졌다. 학교 관계자는 “교육청이 학교 측에 내린 주의(1점)와 경고(2점) 조치가 감점 요인이 됐다”며 “다른 지역은 주의는 0.3~0.5점, 경고는 0.5~0.7점을 깎는데 경기도만 2~4배 높게 감점한 것은 너무 불공평하다”고 말했다.

상산고와 안산 동산고에 이어 올해 42개 자사고 중 24곳의 평가 결과가 공개될 예정이다. 김천고(경북)·포항제철고(경북)·민족사관고(강원) 등은 이달 말, 하나고 등 13개 서울 소재 자사고는 다음달 초 평가 결과가 나온다.

교육계에서는 올해 평가 대상인 24곳 중 절반 정도가 지정 취소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서울의 한 자사고 교장은 “상산고가 70점대 후반을 받아 서울 자사고들은 재지정을 기대해도 되는 것 아니냐고 기대하지만 점수가 중요한 게 아니다”며 “현 정부가 자사고를 폐지할 의지를 갖고 있기 때문에 정량평가에서 만점을 받아도 정성평가에서 감점시켜 탈락시킬 것”이라고 우려했다.

윤석만·전민희 기자, 안산·전주=김준희 기자 sa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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