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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5 (토)

두 얼굴의 사나이…롯데 장시환이 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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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

[스포츠월드=이혜진 기자] 두 얼굴의 사나이, 장시환(32·롯데)이다.

장시환이 달라졌다. 이제는 에이스라는 수식어가 아깝지 않다. 6월 5경기에서 3승1패 평균자책점 1.53을 기록, 쾌조의 페이스를 과시하고 있다. 이 기간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 이하)만 4번. 팀 내 선발진 가운데 가장 좋은 성적인 것은 물론, 리그 전체로 범위를 넓혀도 상위권이다. 롯데가 올 시즌 두산전 첫 승을 올리는 순간에도 어김없이 장시환이 있었다. 29일 잠실 두산전에서 5이닝 무실점으로 호투를 펼친 끝에 팀에 승리를 안겼다.

프로데뷔 후 12번째 맞는 시즌. 또 한 번의 야구인생 전환점을 맞았다. 풀타임 선발 기회가 찾아온 것. 2007년 현대(2차 1라운드·전체 2순위) 유니폼을 입고 첫발을 내디뎠던 장시환은 이후 우리, 히어로즈, 넥센, KT, 롯데 등 다양한 팀을 거쳤다. 다만, 지난해까지 대부분은 불펜으로 뛰었다. 선발로 나선 경기는 211경기 중 16경기에 불과했다. 하지만 양상문 롯데 감독은 스프링캠프에서부터 일찌감치 장시환을 선발자원으로 콕 집었다. 팀 내 선발 자원 자체가 부족했던 것도 있지만, 선발로서도 충분히 경쟁력이 있을 거라 판단했다.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었다. 기본적인 루틴에서부터 볼 배합, 완급조절 등 많은 것들이 달라져야 했다. 혹독한 적응기를 겪어야 했던 이유이기도 하다. 5월까지 10경기를 치르는 동안 장시환이 받아든 성적표는 2승5패 평균자책점 6.86. 기본적으로 이닝(39⅓이닝)을 길게 끌고 가지 못했다. 5회를 버티지 못하고 조기강판 된 경우만 7차례. 평균적으로 한 경기 당 4이닝을 채우지 못하고 내려가는 셈인데, 이는 자연스레 불펜진 과부하로 이어질 수밖에 없었다.

의미 없는 시간은 아니었다. 시련은 장시환을 더욱 단단하게 만들었다. 기술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많은 변화가 생겼다. 6월을 기점으로 투구 패턴이 달라졌다. 삼진보다는, 맞춰 잡는 데 주력했다. 힘으로 윽박지르기보다는, 나름대로 조절을 하는 모습이다. 아웃카운트를 효율적으로 늘리기 위해서다. 결과적으로 경기 당 삼진 개수는 줄었지만(9.38→6.14), 볼넷 개수 또한 감소했다(5.72→3.07). 이닝 당 평균 투구 수(19.3→15.5개)가 줄어드니 이닝 소화능력이 향상되는 것은 물론이다. 선발로서 눈을 떠 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여전히 롯데는 힘들다. 81경기를 치른 가운데 31승2무48패로 순위표 맨 아래를 맴돌고 있다. 선발진만 하더라도 고민의 끈을 쉬이 내려놓기 어렵다(평균자책점 4.92·8위). 외인 원투펀치 브룩스 레일리와 브록 다익손이 어느 정도 버텨준다 하더라도, 토종 투수들이 뒤를 받쳐주지 않으면 탈꼴찌는 요원하다. ‘안경에이스’ 박세웅이 돌아왔지만, 이번엔 김원중이 부진으로 2군행을 통보받은 상황. 장시환이 꾸준한 페이스로 거인의 마운드를 지켜줄지 귀추가 주목된다.

hjlee@sportsworldi.com

사진=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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