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2.20 (금)

이슈 화웨이와 국제사회

美 화웨이 '찔끔' 제재완화에 런정페이 시큰둥…"큰 영향 없어"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미국제품 계속 구매 원하지만 시간 있으면 독자 개발 가능"

연합뉴스

런정페이 화웨이 창업자
[AP=연합뉴스 자료사진]



(상하이=연합뉴스) 차대운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을 만난 직후 화웨이(華爲)가 미국산 부품을 계속 살 수 있게 제재를 일부 풀어주겠다고 밝혔지만 화웨이 창업자인 런정페이(任正非) 최고경영자(CEO)는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면서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3일 중국 증권시보에 따르면 런 CEO는 최근 이 매체와 인터뷰에서 미국의 제재 완화 움직임이 자사에 큰 영향이 없을 것이며 화웨이는 미국이 자사를 적대시하는 새로운 시대 환경을 맞아 미국 부품 의존도를 낮추는 등 스스로의 일에 집중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런 CEO는 "화웨이 역시 계속해서 미국 제품을 쓰기 원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말은 미국 기업에 유리한 것"이라고 평가절하했다.

그는 "우리는 자력갱생의 이념을 받든다"면서 "미국은 이러한 고통을 우리에게 줌으로써 우리를 좋은 방법으로 돕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런 CEO는 화웨이가 외부 환경 악화에 맞서 내부적으로 더욱 단결하게 됐다면서 미국 부품을 쓰지 못하게 돼도 자체 개발을 하거나 중국 또는 다른 나라 기업들로부터 부품을 공급받을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런 CEO는 화웨이가 자체 개발한 반도체 칩이 미국의 것보다 선진적이라면서 미국의 수출 통제 리스트가 화웨이에 '사망 위협'이 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연합뉴스

화웨이 로고
[촬영 차대운]



그는 화웨이에 여전히 자체적으로 채울 수 없는 '구멍'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문제 해결을 위해 필요한 것은 '시간'일 뿐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는 화웨이가 현재 미국의 압박 국면에서도 직원 수를 18만8천명에서 19만4천명으로 늘릴 정도로 왕성한 생산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런 CEO는 다만 통신장비 분야 외에 휴대전화 등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단말기 사업 분야에서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사실은 인정했다.

그는 "현재 큰 영향을 받는 것은 단말기 분야인데 1∼2년이 지나면 결국 어려움을 극복하고 계속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예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오사카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나는 그들(화웨이)에게 (미국) 부품들을 계속 파는 것을 허락하는 데 동의했다"고 밝혀 제재를 일부 완화할 방침을 시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당시 자세한 설명을 하지 않아 미국 측이 화웨이를 제재를 대폭 완화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잠시 나오기도 했지만 이후 미국 정부는 화웨이를 수출 통제 리스트에 계속 올린 채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하는 일부 칩 판매만 제한적으로 허용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미국 백악관 피터 나바로 무역·제조업 정책국장은 2일(현지시간) "미국 내에서 5G(5세대) 이동통신과 관련한 화웨이에 대한 정책은 변하지 않았다"며 "연간 10억 달러도 안 되는 칩을 판매하는 것은 작은 규모"라고 말했다.

cha@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