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항공모함 킬러'로 알려진 '둥펑-21D'로 추정
"중국, 미국과 다음 라운드 협상 앞두고 협상력 끌어올려"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4일 중국의 군사전문가들을 인용해 "중국은 미국과의 다음 라운드의 협상에 앞서 지난 주말 남중국해에서 대함 탄도미사일 시험 발사를 함으로써 군사적 근육을 풀고, 협상력을 끌어올렸다"고 보도했다.
상하이(上海)에서 활동하는 군사전문가인 니러슝(倪樂雄)은 "당신이 협상 테이블에 다시 앉으려 할 때, 보다 많은 카드를 손에 쥐려 할 것"이라면서 "이것(대함 탄도미사일 발사 시험)은 이런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전술"이라고 지적했다.
니러슝은 또한 중국이 미국으로부터 무역 및 기술 전쟁에 따른 경제적 압박뿐만 아니라 대만과 홍콩 문제로 인한 정치적 압박도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중국의 '둥펑-21D' 대함 탄도미사일 |
앞서 미국 국방부의 데이브 이스트번 대변인은 지난 2일(현지시간) 중국 인민해방군(PLA)이 지난 주말 남중국해의 스프래틀리 제도(중국명 난사<南沙>군도, 필리핀명 칼라얀 군도) 부근 인공 구조물에서 여러 발의 대함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고 확인한 뒤 이를 "충격적"이라고 비판했다.
이스트번 대변인은 또 남중국해에서의 중국의 대함 탄도미사일 발사가 남중국해를 군사화하지 않겠다는 약속에 반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래픽] 남중국해 중국 주장 영유권경계·중국군사기지 |
미국 국방부는 중국이 발사한 대함 탄도미사일의 종류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으나, 군사 전문가들은 '항공모함 킬러'로 알려진 둥펑-21D 대함 탄도미사일로 추정하고 있다.
니러슝은 중국의 대함 탄도미사일 발사 시험에 대해 "외교적 노력의 궁극적인 지지력은 절대적인 힘, 즉 군사력"이라면서 "미국은 11개 항공모함 전단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둥펑은 그것(미국의 항모전단)을 위협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둥펑-21D는 사거리가 1천500㎞인 육상에서 발사되는 대함 미사일로, 2015년 처음으로 그 존재가 알려졌다.
중국이 미국이 '항행의 자유' 작전을 수행하고 있는 남중국해 분쟁해역 내 인공 구조물에서 대함 탄도미사일 발사 시험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SCMP는 전했다.
특히 중국의 이번 대함 탄도미사일 발사 시험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일본 오사카(大阪)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양국 정상회담을 열고 무역협상 재개에 합의한 시점과 맞물려 이뤄졌다.
베이징(北京)에서 활동하는 군사전문가인 저우천밍(周晨鳴)은 "중국은 이번 대함 탄도미사일 시험 발사가 예정된 것이며 특정 국가를 겨냥한 것이 아니라고 말하고 있지만, 미국 국방부의 성명 발표는 미국 또한 (중국의 대함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해) 압박을 받고 있음을 암시한다"고 지적했다.
jj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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