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원회의 파행 계속 / 경영계 ‘8000원’ 최초안에 반발 / 삭감안 철회 요구 9명 전원 불참 / 고용부선 15일까지 의결 요청 / 박 위원장 “11일까지 논의 끝낼 것”
9일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최저임금위원회 전원회의에서 근로자 위원들의 자리가 텅 비어 있다. 근로자 위원들은 사용자 위원들의 최저임금 삭감안에 반발해 전원회의에 불참했다. 뉴시스 |
내년도 최저임금 심의가 9일 노동계의 불참으로 파행을 겪었다. 사용자위원 보이콧으로 난항을 겪다 가까스로 재개한 최저임금위원회가 이번에는 근로자위원의 반발로 반쪽회의로 진행됐다.
최저임금위가 이날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개최한 제10차 전원회의에는 노동계를 대표하는 근로자위원 9명이 전원 불참했다.
근로자위원들은 사용자위원들이 내년도 최저임금 최초 요구안으로 8000원(4.2% 삭감)을 제출한 데 반발해 이번 회의에 참석하지 않았다. 근로자위원들은 사용자위원들의 최저임금 삭감안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박준식 위원장은 모두발언에서 “서로 다른 생각과 입장을 지닌 당사자들의 소통과 공감이 (최저임금) 제도를 성공적으로 운영하는 기본 전제”라며 “근로자위원들의 불참에 심각한 우려와 유감을 표명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박 위원장은 이어 “적어도 7월 11일까지는 2020년도 최저임금 수준에 관한 논의를 종결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며 “일정에 차질이 없도록 위원장으로서 남은 기간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회의에는 사용자위원 8명과 공익위원 9명이 참석했다. 사용자위원 가운데 불참을 계속해온 소상공인 대표 2명도 복귀했다.
9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고용노동부에서 열린 최저임금위원회 제10차 전원회의에서 박준식 최저임금위원장이 굳은 표정으로 의사봉을 두드리며 개회하고 있다. 연합뉴스 |
사용자위원인 류기정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전무는 사용자의 61%와 노동자의 37%가 최저임금을 동결해야 한다고 답한 설문조사 결과를 인용하면서 “최저임금의 고속인상이 사용자뿐 아니라 근로자에게도 부정적 영향을 끼친 부분이 나타나는 설문조사”라고 주장했다.
사용자위원들도 업종별 차등 적용 안건 부결 등에 반발해 지난 2일 제7차 전원회의에 전원 불참한 바 있다.
최저임금위 전원회의는 10일과 11일에도 예정돼 있다. 최저임금위는 남은 회의에서 집중적인 심의를 벌여 내년도 최저임금 수준을 결정할 계획이다. 고용노동부는 최저임금위의 내년도 최저임금 의결 이후 최종 고시 전 이의제기 절차 등에 걸리는 시간을 고려하면 오는 15일까지는 의결이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박 위원장은 향후 심의 일정과 최종 표결 시기와 관련해 “공익위원들이 (주도적으로) 할 수 있는 조건은 아니기 때문에 당장 표결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10일에도 노동자위원들이 불참할 경우 표결을 강행할 생각이 있는지를 묻는 말에 “노·사·공익위원 간 접점이 있어야 하는데 거기까지 가는 시간은 물리적으로 필요하다”며 “노동자위원들이 안 들어온다고 하더라도 사용자 측과도 더 협의를 해봐야 하고, 어느 한쪽 안을 가지고 표결할 수 있는 게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박 위원장은 이날 전원회의 논의 내용과 관련해서는 “공익위원들이 사용자 측에서 제시한 -4.2% 안의 근거에 대해 질문을 했고 특히 법률이 정하고 있는 결정기준에 부합하는 수치인지에 대해 주로 물었다”며 “사용자 측은 자신들이 판단하는 결정기준과 부합성을 적극적으로 소명하려고 애를 썼고 공익위원들은 거기에 대해 토론을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노사는 이날 장외에서 공방을 주고받았다.
한국경영자총협회와 중소기업중앙회, 한국중견기업연합회 등 사용자단체는 이날 ‘2020년 적용 최저임금 결정에 대한 기자회견’을 열고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률이 마이너스가 돼야 한다는 입장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민노총 재벌규탄 순회투쟁단은 이날 오전 서울 마포구 경총 회관 앞에서 출정식을 열고 “경총은 최저임금 사용자위원의 앞잡이이자 두목 격”이라고 비판했다.
김준영 기자, 세종=이천종 기자 sky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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