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최저임금을 결정짓는 최저임금위원회 전원회의가 진행되던 정부세종청사 11동 408호 회의실. 모두가 지친 12일 오전 3시 30분 회의 속개를 위해 회의실로 다시 온 이성경 한국노총 사무총장이 굳은 표정으로 기자들에게 "민주노총 없이도 오늘 표결한다"고 짤막하게 말했다. 전날 오후 4시 30분부터 이어진 밤샘 마라톤 회의는 이 한마디로 큰 고비를 넘어섰다. 곧바로 민주노총 근로자위원들까지 회의실로 달려오면서 최종 투표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전날 오후부터 열린 제12차 전원회의에서 박준식 최저임금위원회 위원장은 초반부터 노사 양측에 표결 가능한 최종안을 제출해 달라고 요청했다. 박 위원장 본인이 국민에게 약속한 의결 시한 11일을 넘지 않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 사용자위원 측은 일찌감치 최종안을 준비해 왔지만, 근로자위원 측은 이때까지도 목소리를 통일하지 못했다. 한국노총 측 채근에도 민주노총은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뜸을 들였다.
결국 밤 11시 노·사·공익위원 간사단이 운영위원회를 열어 자정을 넘겨 회의 차수를 변경하더라도 최저임금을 의결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또다시 중앙집행위원회 논의를 위해 민주노총 측이 정부세종청사를 떠나면서 잠시 긴장감이 감돌기도 했다. 결국 민주노총을 제외한 근로자위원, 사용자위원, 공익위원끼리 투표하기로 결정한 이후에야 민주노총이 전원회의에 복귀했다.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이 최종안을 두고 합의할 시간을 갖도록 정회를 선언한 것이 마지막 중단이었다. 결국 오전 5시 10분 노·사·공익위원 27명 전원이 굳은 표정으로 회의장에 다시 모였고, 노사 양측 최종안 중 투표를 통해 내년 최저임금이 확정됐다. 회의 시작 후 13시간 만이었다.
[윤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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