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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7 (일)

이슈 불붙는 OTT 시장

넷플릭스 세계 가입자 증가폭 반토막, 美 가입자도 8년만 감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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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이익도 감소…주가 10% 넘게 폭락

세계 최대 스트리밍 업체 넷플릭스의 미국 가입자 수가 8년 만에 감소했다. 전 세계 가입자 증가 폭도 넷플릭스가 공언했던 수치의 절반 수준이었다.

17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넷플릭스는 이날 2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6월 말 기준 넷플릭스의 미국 가입자 수는 1분기와 비교해 13만명 줄었다. 넷플릭스의 미국 가입자가 줄어든 건 2011년 이후 처음이다.

전 세계 가입자 수는 270만명 늘었다. 하지만 이는 넷플릭스가 예상했던 가입자 수 500만명에는 반 토막 수준이다. 시장에서도 넷플릭스의 2분기 세계 신규 가입자 수가 510만명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넷플릭스는 전 세계 신규 가입자로 550만명을 모은 바 있다. 넷플릭스의 전 세계 구독자는 1억5160만명으로 미국에서 6010만명, 미국 외 국가에서 9150만명이다.

2분기 순이익도 2억7070만 달러로 1년 전의 3억8400만 달러보다 줄었다. 매출은 49억20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39억1000만 달러) 보다 높았지만, 시장의 예상치(49억3000만 달러)를 밑돌았다. 이 같은 내용이 알려지면서 넷플릭스 주가는 이날 12% 넘게 폭락했다.



넷플릭스 "요금 인상 탓…3분기에 반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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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캘리포니아의 넷플릭스 본사.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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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는 실적 부진의 이유를 요금 인상에서 찾았다. 넷플릭스는 주주에게 보낸 서한에서 “모든 지역에서 예상치가 빗나갔고 요금을 인상한 지역에서 그 영향이 조금 더 크게 나타났다”고 밝혔다.

넷플릭스는 지난 1월 미국을 비롯한 40여개 국가에서 요금을 13∼18% 올렸다. 가장 저렴한 요금제는 8달러에서 9달러, 프리미엄 플랜은 14달러에서 16달러로 인상했다. 특히 가장 많이 쓰는 스탠더드 요금은 월 11달러에서 13달러로 올렸다. 2007년 창업 이후 가장 큰 폭의 인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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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묘한 이야기.[사진 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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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는 3분기에는 가입자 수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한다. 자체 콘텐트인 ‘오렌지 이즈 더 뉴 블랙,’ ‘더 크라운’, ‘기묘한 이야기’의 새 시즌 시리즈를 내놓을 예정이기 때문이다. 모바일 전용 스트리밍 서비스를 내놓고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심산도 있다. 미국 IT 전문매체 더버지는 넷플릭스가 3분기 중 인도에서 처음으로 모바일 전용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라고 17일 보도했다. 넷플릭스는 이를 통해 3분기 전 세계 신규 가입자 수 약 700만명, 미국은 70만명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했다.



시장에선 "경쟁 치열해져 어려울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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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 시트콤 프렌즈 출연자들의 2002년 모습.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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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시장에선 넷플릭스의 전망대로 이뤄질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막강한 자금력을 가진 경쟁자들이 스트리밍 시장에 뛰어들기 때문이다. 디즈니는 11월 자체 스트리밍 서비스 ‘디즈니 플러스’를 출시한다. 애플은 올 가을 애플 플러스, 아마존은 아마존 프라임을 내놓을 예정이다. 워너미디어 소속 HBO는 내년 초 HBO맥스를 공식 출시한다. NBC유니버설도 2021년 자체 스트리밍 서비스를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이들이 가진 콘텐트는 넷플릭스가 그동안 시청자를 확보하는 데 있어 일조했다. 미국 인기 시트콤 ‘프렌즈’ 판권을 소유한 워너미디어는 HBO 맥스 출시를 앞두고 넷플릭스에 내년부터 콘텐트 공급을 중단하기로 했다. 2021년부터는 ‘더 오피스’도 공급을 하지 않는다. 두 프로그램은 넷플릭스 전체 상영시간의 40%를 차지할 정도로 가입자들이 가장 많이 보는 프로그램이다.

도전자들은 가격 경쟁에도 나서고 있다. 디즈니는 디즈니 플러스 월 이용료를 월 6.99달러(8300원)로 책정할 방침이다. 넷플릭스 프리미엄 이용료인 월 15.99달러(1만 9000원)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넷플릭스는 콘텐트 제작에 많은 돈을 쏟아붓고 있다. FT에 따르면 넷플릭스는 올해 콘텐트 제작에 300억 달러(약 35조4700억원)를 투자할 계획이다. 애널리스트 니콜라스 하이에크는 FT에 “시장 경쟁이 심화함에 따라 가입자 수 감소는 2배 이상 고통스러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승호 기자 wonder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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