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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이슈 [연재] 조선일보 '민학수의 All That Golf'

[민학수의 All That Golf]45세에 디오픈 첫 출전 황인춘 “1오버파 치고 창피는 면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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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피만 당하지 말자는 마음으로 쳤는데 그건 면한 것 같네요." 난생 처음으로 출전한 디오픈 첫날을 무난하게 마친 황인춘(45)의 얼굴에는 여유와 웃음이 넘쳤다. 18일 영국 잉글랜드 로열 포트러시 골프클럽에서 열린 대회 1라운드.

황인춘은 버디 3개와 보기 4개를 묶어 1오버파 72타를 쳐 중위권에 올랐다. 지난달 코오롱 한국오픈에서 준우승을 차지해 디오픈 출전권을 얻은 황인춘에게 북아일랜드는 ‘미지의 세계’이었다. 황인춘은 "유럽에 온 것 자체가 처음이다"고 했다.

그런 그가 세계 최고의 골퍼들만 참가하는 메이저 대회에서 첫날을 무사하게 보냈으니 만면에 웃음을 보인 건 당연했다. 황인춘은 "초반 2~4번 홀에서 리커버리를 잘 하면서 넘어갔다. 그러니까 다음부터는 마음이 편하고, 내 플레이를 할 수 있었다"고 했다. 이어 "운이 좋았던 것도 있지만 해볼 만하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했다.

이날 로리 매킬로이는 오랜 만에 고향 팬들 앞에서 날리는 첫 티샷을 아웃오브바운즈(OB) 구역으로 보내면서 ‘양파’(더블 파)를 범했다. 경기가 끝났을 때는 8오버파 79타였다. 한 갤러리는 "심리적 부담감이 컸던 것 같다"고 했다.

그렇다면 낯설고 큰 무대에 선 황인춘은 1번 홀 티잉 구역에 섰을 때 어떤 마음이었을까. "떨리진 않았어요. 3번 우드로 쳤고, 페어웨이 중앙에 잘 떨어졌죠." 황인춘은 오히려 한국오픈의 심리적 압박감이 더 크다고 했다. "한국에서는 잘 쳐야 한다는 마음이 있지만 여기서는 못 쳐도 된다는 생각하니까요. 이건 번외 경기라는 느낌이 있어서 마음이 한결 편해요."

음식은 전혀 입에 맞지 않아 라면과 김, 깻잎 등을 가져와 먹고 있다는 황인춘은 "첫날을 잘 마쳐 홀가분하다. 내일은 좀 더 내 플레이를 하겠다"고 말했다.

다음은 황인춘과의 일문일답.

Q. 오늘 어땠나.
"창피만 당하지 말자는 마음으로 쳤는데 그건 면한 것 같다."

Q. 뭐가 잘 됐나.
"리커버리가 잘 됐다. 2~4번 홀에서 리커버리를 잘 하고 넘어갔다. 그러니까 그 다음부터는 마음이 편하고, 내 플레이를 할 수 있었다."

Q. 후반이 어려운데 잘 친 비결은.
"운이 좋았다. 근데 해볼만 하더라. 뭐라고 설명은 못 하겠는데 만약 유러피언 투어를 뛴다면 해볼만 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처음 나온 거라 다른 코스에서 느끼지 못한 약간의 어색함도 있었는데 하다 보니 ‘괜찮네’라는 생각이 들었다."

Q. 어떤 점에서 해볼만 하다는 건가.
"샷이 잡히면서 페어웨이를 잘 놓치지 않으니까 괜찮더라. 거기에 리커버리도 돼니까 그런 마음이 들었다."

Q. 1번 홀 티샷을 날리기 전 떨리지 않았나.
"떨리진 않았다. 3번 우드로 쳐서 페어웨이 중앙에 잘 갔다."

Q. 한국오픈 코스랑 비교하면 어떤 코스가 더 어렵다는 생각이 드나.
"솔직히 심리적 압박감은 한국오픈이 더 세다. 한국오픈에서는 잘 해야 한다는 마음이 있지만 여기서는 못 쳐도 된다는 생각이 있어서다. 이건 번외 경기라는 느낌이다. 마음이 편하다. 코스 레이아웃도 여기가 조금 더 쉽더라."

Q. 거리 부담은 없었나.
"한국오픈 코스와 비슷했다. 해볼 만했다."

Q. 날씨가 이렇게 오락가락한 가운데 친 건 처음인가.
"그렇다. 한 홀에서도 두 번씩 바뀌더라. 티샷할 때 멀쩡했는데 걸어갈 때 바람이 불고, 세컨드 샷 치고 가는데 비가 오더라."

Q. 바람이 세긴 해도 방향이 일정해서 괜찮다는 선수들도 있던데.
"그건 어느 정도 맞는 얘기다. 항상 일정하진 않지만 한국에서처럼 크게 방향이 바뀌지는 않더라."

Q. 음식은 어떤가.
"입에 안 맞는다. 그나마 라면과 김, 깻잎 싸와서 먹고 있다."

Q. 내일은 어떤 마음가짐으로 칠 생각인가.
"오늘 잘 마쳤으니 홀가분하다. 좀 더 내 플레이를 하겠다."

/포트러시(북아일랜드)=민학수 기자/김세영 기자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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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학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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