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딜’ 불사, 브렉시트 강행의지…첫날부터 전임 내각 절반 교체
포스트-브렉시트 시대 유럽 힘의 균형 독일로 옮겨 갈 듯
취임 100일 만에 트럼프와 3번 조우, ‘특별한 관계’ 회복 여부 관심
24일(현지시간) 공식 취임한 보리스 존슨 신임 영국 총리가 총리관저 앞에서 손을 흔들고 있다. [A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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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만약(if)과 그러나(but)는 없다”
‘영국의 트럼프’라 불리는 보리스 존슨 신임 총리가 ‘세계에서 두 번째로 강한 영미권 국가’의 수장으로 공식 취임하면서 국제사회에 일대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강경 브렉시터인 존슨 총리는 취임사에서도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강행’을 거듭 피력하면서 ‘영국 없는’ 포스트-브렉시트 시대를 대비한 유럽 내 세력 변화를 이끌고 있다. 더불어 친(親)트럼프 성향의 존슨 총리가 향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우호적 관계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 이란 핵문제와 주미 영국 대사의 이메일 유출 건 등으로 다소 소원해진 영미 간 관계가 다시 ‘특별한 관계(special relationship)로 회복될 지 여부도 관심사다.
24일(현지시간) 존슨 총리는 취임 첫 날부터 전임 내각의 절반 이상을 브렉시트 지지 인사로 교체하는 등 광폭행보를 보이면서 또한번 국제 사회에 ’브렉시트 의지‘를 확인시켰다. 그는 취임사에서 “(브렉시트) 비관론자들과 회의론자들은 결국 자신들이 틀렸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라면서 수 없는 수사로 거듭 브렉시트에 대한 자신의 ’충성심‘을 강조했고, “노 딜에 대비하는 것은 상식”이라면서 협상없는 EU 탈퇴 가능성도 공식화했다.
존슨 총리가 취임하자 유럽 정가는 이미 브렉시트 이후를 준비하는 분위기다. 브렉시트 이후에는 유럽 내 영국의 세력이 약화되고, 힘의 균형이 독일과 프랑스로 옮겨갈 것이라는 점은 기정사실화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존슨 총리가 브렉시트를 강행할 경우 보호주의 민족주의가 만연한 오늘날 세계 경제에서 영국이 따뜻한 환영을 받기는 힘들 것”이라고 분석했다.
영국 런던 의사당 밖에 걸려 있는 유럽기(Flag of Europe) [EPA]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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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중에서도 전문가들은 유럽의 미래를 이끌 권력이 대거 독일로 넘어갈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포스트 메르켈‘이라 불리는 클램프 카렌바우어 독일 신임 국방장관이 총리직을 이어받게 되면, 존슨보다 유럽에 더 큰 영향을 끼칠 것이란 관측이다.
스테판 비에링 레겐스버그대 국제정치학과 교수는 “브렉시트 이후 새로운 유럽은 존슨이 아닌 카렌바우어에 의해 형성될 것”이라면서“존슨 총리는 힘들게 브렉시트를 감행함으로써 이후 닥칠 재앙에 책임을 져야한다”고 밝혔다.
최근들어 엇갈린 행보를 보이고 있는 미국과의 관계변화도 주목된다.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하면서 영국은 미국의 외교정책 강화, 특히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를 긴장시키는 트럼프 대통령의 언행에 대한 유럽의 암묵적인 ’저항‘을 주도해왔다.
존슨 총리는 취임 100일 안에 미국 방문을 비롯해 주요 7개국(G7) 정상회담, 뉴욕 유엔총회 등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과의 세번의 만남을 앞두고 있다. 양 정상 간 분위기도 ‘화기애애’하다.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영국 ‘도플갱어’가 여러 문제들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공유하기를 바라고 있다”면서 “트럼프는 세계 정상들 사이에서 존슨의 가장 강력한 지지자로 떠올랐다”고 전했다.
동시에 존슨 총리가 무역전쟁으로 미국과 대치하고 있는 중국과의 관계를 존슨 총리가 어떻게 풀어갈지 여부도 관심사다. 현재로서는 존슨 총리가 중국에 우호적인 입장을 취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실제 존슨 총리 내정자는 피닉스 TV와의 인터뷰에서 “우리 정부는 매우 ‘친중국’ 성향이 될 것”이라며 “우리는 일대일로에 매우 열광하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하는 일에 큰 관심이 있다”고 밝혔다.
balm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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