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을 계기로 태국을 찾은 한·미·일 북핵 수석대표들이 2일 오전(현지시간) 방콕 센타라 그랜드호텔에 마련된 미디어센터로 들어서고 있다. 왼쪽부터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 이도훈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가나스기 겐지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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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브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20일부터 사흘간 한국에 머문다. 한ㆍ미 연합훈련이 끝나기를 기다렸다는 듯 훈련 마지막날 도착하는 ‘맞춤형 방한’이다.
20일 오후 김포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는 비건 대표는 21일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만나 북ㆍ미 간 실무협상 재개 등 북한 정세와 관련한 의견을 나눌 예정이다. 22일에는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과 만날 계획이라고 한다.
비건 대표의 방한은 지난 6월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방한 이후 약 7주만으로, 그는 19~20일 일본을 먼저 찾았다. 북한이 잇따라 단거리 탄도 미사일 등을 발사하며 도발을 계속하는 가운데 굳건한 한ㆍ미ㆍ일 대북 공조를 대내외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비건 대표의 한ㆍ일 연쇄 방문 배경이다. 3국 6자회담 수석대표는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이 열린 지난 2일 태국 방콕에서도 만났다.
북한이 맹비난하던 한ㆍ미 연합훈련이 20일 종료되면서 비건 대표가 판문점을 찾아 북측과 비핵화 실무 접촉을 할지도 관심이 쏠린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6월 30일 판문점 회동에서 실무협상을 2~3주 안에 시작하기로 합의했지만, 북한은 한ㆍ미 연합훈련에 대해 약속 위반이라고 반발하며 협상에 응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8일(현지시간) 김정은 위원장이 친서를 보내 한·미 연합훈련이 끝나는 대로 비핵화 협상을 시작하자는 뜻을 전해왔다고 밝혔다.
다만 외교가에서는 비건 대표의 이번 방한에서 전격적으로 북ㆍ미 간 실무협상이 이뤄질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관련 사정에 밝은 외교 소식통은 “29일 예정된 최고인민회의까지는 마무리가 돼야 북한이 협상 테이블에 나올 준비가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비건 대표가 북핵 문제를 전담하고 있지만, 한ㆍ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ㆍ지소미아) 등 한ㆍ일 간 현안에 대한 미 행정부의 메시지를 들고 올 가능성도 있다. 24일이 지소미아 연장 여부를 결정하는 시한이기 때문이다. 정부는 마지막까지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검토하겠다는 방침이지만, 지소미아를 한ㆍ미ㆍ일 안보 협력의 핵심 기제로 보는 미국은 지소미아 파기는 절대로 안 된다는 입장이다. 비건 대표가 대일 공세의 선봉에 있는 김현종 차장과 만나 지소미아 유지 필요성을 강조할 것으로 관측된다.
비건 대표는 19일 도쿄에서 가나스기 겐지(金杉憲治)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 국장과 만나 한ㆍ미ㆍ일 대북 공조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고 일본 외무성이 밝혔다. 가나스기 국장과 지소미아 문제도 논의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유지혜 기자 wisepe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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