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베이징=박선미 특파원] 홍콩 주식시장이 무역전쟁과 송환법 반대 시위로 저평가되면서 기업들의 기업공개(IPO)를 통한 자금조달 분위기도 얼어붙고 있다.
22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홍콩 주식시장의 주가수익비율(PER) 평균은 현재 10.46배 수준으로 기록적으로 낮은 수준이라고 보도했다. 홍콩증시 PER은 지난해 11.30배, 2017년 14.69배, 2016년 10.71배를 기록한 바 있다. 현재 홍콩증시 PER은 S&P500지수(21.59배), 상하이종합지수(13.46배), 선전종합지수(23.76배)와 비교해도 현저히 낮은 것이다. 지난 1년간 홍콩증시 벤치마크인 항셍지수는 20%, 일부 대형주들은 30~40% 가량 주가 하락을 경험했다.
홍콩 증권업계는 이러한 주식시장 분위기가 홍콩 공모주의 가치 하락으로 이어지고 있다면서 최근 신규상장하는 기업들이 수긍해야 하는 평균 IPO 가격은 PER 기준 12~15배 수준으로 1년 전 20~25배의 절반 수준에 해당한다고 전했다. 회사 가치가 저평가 되는 것을 원치 않는 많은 기업인들은 홍콩증시 상장 계획을 보류하거나 내년 이후로 연기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최근 몇달 새 기업들이 신규상장 계획을 매우 천천히 추진하고 있으며 증권사, 자문사 등 협업 파트너들에게도 업무 처리의 속도를 요구하지 않고 있다. 빨리 상장하는 것을 원치 않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10년 동안 6차례나 IPO 시장 세계 1위 자리를 움켜줬던 홍콩증권거래소도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
과거에는 일주일에 2번 정도 기업 신규상장 승인 심사가 있었는데, 지금은 그 빈도가 일주일에 1번으로 줄었고 이 마저도 열리지 않고 그냥 넘어가는 경우도 나타나고 있다.
7월 한달간 홍콩증권거래소에 상장한 기업 수는 15곳으로 반토막 났고, IPO를 통해 조달한 자금 규모 역시 17억달러로 57% 감소했다. 홍콩에서 송환법 반대 시위가 처음 발생했던 지난 6월 이후 3개 기업이 111억달러 규모의 IPO 계획을 연기했다.
SCMP는 지난 6월 홍콩증권거래소에 상장 신청서를 제출한 알리바바가 진행까지 6개월을 부여받은 만큼, 알리바바가 기간 내 홍콩증시 IPO를 성사시킨다면 홍콩 내 IPO 시장의 얼어붙은 분위기를 다시 되살리는 촉매제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베이징=박선미 특파원 psm8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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