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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일문일답] 홍남기 "지소미아 종료로 日 경제보복, 대화로 풀기 어려울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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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종료에 따른 일본의 경제 보복 가능성에 대해 "지소미아 종료 조치로 경제 보복 조치를 대화로 풀어나가는 데 있어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기업 피해가 최소화되도록 근원적 방침을 강화·추진해 나가겠다"고 23일 말했다.

조선비즈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3일 정부세종청사 기획재정부 기자실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대답하고 있다. /기획재정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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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 부총리는 이날 정부세종청사 기획재정부 기자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직접적 피해를 최소화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일본 조치가 장기간 지속되면서 경제에 주는 불확실성이 더 우려되는 상황이다. 가능한한 빠른 시일 내에 (문제를) 매듭지을 수 있도록 하면서도 긴 호흡을 갖고 준비해야 할 상황을 대비해 관계부처간 추가 대책을 면밀히 검토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아래는 홍 부총리와의 일문일답.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 종료 결정으로 일본 대응에 따라 한·일 경제전쟁 확전 우려가 있다.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배제 조치가 오는 28일 시행되는데 어떻게 대응할 계획인가.

"지소미아 종료 조치로 이번 수출 제한 경제보복 조치를 대화로 풀어나가는 데 있어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정부로서도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하게 분석하고 있고 이제껏 정부가 준비해왔던 노력 그대로 기업 피해가 최소화되도록 근원적 방침을 추진한다는 내용은 변함이 없다.

앞서 얘기한 것처럼 기업의 직접적 피해를 최소화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일본 조치가 장기간 지속되면서 경제에 주는 불확실성이 더 우려되는 상황이다. 빠른 시일 내 매듭지을 수 있도록 하면서도 긴 호흡을 갖고 준비해야 할 상황을 대비해 관계부처간 추가 대책을 면밀히 검토하겠다."

-미국 정부가 지소미아 종료에 대해 '실망했다'는 우려를 나타냈는데, 자동차·철강 관세나 환율조작국 지정 등의 조치가 있을 것으로 보나.

"그정도 단계까지는 가지 않을 것으로 확신한다."

-지소미아 종료 등으로 경제성장률 저하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 나오는데 경제성장률 조정 계획이 있는가.

"정부가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하면서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2.4%로 제시했다. 다만, 수출 제한 조치 등 글로벌 하방 경직성이 확대되는 양상 속에서 정부가 목표로 했던 성장률 달성이 쉽지 않다고 생각한다. 정부는 정책을 통해서 목표한 경제성장률을 달성할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 지금은 경제활력을 되찾는 작업이 우선이지 성장률을 조정할 단계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환율이나 주가 등 시장에 당국이 개입할 여지가 있는지.

"지소미아 미연장 조치로 인해 시장 불안 및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다. 정부로서는 국내 주식시장 등 변동성 확대에 따른 비상계획(컨틴전시 플랜)이 마련돼있다. 시나리오별 대응 방안이 있어 요건이 발동되면 그에 따라 시장 조치를 할 것이다. 지소미아 미연장 조치로 인해 나타날 수 있는 불확실성을 감안해 24시간 모니터링 체계를 강화하겠다."

-내년 정부 예산이 513조원이면 올해 대비 9.2% 늘어나는 것으로 나오는데 경기 하락폭이 가파른 상황에서 9.2%로 경기 제고 효과가 충분하다고 생각하는가.

"우선 구체적 수치에 대해서는 말한 적 없다. 설명하자면 올해 예산이 작년에 비해 9.5% 늘었고, 내년에는 올해보다 조금 작지만 9% 이상 확장 기조인 것은 맞다. 역대 10~20년간 재정증가율을 보면 가장 높은 수준에 해당된다. 확장적 재정기조를 나타내는 재정충격지도를 보니 올해보다 내년이 더 확장적 기조다.

정부가 513조원대 예산 가져간다고 하면서 여러가지 고민이 있었다. 어려운 경제 여건을 감안해 확장 재정 운영 필요성은 확실하지만, 그 수준에 대해서는 세입, 세출, 재정건전성, 예산을 어느정도 늘려야 재정이 경기 하방 리스크를 뒷받침할 수 있는지에 대한 정책 판단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 정부가 여건상 할 수 있는 최대한의 확장 기조라고 보면 된다."

-2022~2023년 중기 재정에서 재정건전성 확보는 어떻게 하는가. 세수 확보를 위한 증세 계획이 있는지.

"9월 3일 국회에 예산안을 제출할 텐데, 이 때 2020년 예산안만 제출하는 게 아니라 2019~2023년 5개년 중기 재정계획도 같이 제출해야 한다. 5년간 재정 지출 증가율을 비롯해 재정관리수지,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 수준 등이 적시된다. 예산을 늘려나가면서 중기적 관점에서 재정건전성을 감안했다."

-기금운용계획을 변경해 1조6000억원 규모의 재정을 보강하겠다고 했는데.

"아직 검토 중이지만 10~15개 기금의 운용 계획이 변경될 것으로 보인다. 경제활력을 뒷받침하기 위한 기금 소요도 있고 일자리 등 사회복지 분야에서 미흡한 부분을 보강하기 위한 기금 변경도 있다. 9월 초 내수활성화 방안때 구체적인 내용이 담길 예정이다."

-일본이 경제 보복 조치를 강화하면 맞대응 카드가 있는가.

"맞대응이나 보복이라는 용어를 쓰고 싶지 않다. 관광·식품·폐기물 등의 분야는 국민 안전과 직결되는 문제다. 국민 안전의 1차적 확보 위해 관계부처에서 관광·식품·폐기물 분야의 안전강화 조치를 실행해 나간다는 의미다. 일본의 반응 지켜봐야겠지만 정부는 처음 일본이 수출 제한 조치를 취했을 때부터 관계부처의 충분한 논의를 거쳐 할 수 있는 대응을 면밀하게 준비해왔다."

-화학물질 관리와 관련된 규제 완화 검토하고 있나.

"화학물질등록평가법(화평법), 화학물질관리법(화관법), 산업안전보건법(산안법) 등은 국민 안전과 직결되는 문제라 최근 법 개정이 이뤄진 것이다. 일본 수출 규제 조치에 대응하는 데 있어 관련 법률이 기업 활동에 어려움을 준다면 다소 완화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가령 화평법의 경우 행정절차에 90일 걸렸다면 일본 수출 규제 조치에 대응하기 위해 공장을 늘릴 경우 절차를 줄여주는 식으로 트랙을 달리하려고 한다.

다만, 규제 완화가 일반화되는 것에 대해서는 우려한다. 따라서 큰 골격은 유지하되 수출 제한 조치로 인한 대응이 필요한 범위 내에서 관련부처의 협의를 거쳐 일부 규제를 완화해주고자 한다."

-유류세 인하 조치는 앞으로 어떻게 되나.

"유류세 인하 연장 조치는 추가 연장 없이 계획대로 8월 31일 종료할 예정이다."

세종=이승주 기자(sj@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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