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한기진 기자 = “한국과 일본은 결국 치킨게임으로 갈 것이다. 앞으로 3년은 갈 텐데…. 양국 기업 모두 큰 피해를 입는다.”
“수출 절차가 까다로워지면서 부품 조달과 생산에 차질이 생길 수 있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앞으로 일본 정부의 허가 지연이 본격화된다면 실제 수출과 투자, 기업실적이 악화되면서 GDP(국내총생산)도 감소하게 될 것이다.”
미중 무역분쟁으로 수출이 급락하는 상황에서 한일 경제전쟁까지 겹쳐 경제 전반에 불안심리가 물아치고 있는 것.
특히 무역분쟁을 넘어 역사전쟁, 민족전쟁으로까지 확대되고 있어 정치·외교적 해법이 보이지 않는 상황이 더욱 우려스럽다. 사태가 장기화되면 기업들의 실적 악화가 누적되면서 견딜 수 없는 사태가 터질 것이라는 걱정까지 나온다.
우리 경제의 핵심 주체인 기업들의 우려는 뉴스핌이 지난 8월 7~12일 엿새 동안 IT, 자동차, 기계, 부동산, 은행, 증권, 보험, 바이오, 유통 등 전 산업분야 239개 업체 CEO를 대상으로 ‘한국경제 긴급진단 설문조사’에서 그대로 확인됐다.
설문에 참여한 기업인 89%(213명)가 현 상황을 ‘경제 위기’라고 진단했다. 10명 중 9명 꼴이다. 겨우 9%만이 ‘위기가 아니다’라고 할 정도로 심각한 경제상황이라는데 인식을 같이 했다.
경제 위기설에 부정적인 일부 기업인들이 내세운 근거도 “저성장 기조에 들어간 것이기 때문에 위기라고 단정 짓기는 어렵다"는 것이 이유였다. '저성장 기조가 대세'라는 인식 역시 경제 상황을 낙관할 수 없다는 방증이다. 결국 대다수 CEO들은 한국경제가 뒷걸음질 치고 있다는 데 공감한 것으로 보여진다.
현재 위기도 장기화될 것이라는 의견이 많았다. 이는 기업인들의 불안감을 더욱 키우는 배경이기도 하다. 설문 결과, '위기 국면이 1~3년은 지속될 것(58%)'이라는 의견이 가장 많았다. 심지어 3~5년을 예측한 비율도 17%였고, 1년 내 끝날 것이라는 다소 희망적인 전망은 12%에 불과했다. 위기 상황을 길게 본다는 측면에서 기업인들의 불안감이 얼마나 큰지 고스란히 드러나는 대목이다.
hkj77@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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