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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6 (토)

    이슈 맛있게 살자! 맛집·요리·레시피

    음식값 제대로 하는 맛집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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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살다 보면 막연한 상태에서 우연히 들어갔는데, 맛도 좋고 분위기도 삼삼하며 심지어 가격도 좋은(싸다는 뜻이 아니다) 그런 집을 만나게 된다. ‘역시 난 촉이 좋아’라고 자만하게 되지만, 실제로 그런 촉은 체험이 쌓일 수록 좋아진다.

    ▶광화문 샐러드 식당 샙그린

    시티라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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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화문에 볼 일이 있어서 갔다 샐러드가 먹고 싶어 검색해 우연히 들어간 집이었다. 외교부 뒤쪽 건너편 도렴빌딩 지하에 있는 집이다. 식당 크기도 단순하고, 메뉴도 심플했다. 테이블 4~5개가 전부이고, 점심 시간 외에는 주인장 혼자 작업을 하고 있다. 샐러드 식당 ‘손님 경력’이 제법 오래되는 나는 촉과 함께 맛과 품질에 대한 일정한 기준도 있다. 그 기준으로 볼 때 이 집, 보기보다 내실이 탄탄한 식당이다. 내용이 꽉 찼다고나 할까? 샐러드는 오렌지닭가슴살 샐러드, 도쿄토푸 샐러드, 리코타과일 샐러드, 통통새우 샐러드, 목살스테이크 샐러드(7500~9000원) 등이 있다. 채식을 하는 나는 도쿄토푸 샐러드에서 동물성 식재를 빼고, 대신 두부, 단호박 정도를 추가해서 주문했다. ‘샐러드가 이렇게 배가 불러도 괜찮은 건가?’ 생각될 정도로 실속 있고 맛도 좋았다. 리코타 치즈의 경우 홈메이드로 직접 만든다는 말을 듣고 주인의 얼굴을 한번 더 보게 되었다. 그 뒤로 이 집에 몇 번 더 가게 되었는데, 점심시간에는 샌드위치도 많이 팔리고 특히 남자 손님들은 목살스테이크 샐러드를 즐겨 먹는 눈치였다. 주인과 상의하면 샐러드 식당의 미덕인 ‘넣고 빼기’가 가능해서 개인 취향에 더욱 접근할 수 있다. 샌드위치는 3000~5500원, 여기에 커피를 시키면 단돈 1000원, 단호박, 아몬드유, 검은깨 오곡두류 등으로 블랜딩해 주는 헬시 음료들도 3500원에서 5000원이면 해결된다. 아무리 직장인 밀집지역이라지만, 가격도 이렇게 좋으니 그 집 갈 일은 더욱 많아질 것 같다.

    위치 서울시 종로구 새문안로5길 37 도렴빌딩 지하

    시간 평일 08:30~20:00(15:00~17:00 브레이크 타임), 토요일 11:00~14:00 *일요일 휴무

    ▶홍대앞 막걸리집 복덕방

    시티라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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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미있는 집이다. 안주 메뉴를 선택한 뒤에 ‘저희는 막걸리를 세 병 먹을 생각인데요?’라고 말을 걸면 주문한 안주와 궁합이 맞는 막걸리를 알아서 주는 집이다. 물론 손님이 선택할 수도 있다. 다양한 종류의 막걸리를 마시고 싶을 땐 ‘단맛이 아예 없거나 적은 종류부터 시작, 차츰차츰 단맛의 막걸리로 이동’하는 게 원만하다. 주인장이 전국의 양조장에 가서 만드는 과정과 맛을 확인하는 등 해당 술을 완전히 이해한 뒤에 가져오는 막걸리들이라, 실패할 확률은 제로에 가깝다. 그렇게 확보한 막걸리가 남해 다랭이 팜 막걸리, 정읍 송명섭 막걸리, 강릉 도문대작 막걸리, 해남 해창 막걸리 등이다. 한우 우둔살 육회(2만5000원), 장석준 명란젓(1만2000원), 구룡포 삼정 해풍 과메기(3만 원), 흑임자두부김치(2만 원), 수제떡갈비(1만3000원), 골뱅이소면(2만5000원) 등이 있다. 모두 맛있고, 설명이 장황하며 구체적이다. 안주맛, 술맛 모두 좋으니 줄을 설 수 밖에!

    위치 서울시 마포구 포은로8길 5

    시간 평일 18:00~02:00, 토요일 17:00~02:00 *일, 월요일 휴무

    ▶남산 미쉐린 식당 제로 컴플렉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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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쉐린가이드는 제로 컴플렉스의 미쉐린 선정 이유를 ‘뚜렷한 요리의 색깔’, ‘맛의 조화와 균형을 중시하는 이충후 셰프의 접근법’, ‘하얀 종이처럼 깨끗한 인테리어’, ‘온실에서 재배하는 허브와 채소’, ‘내추럴 와인 고집’ 등으로 꼽았다. 제로 컴플렉스의 메뉴는 오직 ‘코스’다. 점심코스 7만 원, 저녁은 13만 원이다. 이 집은 미쉐린 투어에 빠진 친구의 강권에 못 이겨 찾았는데, 음식의 품격을 보면서 ‘그럴 만 하군’ 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산새우와 화이트 콜라비, 브뤼셀 스프라우트, 아뮤즈 부쉬, 뜩뜰렛(프랑스 비스켓), 광어타르타르, 농어 등 코스에 등장하는 메뉴 하나하나에서 깔끔하고 똑 떨어지는 감동의 맛을 느낄 수 있다.

    위치 서울시 중구 퇴계로6가길 30

    시간 점심 12:00~13:30(라스트 오더 13:30), 저녁 18:00~20:30(라스트 오더 20:30) *일요일 휴무, 미취학아동 출입 제한

    ▶자꾸만 가고 싶은 브런치 카페 67소호

    시티라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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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분이 좋은 이유는 이 집의 음식, 인테리어, 서비스 등 모든 것들이 스타일리쉬하기 때문이다. 주인장이 푸드스타일리스트이기 때문에 나온 결과 아닐까? 『요리가 빛나는 순간, 마이 테이블 레시피』의 저자이기도 한 박수지 씨가 바로 그 주인공. 브런치로 맛보는 이 집의 음식은 가뜩 좋아진 기분을 더욱 들뜨게 하고도 남음이 있다. 프렌치 어니언수프(9000원)는 어제의 모든 피로를 씻어주는 깊은 맛이다. 양파와 그뤼에르치즈의 달콤한 조화를 무엇으로 설명할까. 브런치 테이블에는 프렌치 어니언 수프 말고도 세이보리 에그 크레이프(1만1000원), 메이플 피칸 팬케이크(1만2000원), 후르츠 그래놀라 요거트(7000원) 등도 함께 할 것을 추천한다. 음료까지 색과 접시, 음식과 맛이 완벽한 조화를 이룬다.

    위치 서울시 강남구 도산대로30길 21-3

    시간 평일 11:00~19:00, 토요일 11:00~20:00 *월, 화요일 휴무

    [글과 사진 이누리(프리랜서)]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694호 (19.09.03)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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