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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해하기 쉬운 건강 상식 ①] 배변 시 출혈있으면 치질?…'항문암'도 의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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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문 통증이나 출혈 있으면 치질 의심

-항문암 주요 증상 하나 역시 항문 출혈

-증상 계속되면 병원에서 정밀 검사 받아야

헤럴드경제

항문 출혈은 단순히 치질이 아닌 다른 항문질환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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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 #직장인 김모(55)씨는 몇 달 전부터 항문에 통증을 느끼고 있다. 특히 변을 볼 때 통증이 심한데 얼마 전에는 변에 피가 섞여 나온 것을 봤다. 인터넷을 검색해보니 아무래도 치질인 것 같았다. 김씨는 특별히 치질이 걸릴 만한 행동을 한 것도 아닌데 왜 치질이 걸렸을까 의아했지만 병원에 가기가 꺼려져 약국에서 약을 구입해 먹었다. 하지만 증상은 좀처럼 나아지지 않았다. 결국 병원을 찾았는데 의사는 치질이 아닐 수도 있다며 정밀 검사를 받아보자고 했다.

배변 시 피가 나면 흔히 치질을 떠올린다. 하지만 항문 출혈을 단순히 치질로만 속단해서는 안 된다. 항문 질환을 앓고 있다는 것을 부끄럽게 여겨 진료를 망설이지 말고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누구에게 터놓기 어려운 항문에 생기는 질병은 치질, 항문열상, 염증 등 다양하다. 그 중 발생 빈도가 적어 잘 알려져 있지는 않지만 걸리면 치명적인 ‘항문암’도 있다.

항문암은 말 그대로 항문에 생기는 암이다. 항문암이 진행되면 항문이나 직장에 출혈이 생긴다. 항문의 통증, 배변습관의 변화, 항문의 이물감, 항문 가려움증, 배변 후 잔변감 등의 증상이 항문암의 대표적인 증상이지만 항문암은 대개 초기 증상이 없다.

강상희 고려대 구로병원 대장항문외과 교수는 “이런 증상들은 항문암만의 증상이 아니라 치루 등의 다른 항문 질환에서도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전문의의 정확한 진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치질을 방치하면 항문암이 된다는 얘기가 있는데 이는 사실이 아니다. 치질은 크게 치핵, 치열, 치루로 나뉘는데 이 중 치루만 항문암 발생 가능성을 증가시키는 원인이다. 치질과 항문암에서 공통적으로 보이는 가장 흔한 증상은 항문 출혈이다.

이 외에도 항문암은 항문 부위의 잦은 염증, 인유두종바이러스(HPV) 감염, 항문성교 등이 대표적인 원인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들만으로 항문암이 발생한다고 보기는 어려우며 모든 암의 발생 원인인 흡연, 음주 또한 항문암 발생 위험을 높인다.

항문암은 육안으로 관찰이 가능하며 수지검사로도 판별이 가능하다. 특히 직장수지검사는 항문암을 조기 발견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직장수지검사는 전문의가 환자의 항문에 장갑을 낀 손가락을 넣어 항문과 직장에 비정상적인 종괴가 만져지는지 확인하는 검사다. 이때 암이 의심되면 조직검사를 통해 암을 확진한다.

항문암 치료는 최근 치료법의 발달로 인공 항문(장루)을 피할 수 있는 경우가 많아졌다. 과거에는 항문암으로 진단되면 항문과 직장을 절제해 인공항문을 만드는 것이 불가피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수술 대신 항문을 최대한 보존할 수 있도록 방사선 및 항암화학요법을 우선으로 한다.

강상희 교수는 “항문암은 국내에서는 극히 드문 암”이라며 “다소 은밀한 부위에 발생하는 암이기 때문에 말 못하고 쉬쉬하다 병을 키우는 경우가 많은데 병원에 가는 것이 꺼려지더라도 증상이 나타났을 때 바로 병원에 가 진단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iks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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