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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법의 심판대 오른 MB

“이명박은 곰탕"이라던 檢, 정경심 수사에는 철저한 입단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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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 정 교수 이틀 만에 재소환 / '정치·사법 적폐' 수사 때와는 대조적인 모습 / 檢 내부서 '특별 대우' 아니냐는 비판 목소리도

세계일보

조국 법무부 장관 가족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조 장관 부인 정경심(57) 동양대 교수 조사 과정에 대해 철저한 입단속을 하는 분위기다. 전직 삼부요인에 해당하는 이명박 전 대통령과 양승태 전 대법원장을 피의자로 불러 조사할 때만 해도 식사 메뉴는 무엇인지까지 시시콜콜 이야기해주던 모습과 대조적이다. 검찰이 수사권과 기소권을 가진 기관이라지만, ‘살아있는 권력’ 앞에선 약해지는 어쩔 수 없는 조직이란 사실을 재확인해주는 장면이란 평가가 나온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검사 고형곤)는 지난 3일 오전 9시 정 교수를 비공개로 불러 조사한 데 이어 이날 다시 불러 조사했다. 정 교수는 동양대 총장 명의 표창장을 위조한 혐의(사문서위조)로 불구속기소됐지만, 사모펀드 관련 의혹에도 연루돼 있다.

검찰은 애초 “정 교수가 청사 1층 출입문으로 들어올 것이고, 그건 원칙의 문제”라고 공언해 왔다. 그런데 청와대와 여당의 압력을 못 이긴 검찰은 결국 비공개 소환 방침으로 방향을 틀었다. 덕분에 정 교수는 차량으로 청사 지하주차장까지 진입한 뒤, 엘리베이터를 타고 조사실까지 직행할 수 있었다. 검찰은 정 교수에 대한 첫 소환이 있기 하루 전부터 지하주차장과 연결된 청사 엘리베이터를 타기 위한 지상층 승강장 출입문을 걸어 잠그는 등 만반의 준비를 마친 모습이었다.

세계일보

검찰이 검찰개혁의 일환으로 피의자 공개소환을 전면 폐지하기로 발표한 4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설치된 포토라인에 취재진 그림자가 비치고 있다. 연합뉴스


정 교수를 위한 검찰의 배려는 이뿐만이 아니다. 검찰은 정 교수가 조사 과정에서 휴식을 취했는지, 식사를 했는지 등도 일절 확인해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 전 대통령이나 양 전 대법원장 등 이른바 ‘정치·사법 적폐’ 수사 때와는 대조적이다. 검찰 관계자는 “이 사건은 성격이 다르다”고 했지만, 그 이유는 설명하지 않았다.

검찰은 올해 초만 해도 이러지 않았다. 검찰은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사건의 피의자로 양 전 대법원장이 지난 1월11일 공개 소환됐을 당시 “본인(양 전 대법원장)이 희망해서 조사를 영상 녹화하고 있다”, “점심으로 도시락을 배달해 식사했다”고 했다. 오전에 출석한 양 전 대법원장을 상대로 오후 4시까지는 강제동원 피해자 재판 관련 사건을, 이후로는 법관 블랙리스트 관련 조사를 하고 있다고 진행 상황도 설명했다.

이 전 대통령을 공개 소환했던 지난해 3월14일엔 “식사는 오후 6시50분경 하게 될 것 같다”면서 “인근에서 곰탕을 시켜서 드릴 계획이다. 여쭤보고 정했다”고 상세한 메뉴까지 설명했다. 중간에 10분에서 15분 정도 휴식을 두 차례씩 가졌다고도 했다.

정 교수에 대한 검찰의 특별 대우에 검찰 조직 내부에서조차 비판 목소리가 나온다. 한 검찰 간부는 “봐주기 식으로 한다고 밖에서 이야기해도 할 말이 없을 것 같다”고 했다. 한 변호사는 “현직 법무장관 부인인데 ‘죽은 권력’을 대할 때처럼은 못하는 것 아니겠는가”라고 했다.

배민영 기자 goodpoin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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