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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7 (일)

이슈 한미연합과 주한미군

한국군, 최근 4년간 한미연합훈련에 102억 사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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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측 비용 한국보다 2~3배 많을 것으로 추정

트럼프 대통령은 연합훈련 비용에 1억달러 주장

"미 전략자산 동원된다하더라도 트럼프식 계산에 못 미처"

군 당국이 최근 4년간 실시된 한·미 연합 지휘소연습(CPX) 훈련 비용으로 총 102억원 이상을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CPX는 컴퓨터 모의실험(시뮬레이션) 형식으로 실제 병력·장비가 기동하지 않는 훈련이다. 미측 비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이들 훈련 비용이 전력자산보다 주로 인력 동원에 사용됐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한국보다 2~3배 정도 더 많이 들어갔을 것으로 추정된다.

국방부와 합참이 국회 국방위원회에 제출한 ‘2016년 이후 실시된 한·미 군사훈련 현황’을 보면 한국은 2016부터 2019년 초까지 한·미 연합 지휘소연습에 102억2000만원을 사용했다. 군 관계자는 “이 비용은 훈련에 동원된 군인과 군무원 등의 수당 등 인건비와 부식비용 등을 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병력 2만여명이 참가해 2016년 3월7일에서 17일까지 열린 키리졸브 연습(KR)의 경우 한국은 22억원을 투입했다. 그해 8월22일부터 9월2일까지 진행된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에는 7만5000여명 병력을 동원하는 데 21억원을 썼다.

2017년 3월 13일부터 23일까지 실시된 키리졸브 연습(3월13~23일)에는 병력 2만여명이 참가했으며 훈련 비용으로 18억원을 썼다. 같은 해 8월21일~31일에 병력 6만7000명이 투입된 UFG 연습에는 17억원이 사용됐다. 2018년 4월23일부터 5월3일까지 실시된 키리졸브 연습에는 2만3000여명 병력 동원에 12억6000만원이 들어갔다. 2018년 UFG 연습은 실시되지 않았다. 한·미가 북한의 비핵화를 견인하기 위한 조치로 UFG를 폐지했기 때문이다. 지난 3월 키리졸브를 폐지하는 대신 새롭게 신설한 ‘19-1 동맹연습’에는 1만8000여명이 참가했으며 11억6000만원의 비용이 소요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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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대한민국 해군 국제관함식에서 미국의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호가 기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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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당국이 한·미 연합훈련 비용을 공개한 건 2000년대 초반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합참은 당시 1997년 이후 2001년까지 연합전시증원연습(RSOI), 을지포커스렌즈(UFL) 연습 등 3개의 한미연합훈련에 110억원의 훈련비를 분담한 적이 있다고 공개했다.

반면 이들 훈련에 들어간 미군 측 비용은 한 번도 공개된 바가 없다. 정부 관계자는 “다른 나라에 주둔 중인 미군 수송 비용 등을 감안하면 우리보다 2~3배 더 많은 비용이 들어갔을 걸로 본다”고 말했다.

다만 KR과 같은 기간에 실시되는 독수리훈련(FE) 등 한·미 연합 실기동 훈련에 미 전략자산이 투입된 사례를 합하면 미국의 비용은 더 늘어날 수 있다. 실제 2017년과 2018년 연합훈련에는 미국 항공모함이 등장했다. 항공모함이 한 차례 한반도 인근에 등장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은 100억원 안팎이라는 게 군 안팎의 추정이다. 또 2017년 한·미 연합 공중훈련인 비질런트 에이스 때는 B-1B 등 미 공중 전력자산이 출격하기도 했다. B-1B의 시간당 운용비용은 9만5758달러(약 1억800만원)로 추산된다. 13시간 비행을 기준으로 14억원 정도가 소요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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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한·미 연합훈련 미측 주요 자산 전개 현황.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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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1회 한·미 연합훈련 때마다 1억 달러(약 1200억원)가 들어간다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과 차이가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같이 막대한 비용을 들어 한·미 연합훈련 축소를 주장해왔다. 군 당국자는 “미 주요 전략무기가 다수 동원된다하더라도 투입 비용은 500만~1000만 달러 수준일 것”이라며 “1억 달러라는 계산법은 과장된 면이 있다”고 말했다.

이근평 기자 lee.keunp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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