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2.26 (목)

이슈 5세대 이동통신

[ET단상]5G 세계 최초에서 세계 최고를 향해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전자신문

석제범 원장


출근길 직장인에게 신선한 재미거리가 생겼다. 지하철 스크린도어 발레리나 사진에 스마트폰을 갖다대면 증강현실(AR)로 공연을 생생하게 볼 수 있다. 사무실에서는 사원증이 없어도 인공지능(AI) 카메라가 사람을 인식해 출입구를 열고, 개인용컴퓨터(PC)가 없어도 스마트폰을 시스템에 연결만 하면 작업하던 문서를 자동으로 불러온다. 퇴근 이후에는 프로야구 포스트시즌을 360도 멀티뷰로 실감나게 즐긴다.

모두 5세대(5G) 이동통신이 초래한 일상의 변화다. 5G는 우리 생활뿐만 아니라 산업 현장에서도 지능로봇과 품질검사 머신비전이 종래의 전통 공장 환경을 스마트하게 진화시키고 있다. 앞으로는 5G로 연결된 자율주행차와 드론이 도시를 더욱 안전하고 편리하게 바꿀 것으로 기대된다.

우리나라 5G 가입자는 9월 말 기준 350만명을 돌파했다. 세계 최초의 5G 상용화와 단기간에 이뤄낸 성과에 세계의 이목이 집중된다. 러시아, 일본, 싱가포르, 아르헨티나 등 세계 각국의 기업과 정부 관계자가 우리 경험을 배우기 위해 찾아오고 있다. 5G만큼은 우리나라가 세계 최고의 레퍼런스임이 분명하다.

물론 5G 상용화 초기에 통화 품질 문제와 같은 시행착오도 있었다. 세계 최초에 도전하는 과정에서 겪어야 할 과제였지만 기업과 정부가 극복해 가며 이제는 5G '퍼스트 무버'로서 성과가 본격 나타나고 있다.

4G 시대 5%대에 머물러 있던 삼성전자의 5G 장비 시장점유율은 2분기에 24%로 성장하며 화웨이와 세계 1~2위를 다투고 있다. 경직된 대일 관계에도 우리 기업은 일본 이통사인 KDDI에 2조3000억원 규모의 5G 장비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라쿠텐에는 5G 네트워크 기술을 수출하는 성과까지 이뤘다. 기지국과 통신모듈을 제조하는 중소·중견기업 등 장비·부품 기업들의 성장도 가시화됐다.

5G 스마트폰 시장에서도 우리 기업은 프리미엄 신제품과 폴더블폰으로 세계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7월에는 우리 5G 기술을 국제전기통신연합(ITU) 국제표준으로 제안하는 등 기술표준 선점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가 안심할 단계는 아니다. 미국·영국 등 16개국이 5G 서비스를 개시했고, 유럽과 일본 등 많은 국가가 상용화를 서두르는 등 세계 각국의 도전이 만만치 않다. 중국은 정부 주도의 막대한 투자를 바탕으로 글로벌 5G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해 가고 있다. 화웨이는 미국의 수출 제재에도 중국 내수 시장을 바탕으로 동남아, 유럽으로 시장을 넓히고 있다.

현재 성과가 세계 최고 5G 경쟁력으로 이어지도록 기업과 정부가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실감미디어, 스마트시티 등 5G+ 핵심 산업과 서비스 중심으로 세계 최고 기술과 킬러 서비스 개발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네트워크 장비와 부품 관련 핵심 기술 국산화와 다가올 6G 이통도 서둘러 준비해야 한다. AI, 지능형반도체 분야 핵심 인재를 집중 육성해 5G 경쟁력을 지속시킬 수 있는 동력으로 삼아야 한다. 5G를 기반으로 데이터와 AI가 결합된 융합서비스가 교통, 안전 등 공공서비스를 비롯한 산업 전반에 빠르게 안착되는데 집중해야 한다. 5G 서비스 확산을 위한 규제 개선과 정보 보안 이슈에도 적극 대응이 필요하다.

5G를 이용하는 국민을 위한 서비스 개선 노력도 멈출 수 없다. 5G 커버리지 확대를 통한 음영 지역 해소 등 통신 품질 향상과 동시에 다양한 5G 서비스로 세계에서 가장 잘 5G를 활용하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우리가 걸어 온 세계 최초의 경험과 5G 경쟁력을 토대로 신남방·신북방 국가와의 교류 협력을 확대, 5G 영토를 넓혀 나가는 일도 중요하다.

글로벌 5G 패권을 향한 경쟁이 본격화됐다. 우리 모두의 역량을 한데 모아 대한민국이 5G 세계 최초에서 이제는 세계 최고의 글로벌 리더로 나서는 모습을 기대해 본다.

석제범 정보통신기획평가원 원장 seokjb@iitp.kr

[Copyright © 전자신문. 무단전재-재배포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