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15 (금)

이슈 무병장수 꿈꾸는 백세시대 건강 관리법

빈속인데 체한 느낌…‘간 건강’ 노크해봐야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체하고 더부룩한 느낌 반복땐 간 기능 저하 의심을…시력저하·팔다리 저림 증상 동반도

헤럴드경제

간에 이상이 생겼을 때나타나는 대표적인 증상 중하나가 만성 피로감이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제약회사에서 영업 업무를 하고 있는 김모(46) 과장은 업무상 술자리가 많다. 김 과장 스스로도 술을 즐기고 잘 마시는 편이라 주변에서는 김 과장에게 ‘간 과장’이라는 별명을 붙여주기고 했다. 하지만 작년부터 김 과장은 피로감을 느끼는 경우가 잦아졌다. 이제는 전 날 과음을 하면 다음 날은 하루 종일 힘들어 업무에도 지장이 있다. 몇 달 전부터는 밥을 많이 먹지도 않았는데 체한 것처럼 속이 더부룩함을 자주 느낀다. 뭔가 이상이 생긴 것을 느낀 김 과장은 병원을 찾았고 간에 지방이 많이 껴 금주해야 한다는 말을 들었다.

10월 20일은 대한간학회가 지정한 ‘간의 날’이다. ‘침묵의 장기’라 불리는 간은 70∼80%가 파괴될 때까지 그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다. 또 간에 문제가 생겼다고 해도 간이 제 기능을 수행하는 데 큰 지장을 주지 않는다. 때문에 어느 날 몸에 이상을 느껴 병원을 찾으면 질병이 이미 심각한 상태로 진행된 경우가 많다. 만성적인 피로감이 지속된다면 간에 이상이 생긴 것을 의심하고 빨리 치료에 나서야 한다.

인체 내 ‘화학공장’…피로감이나 체한 것 같은 증상 계속되면 이상 신호=간은 여러 장기 중 가장 크기가 큰 장기로 무게는 약 1200~1500g 정도다. 간은 인체의 ‘화학공장’이라고 할 수 있다. 체외에서 유입되거나 체내에서 생성된 호르몬 등 각종 물질들을 가공·처리하고 중요한 물질들을 합성·공급하는 역할을 한다. 이외에도 면역 기관의 역할,각종 약물과 술 또는 기타 독성물질을 해독하는 역할, 담즙 생성 등 다양하고 중요한 기능들을 수행한다.

이런 간에 이상이 생기면 피로감, 전신쇠약, 식욕저하, 메스꺼움, 구역질, 구토, 소화불량, 복부 불편감, 복통 등 다양한 증상이 나타난다. 하지만 보통 급하게 음식을 먹고 체했을 때 나타나는 증상과 간기능 저하로 나타나는 증상이 비슷해 간질환을 단번에 의심하기는 어렵다.

도영석 을지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만약 특별히 음식을 많이 먹은 것도 아니고 급하게 먹은 것도 아닌데 체한 것 같은 증상이 자주 반복된다면 간기능 저하를 의심해봐야 한다”며 “간혹 눈이 피로하고 시력이 저하되며 팔다리가 저린 증상이 동반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 중 피로는 간질환에서 나타나는 가장 흔한 증상 중 하나다. 특히 급성 간염의 경우 심한 피로감이 비교적 빨리 느껴진다. 하지만 피로의 원인은 간질환 외에도 매우 다양하다. 따라서 피로를 느끼게 되면 먼저 이를 유발하게 된 요인이 무엇인지 스스로 생각해 보는 것이 좋다.

일상생활의 변화나 과로가 원인이라면 충분한 휴식을 취해야 한다. 이런저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피로감이 지속되거나 심해진다면 병원을 찾아 전문의와 상의하는 것이 좋다.

간염 바이러스와 술…간 건강에 치명적=이런 만성 간질환의 주 원인은 간염 바이러스와 술이다. 특히 가장 주의해야 할 것은 간암 발병 요인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B형 그리고 C형 간염 바이러스다. 바이러스성 간염에 의한 간경화와 간암은 60~70대에 많이 나타난다.

간에 이상이 생겼는지는 간수치를 통해 알 수 있다. 간수치는 말 그대로 현재 간의 상태가 어떤지 확인할 수 있는 지표다. 혈액검사에는 AST(GOT), ALT(GPT), &gamma;-GT, ALP, 빌리루빈, 알부민, 프로틴 등이 있다. 이 중 ‘간수치가 높다’고 말하는 것은 보통 AST, ALT(간효소 수치)가 증가했음을 말한다.

도 교수는 “다만 간수치가 정상이라고 무조건 안심하는 것은 금물”이라며 “간이 나쁘더라도 간수치가 정상인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금주와 함께 비타민·단백질 풍부한 음식 도움=건강한 간을 위해서는 일단 술을 멀리 하는 게 좋다. 특히 간 질환자가 술을 끊으면 간경변증 발생률과 이에 따른 합병증, 간암 발생률이 낮아진다.

도 교수는 “과음으로 간이 손상되는 경우 처음에는 지방간이 생기게 되는데 이후로도 오랫동안 과음을 계속하면 알코올성 간염, 간경변증으로 진행될 수 있고 이렇게 오래 진행되면 음주를 중단하더라도 원래 간으로 회복될 수 없게 된다”고 말했다.

또 어떤 약이든 함부로 먹지 않아야 한다. 별 생각 없이 먹는 간단한 진통제도 장기적으로 먹거나 지나치게 많은 양을 먹게 되면 해독을 책임지고 있는 간이 견뎌내지 못하고 독성 간염을 일으킬 수 있다.

이밖에 지방이 많은 음식이나 과식은 지방간을 초래할 수 있다. 야채나 비타민이 풍부한 음식과 단백질이 많이 함유된 음식을 먹는 것이 좋다. 과로를 할 경우 간에 부담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적절한 휴식과 운동을 병행하면 도움이 된다.

도 교수는 “바이러스 질환인 B형 간염과 C형 간염은 일상생활에서 감염되기 힘들고 혈액감염으로 전파되므로 문신, 피어싱 등을 할 때 주의해야 한다”며 “최근에는 수인성 감염병인 A형 간염이 유행하고 있는데 가장 좋은 방법은 예방접종으로 기저 간질환을 가진 환자들이라면 반드시 예방접종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손인규 기자/ikson@heraldcorp.com

- Copyrights ⓒ 헤럴드경제 & heraldbiz.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