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검찰총장이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하루 앞둔 22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구내식당으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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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원다연 기자] 청와대는 26일 윤석열 검찰총장을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일가의 수사기밀 누설로 처벌해달라는 국민청원에 “경찰 수사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고 밝혔다.

청와대는 이날 ‘기밀누설죄를 범한 윤석열 총장을 처벌해 달라’는 국민청원에 답변에 나서 이같이 밝혔다. 지난 8월 28일 시작된 청원에는 한달간 48만여명이 참여했다.

답변자로 나선 김광진 청와대 정무비서관은 “이 청원의 계기가 된 것은 TV조선의 <조국 딸 장학금 교수 대통령 ‘주치의 선정에 깊은 역할’>이라는 단독 보도였다”며 “이 보도는 온라인에서 화제가 됐으며 기사의 내용을 떠나 검찰 압수수색의 주요 증거물로 추정되는 문건이 어떤 경로로 한 언론사에만 전달될 수 있었는지에 대한 의혹이 불거졌다”고 소개했다.

TV조선은 지난 8월 27일 조 전 장관 의혹 관련 압수수색 과정에서 노환중 부산의료원장의 컴퓨터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주치의 선정에 깊은 역할을 했다”는 내용의 문건을 확보했다고 보도했다. 노 원장은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의전원) 교수 재직 당시 조 전 장관의 딸에게 ‘유급 위기 극복 격려’ 명목으로 장학금을 준 인사다. 청와대는 당시 해당 보도에 대해 “압수수색 과정에서 해당 언론사가 어떻게 문건 확보했는지 궁금하다”고 밝힌 바 있다.

김 비서관은 “청원인은 윤석열 총장이 압수수색 정보를 조선일보에 전달하여 단독기사가 보도됐다고 주장하며, 수사기밀을 누설하는 것은 중대범죄이기에 윤석열 총장을 처벌해 달라고 청원했다”며 윤 총장을 수사기밀 누설을 이유로 처벌하기 위해선 ‘공무상 비밀 누설죄’에 해당하는지를 따져봐야 한다고 했다.

김 비서관은 “공무상 비밀 누설죄는 형법 제127조에 의해 전·현직 공무원이 법령에 의한 직무상 비밀을 누설한 여부를 가려 처벌할 수 있는 근거 법령”이라며 “공무상 비밀 누설죄 대상은 현재 공무원이거나, 과거 공무상 공무원이었던 자가 모두 해당된다. 그리고 ‘직무상 비밀’은 법령에 의해 비밀로 규정됐거나 비밀로 명시된 사항에만 제한되지 않는다”고 했다.

김 비서관은 “정치, 군사, 외교, 경제, 사회적 필요에 따라 비밀로 된 사항도 직무상 비밀에 해당된다”며 “나아가 특정 정보가 외부에 알려지지 않는 것이 국가에게 상당한 이익이 있다고 판단될 경우, 이 또한 직무상 비밀에 포함된다”고 했다.

또 비밀문서를 기자가 열람하도록 방치 또는 묵인했다면 이 경우에도 법령상 ‘누설’에 해당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 비서관은 “‘공무상 비밀 누설’은 작위 또는 부작위를 모두 포함한다”며 “다시 말해, 일부러 정보를 주는 작위 누설이거나, 또는 비밀기재 문서를 신문기자가 열람하도록 방치 또는 묵인하는 부작위 행위까지도 모두 ‘누설’에 해당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비서관은 “마지막으로 고의성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며 “누설자가 ‘공무상의 비밀’을 누설하는 행위를 인지했는지 여부를 따지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만약 이렇게 공무상 비밀 누설죄가 성립되면, 누설자는 2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5년 이하의 자격정지의 처벌을 받게 된다”고 덧붙였다.

김 비서관은 그러면서 결국 윤 총장이 ‘직무상 비밀’을 ‘작위 또는 무작위’로 ‘고의성’을 갖고 수사기밀을 누설했는지에 대해서는 수사를 통해 밝혀져야 한다고 했다.

김 비서관은 “이 청원에서 제기된 TV조선 단독보도가 ‘윤석열 총장의 공무상 비밀 누설죄’에 해당되지는 여부를 가리기 위해서는 먼저, TV조선 단독보도가 어떠한 경로로 이루어졌는지, 그리고 구체적인 행위자가 누구인지 등을 판단해야 한다”며 “이러한 판단은 결국 수사를 통해서 밝혀질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난 8월 박 모 변호사는 본 건과 관련해서 ‘성명불상의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들을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로 서울지방경찰청에 고발’ 했다”며 “현재 경찰은 본 고발 건을 지능범죄수사대에 배당하여 절차에 따라 수사하고 있다. 따라서 현재로서는 경찰 수사의 진행 상황 및 그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