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19 (금)

‘벌거벗은 文’에 발끈한 민주당, 야당 땐 ‘박근혜 나체 그림’ 전시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오른소리가족’ 논란②] ‘대통령 모독’ 史

28일 자유한국당이 공식 유튜브 채널 ‘오른소리’에 문재인 대통령을 동화 ‘벌거벗은 임금님’에 빗대 풍자한 애니메이션으로 거센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과거 정치권에서 나온 ‘현직 국가원수 모독’도 재조명되고 있다.

세계일보

지난 2017년 1월 24일 한 보수단체 회원이 국회 의원회관 로비에서 열린 시국비판 전시회 ‘곧, 바이! 전(展)’의 작품 중 박근혜 대통령을 나체 상태로 풍자한 그림을 강제로 철거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당의 애니메이션 동영상 ‘오른소리가족’을 강도 높게 비판하고 나선 더불어민주당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정국이 한창이던 2017년 1월 표창원 의원이 국회의원회관에서 연 전시회에 박 전 대통령의 나체 합성 그림을 공개해 구설수에 올랐다. 프랑스 화가 에두아르 마네의 ‘올랭피아’를 패러디한 ‘더러운 잠’이라는 제목의 이 그림에서 박 전 대통령은 나체 상태로 침대에 누워 있고 그의 옆엔 ‘비선실세’ 최순실(최서원으로 개명)씨가 마약으로 보이는 주사바늘을 한가득 안고 있다. 이들 뒤로는 세월호가 침몰하는 장면이 묘사됐다.

당시 여당이었던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은 “표현의 자유를 빙자한 인격살인 행위와 다를 바 없다”고 비난했다. 바른정당(현 바른미래당) 하태경 의원은 “대통령을 소재로 한 여성비하”라며 “성폭력 수준”이라고 꼬집었다. 심지어 민주당 내부에서도 “부적절했다”는 자성이 나왔다. 민주당 박경미 당시 대변인은 “그림이 반여성적인 측면이 있고, 의원 주최로 전시한 것은 적절치 않았다”고 꼬집었다. 문 대통령 역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누드 그림이 국회에 전시된 건 민망하고 유감”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세계일보

노무현정부 시절이던 2014년 한나라당(현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고(故) 노 전 대통령을 희화화하는 내용의 ‘환생경제’ 공연을 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에 앞서 한국당의 전신이었던 한나라당은 노무현정부 시절인 2004년 노 전 대통령을 희화한 ‘환생경제’라는 정치풍자 연극을 공연해 파문이 일었다. 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 등 당시 한나라당 의원들로 구성된 ‘극단 여의도’는 노 전 대통령을 무능한 인물 ‘노가리’로 설정해 놓고 장남 ‘민생’과 차남 ‘경제’를 망친다는 내용의 연극을 선보였다. 연극에서는 ‘이런 육X럴 놈! 개X놈 같으니라고!', '그놈은 거시기 달고 다닐 자격도 없는 놈이야’ 같은 원색적인 욕설까지 등장해 “대통령을 모독했다”는 논란이 일었다.

이에 당시 여당이었던 열린우리당(현 더불어민주당)이 강한 유감을 표명했으나 한나라당은 “연극은 연극일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민주당 이해식 대변인은 이날 오른소리가족을 겨냥해 “환생경제라는 이름(의 연극)으로 노 전 대통령에 대한 온갖 잡스러운 욕설을 퍼부어 공분을 산 일이 어제 일처럼 떠오른다”며 “왜 한국당은 시대는 바뀌었는데 본질은 그대로인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이어 “한국당이 국민을 두려워할 줄 아는 상식에 입각한 건전한 정치를 해주길 비감한 마음으로 재삼, 재사 당부한다”고 덧붙였다.

김주영 기자 bueno@segye.com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