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노이=연합뉴스) 민영규 특파원 = 중국이 인접국과 영유권 분쟁을 벌이는 남중국해에서 경비함과 해상민병대 선박을 늘려 인접국의 통상적인 활동을 더 공격적으로 방해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7일 베트남 뉴스통신(VNA)과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미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 산하 '아시아 해양투명성 이니셔티브'의 그레그 폴링 이사는 전날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제11차 남중국해 국제 콘퍼런스에서 "지난 한 해 동안 남중국해에서 가장 중요한 상황변화는 중국이 스프래틀리 제도에 배치한 해안경비대와 해상민병대 선박이 증가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폴링 이사는 "이 선박들은 구단선의 모든 영역을 계속해서 순찰하고 있으며 석유와 가스 생산, 어업, 전초기지에 물자 보급 등 인접국의 통상적인 활동을 괴롭히는 데 더 공격적으로 나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구단선이란, 중국이 국제법을 무시하고 남중국해 90%가량의 영유권을 주장하며 해변을 따라 그은 9개의 선이다. 이는 베트남, 필리핀, 말레이시아, 브루나이 등 인접국과 영유권 분쟁의 불씨가 된다. 폴링 이사는 또 "그러한 상황이 지속하면 역내에서 중국이 참여하지 않는 어떠한 통상적인 활동도 너무 위험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탈리아 국제문제연구소의 니콜라 카사리니 박사도 "중국이 남중국해에서 인공섬을 만들어 군사 기지화하고 석유와 가스 시추를 하면서 유엔해양법협약에 따라 어업권을 가진 인접국의 어선을 쫓아내는 등 법질서에 대한 도전을 계속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런 가운데 베트남 정부가 중국과의 영유권 분쟁에 법적으로 대응하는 카드를 다시 만지작거리고 있다.

레 호아이 쭝 베트남 외교부 차관은 "베트남은 협상을 선호하지만, 분쟁 해역에 대한 다른 선택지도 있다"면서 진상조사, 조정, 화해, 협상, 중재와 함께 소송을 거론했다.

베트남은 2014년 중국이 영유권 분쟁 지역에 석유시추선을 배치하자 응우옌 떤 중 당시 총리가 법적인 대응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신중한 접근 모드를 유지했다.

그러나 최근 중국 해양탐사선이 자국 경비함의 호위를 받으며 베트남의 배타적경제수역(EEZ)에 진입해 3개월여 탐사 활동을 벌이자 발끈하고 있다.

필리핀은 중국과의 영유권 분쟁과 관련, 2013년 국제 상설중재재판소(PCA)에 제소해 2016년 구단선에 법적인 근거가 없다는 판결을 받아냈다.

[그래픽] 남중국해 중국 주장 영유권 경계·중국 군사기지 [연합뉴스 DB]

youngkyu@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