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뛰려는 민주·갈 길 먼 한국…덜미 잡는 검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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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철응 기자, 강나훔 기자] 오는 6일로 21대 총선이 100일을 남겨두게 된다. 연말 선거법 개정안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여야는 본격적인 선거 체제로 돌입하고 있다. 특히 이번 총선은 유례 없는 격랑 속에 치러질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인 가운데 검찰개혁을 둘러싼 검찰발 총선 여파도 커질 것으로 보여 귀추가 주목된다.


더불어민주당은 일부 야당들과의 협의체를 통해 자유한국당의 격렬한 반대를 뚫고 패스트트랙(신속처리 안건) 법안들을 성사시켰다는 점에서 점수를 얻었다는 평가다. 과거 안철수계 의원들의 탈당 같은 당내 변수가 크지 않다는 안정성도 갖췄다. 하지만 검찰이 이른바 '청와대 하명 수사'와 '감찰 무마' 등과 관련된 강도 높은 수사를 이어가고 있어 향후 얼마나 데미지를 입을 지 가늠하기 어렵다는 점도 배제할 수 없다.


한국당은 패스트트랙 법안 통과 과정에서 드러난 정치력 부재와 지도부 책임론으로 수세에 몰려 있다. 보수 통합의 기치를 세웠지만 유승민계와의 통합은 불확실한 상황이다. 검찰이 지난해 4월 패스트트랙 충돌 관련 무더기로 기소한 것은 '발등의 불'이다.


양당의 유력 대권 주자인 이낙연 국무총리와 황교안 한국당 대표의 행보는 상징적이다. 이 총리는 3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당이 요구하면 뭐든지 하겠다"면서 종로 지역구 출마는 물론 선거대책위원장 자리도 마다 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황 대표와의 맞대결에 대해서도 "반길 것도 없지만 피할 재간도 없는 것 아니냐"고 재차 결의를 다졌다.


반면 황 대표는 아직 거취를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그는 지난 1일 기자간담회에서 '종로에 출마하느냐'는 질문에 "어디든 갈 수 있다"면서도 "특정인과의 대결을 이 자리에서 말씀드리는 건 적절치 않다"고 즉답을 피했다. 비례대표 출마 가능성도 여전한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여성 장애인 최혜영 교수, 각막 기증으로 눈을 뜬 어머니 사연을 가진 20대 원종건씨, 한미연합사령부 부사령관을 지낸 김병주 전 육군대장 등 영입 인재들을 잇따라 발표하며 분위기를 띄우고 있다. 사법농단 의혹을 폭로했던 이수진 판사도 영입이 기정사실화되고 있다. 그런가하면 정부 부동산 정책에 발맞춰 투기지역 등에서 여러 주택을 가진 후보자는 실거주 주택 외에 매각토록 하는 방침도 전날 발표했다. 재산권 침해라는 일각의 비판에도 불구하고 강행하는 것은 그만큼 자신감을 가졌다는 것으로도 풀이된다.


한국당은 보수대통합 일환으로 재입당을 희망하는 인사에 대한 입당을 전면 허용키로 했다. 유승민계의 새로운보수당도 "대화의 문은 열려 있다"고 했다. 그러나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대한 시각 차를 어떻게 좁힐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강성 우파' 우리공화당의 경우 탄핵 주체들과는 함께 할 수 없다는 입장을 내비치고 있다.


전반적으로 민주당이 발빠르게 뛰는 반면 한국당은 여러가지 상황이 맞물려 더딘 걸음을 내딛는 양상이다.


검찰 기소는 이번 총선 최대 변수로 떠올랐다. 이번 총선에서 당선되더라도 향후 형이 확정되면 의원직을 내놔야 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는 것이다. 다만 한국당 총선기획단 측은 "한국당 당헌ㆍ당규에는 1심 선고에서 실형을 받았을 경우에 공천에서 배제를 하지만 검찰 기소만으로 공천 배제를 하지는 않게 돼있다"며 향후 공천 혼란에 대해서 선을 그었다.


심재철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검찰이 청와대와 정권 눈치를 보는 수사결과를 발표했다"라며 "우리당은 24명 무더기 기소한 반면, 민주당 소속은 5명에 불과하고 혐의조차 가볍다. 누가 봐도 편파적"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당황스럽기는 민주당도 마찬가지다. 민주당으로선 이번 기소가 공수처, 검ㆍ경 수사권 조정 등 여권발 검찰 개혁에 대한 반발로 볼 수 있다. 특히 검찰 개혁에 대해 강력한 의지를 내비친 추미애 법무부 장관 임기 시작과 맞춰 기소 명단을 발표한 것도 같은 맥락이란 해석이다.


총선 전까지 여당과 검찰의 대립각은 더욱 날카로워 질 것으로 보인다. 검찰이 울산시장 선거 개입,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일가 의혹 등 여전히 여권에 치명적일 수 있는 이슈의 칼자루를 쥐고 있기 때문이다. 급기야 일각에선 이번 총선은 민주당과 검찰과의 싸움이란 분석까지 나온다. 정치권 한 관계자는 "지역구 여론, 각종 여론조사에서 민주당이 한국당 보다 우세인 상황에서 민주당의 사실상 가장 큰 상대는 검찰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철응 기자 hero@asiae.co.kr
강나훔 기자 nahu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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