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건영 국정기획상황실장(뒤)과 고민정 대변인이 지난달 30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 회의에 참석해 있다. [연합뉴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윤건영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은 흔히 문재인 대통령의 복심(腹心)이라 불린다. 문 대통령과 ‘노무현 청와대’에서 인연을 맺은 이후 국회의원 시절 보좌관을 지냈고, 2017년 대선 당시 핵심 조직인 ‘광흥창팀’의 주축이었다. 임기 시작과 동시에 실세들이 꿰찬다는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을 맡아 북한과의 교섭부터 일본 비밀 특사까지 활동했다. 대외 노출을 꺼리고, 청와대 밖 여권 사람들과의 접촉도 최소화했다.
그런 그가 4월 총선 출마를 위해 6일 청와대를 떠났다. 이날 오후 청와대가 “윤 실장은 사의 표명을 했고, 수리 중이다”라고 밝힌 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청와대를 떠나며…’란 글을 올렸다. 그는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려 한다. 이제까지와는 무척 다른 일이다. 저 스스로를 온전히 세우는 일이다”라고도 썼다.
윤 실장의 총선 출마는 지난해 10월부터 청와대 주변에서 흘러나왔다. 이후 여권에서 그의 출마는 ‘굳은 자’였지만 공식적으로는 이날 결말이 났다.
결정이 늦춰진 건 왜일까. 기본적으로는 문 대통령의 ‘승인'이 늦게 떨어져서다. 총선 출마 의사가 강하던 유은혜 교육부 장관도 문 대통령의 만류로 출마 뜻을 접었다. 대통령의 비서인 그가 청와대를 떠나기 위해선 당연히 거쳐야 할 절차다.
다른 요인이 있었다고 한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윤 실장의 총선 출마야 일찌감치 정해졌는데, 어디로 출마할지가 문제라 시간이 지체됐다. 본인의 의사와 역학관계, 당과의 교통정리가 쉽지 않았다는 의미”라고 전했다.
윤 실장의 출마 유력지로는 서울 구로을이 꼽힌다.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의 지역구로, 박 장관이 적극 추천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의 한 중진 의원은 “현역 의원이 자의로 불출마할 경우, 그 지역의 조직을 고스란히 이어받을 가능성이 있다"라며 “당 지도부는 윤 실장이 최근까지 고생을 많이 했다는 공감대가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여권 관계자는 “문 대통령의 ‘복심’인데 자칫 떨어지면 누가 그 뒷감당을 할 수 있겠나"라고 말했다. 구로을은 2000년 총선부터 민주당 계열 후보가 내리 당선됐다.
복심이란 이유로 또 거론되는 지역이 있다. 바로 문 대통령 사저가 있는 경남 양산이다. 고(故) 노무현 대통령의 사저가 있는 김해을에 김경수 경남지사가 출마한 것과 같은 이유로 윤 실장이 양산에 출마해야 한다는 게 여권 일부의 논리다. '양산을'의 경우 현역인 민주당 서형수 의원이 불출마 뜻을 이미 밝혔다. 부산ㆍ경남(PK) 지역의 한 의원은 “정치인 윤건영이 양산에 출마한다면, 현재 다소 어렵게 굴러가는 PK 선거판에 도움이 되는 것은 분명하다"고 전했다.
권호 기자 gnomon@joongang.co.kr
▶ 중앙일보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 이슈를 쉽게 정리해주는 '썰리'
ⓒ중앙일보(https://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