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을 100일 앞두고 보수통합 목소리가 거세지는 가운데 황 대표가 주도권을 차지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한국당 최고위원회의에서 황 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 국회=배정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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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원들 "비대위는 통합 논의 끝나고 검토해야…시기상조"

[더팩트｜국회=문혜현 기자]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총선을 100일 앞두고 당내 불안 목소리가 커지자 보수 통합에 속도를 내는 모양새다. 한국당은 '통합추진위원회'(이하 통추위) 설치를 공식화하는 등 본격적인 작업에 나서고 있다. 이 과정에서 비상대책위원회 구성 등 의견도 나오지만, 당내 의원들은 지도부의 통합 논의를 좀더 지켜볼 계획이다.

6일 황 대표는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더 이상 통합을 늦출 어떤 명분도 이유도 없다. 특정 정당, 특정 인물의 문제에 머물러서도 안 된다"면서 "기존의 자유 민주 진영 정당들은 물론이고 이언주 의원, 이정현 의원 등이 추진하는 전진 4.0 등 신당들, 국민통합연대와 소상공인 신당 등 모든 자유민주세력과 손을 맞잡겠다"고 밝혔다.

그는 '통추위'를 두고 "이기는 통합의 플랫폼이 될 것"이라면서 "누구나 뜻을 함께하는 이들이라면 폭넓게 참여하고 의견을 내는 통추위가 되게 할 거다. 경제와 민생을 다시 일으키고 지금 우리나라를 바로 세우기 위한 길은 오직 통합 뿐"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통추위를 당 밖에 둘지, 당외로 나갈지에 대해서도 "당 외부에 둘지, 내부에 둘지는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라고 했다.

황 대표는 신년 인사말에 이어 이날도 보수 통합 의지를 확고히 하면서 길을 열고 있다. 다만 '통합을 위해 모든 것을 내려놔야 한다'는 등의 지적에 대해선 "제가 행동으로 보여드리겠다. 설명할 필요가 없다"며 선을 그었다. 또 수도권 험지 출마를 외치면서 중진들에게도 동참을 요구하는 등 지도부 리더십 강화를 꾀했다.

홍준표 전 한국당 대표는 "황 대표 밑으로 들어올 사람은 아무도 없다"며 비대위 추진을 주장했다. /더팩트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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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일부 비판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홍준표 전 한국당 대표는 지난 3일 SNS에 올린 글에서 황 대표를 향해 "입당 1년도 안된 사람이 험지 출마 선언하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지 그게 무슨 큰 희생이라고 다른 사람들까지 끌고 들어가시는가"라며 "위기모면책으로 보수통합을 또 선언하고, 험지출마 운운하면서 시간 끌고, 그럭저럭 1월만 넘기면 자리 보전할 수 있다는 생각만으로는 한국사회 양축인 보수우파 집단 전체가 궤멸당하는 사태가 올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이미 두달 전에 선언한대로 모두 내려놓고 통합 비대위를 구성하라"며 "황 대표 밑으로 들어올 사람은 아무도 없다. 지휘·복종의 관료 집단이 아닌 공감과 수평적인 인간관계가 맺어진 정치 집단이다. 늦으면 늦어질수록 우리는 수렁에 계속 빠진다"고 힐난했다.

당 안팎에서 황 대표의 총선 전 리더십을 두고 다양한 이야기가 오가는 가운데 다른 의원들은 통추위와 공천관리위원장 임명 등을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을 내밀었다.

당내 한 의원은 "지금 우리 당에서 비대위를 구성했다간 잘못하면 큰 전쟁을 앞두고 있는데 중심이 없게 될 수도 있다"며 "잘못하면 큰 수렁에 빠질 가능성이 있어서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혔다.

해당 의원은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보수 전체가 통합이 되거나 합의됐을 때 그때 어떤 방법으로 보수통합을 이룰 것인지 대안이 논의될 수 있겠지만 지금은 아니다. 시기상조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때가서는 당을 새로 만들수도 있다"며 "지금 통합이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당부터 비대위를 꾸리자는 건 당 지도부를 흔드는 결과밖에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다른 의원도 "무슨 비대위인가"라며 "보수통합과 관련해서 내 의견을 낼 순 있지만 그건 당 지도부에서 할 일"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통화에서 보수통합을 위한 공천관리위원장 임명 문제와 관련해 "정치라는 게 어느 한 면만 보는 게 아니라 모든 곳이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는 것"이라며 "충분히 고민해야 된다고 본다. 그런 측면(보수통합)에서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지난 5일 공식 출범한 새로운보수당도 '보수재건 위원회'를 만들고 움직임에 나서고 있다. 이날 새로운보수당 중앙당 창당대회가 국회에서 열린 가운데 유승민 의원(왼쪽에서 일곱번째) 및 당 의원들이 당기를 흔들고 있다. /이선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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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보수통합 논의가 급물살을 타는 가운데 황 대표는 정계복귀를 선언한 안철수 전 바른미래당 의원 측에도 연락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지난 5일 첫발을 뗀 새로운보수당에게도 통합 의지를 드러냈지만 새보수당이 화답할지는 미지수다.

다만 새보수당은 '보수재건위원회'를 구성하고 매일 공개적으로 '보수 재건 방안'을 발표할 계획이다. 위원장은 새보수당의 수장 격인 유승민 의원이 맡았다.

하태경 책임대표는 "새보수당 출범은 보수의 분열·파탄이 아니라 보수의 재건·부활을 위한 것이라는 걸 국민한테 명확히 알리고자 하는 것"이라며 "새보수당과 한국당이 보수 전체가 사는 방법에 대해 매일매일 경쟁할 것을 제안한다. 소모적이고 갈등만 커지는 경쟁이 아니라 생산적이고 더 커지는 경쟁이 될 수 있도록 나갈 것을 제안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김병민 정치평론가는 통화에서 "새로운보수당처럼 '새 집'을 짓자는 주장은 현실가능성이 낮은 것"이라며 "이미 지난해 12월17일 예비후보등록이 끝나고 후보들이 선거운동을 뛰고 있다. 때문에 현재는 한국당 중심의 범보수 통합에 힘을 보태는 방법밖에 없지 않나"라고 진단했다.

김 평론가는 "다만 한국당은 쇄신과 혁신, 인재영입 등 미래적인 보수 정당을 그리는 데 있어서 지도부가 어떤 면모를 보이는지가 중요할 것 같다. 단순히 흩어졌던 몇 명이 모이는 건 의미가 없다"고 분석했다. 또한 그는 비대위 체제에 대해서도 "당장 당 지도부를 전면 교체할경우 밖에선 패권 경쟁으로 비춰질 공산이 크다"며 "국민 눈높이에 맞는 인재영입과 공천관리위원회 구성, 선거대책위원회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제언했다.

제1야당인 한국당과 새로운보수당, '미래를 향한 전진4.0', '이정현 신당(가칭)' 등 신흥 보수 정당들이 통합을 향한 목소리를 높이면서 주도권 경쟁도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보수 쇄신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는 가운데 황 대표가 풀지 못한 숙제를 해낼지 관심이 몰리고 있다.

moone@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