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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이슈 KT 특혜 채용 의혹

'KT 채용비리' 김성태 1심 무죄…"검찰 증거 믿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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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에 딸 채용을 청탁한 혐의를 받고 있는 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가운데)이 17일 오전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린 1심 선고 공판을 마치고 법정을 나서고 있다. /이동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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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찬 청탁' 서유열 전 사장 증언 탄핵…채용 특혜는 인정

[더팩트ㅣ장우성 기자] KT에 딸의 정규직 채용을 청탁하고 국정감사에서 KT 사장 증인 채택을 막아준 혐의로 기소된 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이 1심에서 웃었다.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3부(신혁재 부장판사)는 17일 뇌물수수, 뇌물공여 혐의로 기소된 김성태(61) 자유한국당 의원, 이석채(75) 전 KT 사장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검사가 제출한 사실상 유일한 증거인 서유열 전 KT 사장 증언의 신빙성 판단이 사건의 핵심이라고 봤다.

서 전 사장은 2011년 5월 여의도 한 일식집에서 김성태 의원이 이석채 전 사장에게 KT스포츠단에서 파견계약직으로 일하던 딸의 정규직 채용을 청탁했다고 증언했다. 자신은 이 자리에서 이 전 사장의 지시를 받았다고 했다. 이후 2012년 국회 환경노동위원장이던 김성태 의원은 이 전 사장의 국정감사 증인 채택을 막아줬고 대가로 딸은 정규직 채용됐다는게 혐의 내용이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의 수첩에 만찬 약속이 적혀있고 금융거래 조회 결과 서 전 사장의 KT 법인카드가 이날 결재된 사실이 인정된다"면서도 "피고인들이 만찬이 단 한 차례 있었다고 진술했고 서 전 사장도 당시 결재 한 것이 확인돼 이 만남은 (카드가 결재된)2009년 5월 14일 있었다고 보는 게 맞다"고 밝혔다.

세 사람이 만찬을 한 2009년은 김성태 의원의 딸 김모 씨가 대학생 신분이었을 때로 취업 전이었다. 검찰과 서 전 사장은 애초 이 만찬이 2011년 있었다고 주장했으나 재판 과정에서 2009년으로 드러난바 있다. 검찰은 이밖에도 만남이 여러 차례 있었을 가능성을 제기했으나 결국 인정되지 않았다.

재판부는 "당시 김 의원의 딸이 계약직 채용도 되기 전인 대학생이었던 점을 보면 서 전 사장의 증언같이 만찬에서 김 의원 딸 채용 대화가 이뤄졌다고 볼 수 없다"며 서 전 사장 증언을 믿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또 "검사가 제출한 나머지 증거만으론 이석채 전 사장이 김 의원 딸이 파견계약직으로 근무하던 사실을 알고 서 전 사장에게 정규직 채용을 지시하는 방법으로 뇌물을 공여했다는 사실이 합리적 의심없이 증명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다만 재판부는 뇌물죄를 적용하지는 않았지만 김 의원 딸이 정규직으로 채용될 때 다른 지원자에 견줘 특혜를 받은 사실은 인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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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에 딸 채용을 청탁한 혐의를 받고 있는 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의 1심 선고공판이 열린 17일 오전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시민단체 회원들이 1심 선고 공판을 마치고 법정을 나서는 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에게 항의하고 있다. /이동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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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장한 표정으로 법정에 들어섰던 김 의원은 무죄가 선고되자 지지자들과 악수와 포옹을 나누며 기쁨을 감추지 못 했다.

김성태 의원은 재판이 끝난 후 "검찰은 지금까지 모든 수단을 동원했다. 항소하더라도 특별한 이유를 찾지 못 할 것"이라며 "이 사건은 드루킹 사건 이후 문재인 정권의 정치보복이며 김성태 죽이기였지만 신성한 재판부가 진실을 밝혀줬다. 앞으로 권력형 수사는 중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형사처벌은 하지 않았지만 딸의 채용 과정이 공정하지 못 했다는 점은 인정한 재판부의 판단에는 "제 부덕의 소치"라고 한 발 물러섰다.

이날 법원에는 장제원 한국당 의원을 비롯해 김 의원 지지자와 각 정당 관계자, 취재진이 몰렸다. 무죄 선고 뒤에는 박근혜 전 대통령 지지자로 보이는 시민들이 "박근혜 탄핵한 김성태는 물러가라"는 등 구호를 외쳐 김 의원 지지자들과 말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민중당, 미래당 관계자들도 "권성동 자유한국당 의원 등 채용비리 관련자들이 연달아 무죄판결을 받았다"며 이번 판결을 규탄했다

lesli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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