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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맞은 OLED TV... 성패는 광저우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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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디스플레이 광저우 공장 양산 일정 늦어져...우한폐렴 영향 최소화 주목

2020 도쿄올림픽·유로 2020 등 대형 스포츠 행사가 겹치는 올해는 TV업계에 ‘기회의 해’다. 대형 스포츠 행사는 고사양 TV 판매량을 늘려주는 동력이다.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에 사활을 건 LG전자 또한 올해를 기점으로 본격적인 OLED TV 판매량 확대를 계획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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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디스플레이 광저우 공장 전경. /LG디스플레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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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패널이다. TV용 대형 OLED 패널을 독점 공급하는 LG디스플레이의 중국 광저우 공장(팹) 양산 일정이 늦어지며 패널 출하가 목표대로 늘지 않고 있다. 대형 OLED 패널 공급은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TV업계에선 "OLED TV 판매량은 곧 패널 공급량이 결정한다"고 본다. OLED TV를 팔 ‘대목’이 왔는데, 원자재 수급이 발목을 잡는 모습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확산으로 가동중단되는 공장이 늘어난 것도 패널 본격 양산을 늦추게 한다는 지적이다.

◇ OLED 패널 숨통 트여줄 中 광저우 팹 양산, 반년 늦춰져

11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올 3월말을 목표로 중국 광저우 OLED 공장 본격양산(램프업)을 준비 중이다. 광저우 공장은 지난해 8월 준공식을 갖고 본격 가동에 나설 계획이었지만, 목표했던 수율에 이르지 못하며 본격 양산 시점이 반년가량 지연된 상태다.

정호영 LG디스플레이 사장은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0 간담회에서 "광저우 팹은 1분기 내 본격 양산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달 31일 이뤄진 지난해 4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선 "수율을 잡는데 여러 어려움이 있었지만, 큰 문제는 잡았다"며 "1분기 내로 양산 준비를 갖추겠다"고 했다.

광저우 공장은 8.5세대 OLED 패널을 생산한다. 지난해 4분기 월 3만장, 올해는 월 6만장의 대형 OLED 패널을 출하할 계획이었다. 현재 OLED 패널을 양산하고 있는 파주 LG디스플레이 공장 출하량은 월 7만장 수준이다. 광저우 팹이 예정대로 가동됐다면 지난해 4분기 LG디스플레이의 OLED 패널 출하량은 월 10만장을 기록했어야 했다. 계획했던 출하량 중 30%가 사라진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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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도쿄 아키하바라 요도바시 카메라 매장에 전시된 LG 시그니처 OLED 8K TV. /윤민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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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널 공급사인 LG디스플레이가 양산 차질을 빚자, 유탄은 완성품 TV 제조사인 LG전자에 미치고 있다. LG전자는 OLED TV 진영 대표주자다. LG전자는 오는 4월 2020년형 OLED TV 신제품을 내놓고 세계시장에 판매할 계획이었다. 광저우산(産) 패널 납품이 3월말에야 이뤄진다면 신형 TV 공급에도 차질이 불가피하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TV 제조사들도 상당한 패널 재고를 보유하고 있다"면서도 "OLED 패널을 세계 각지 TV 공장에 실어 나르고 완성품으로 만든 뒤 현지 유통업체에 공급하는 시간을 생각할 때, 3월말 공급은 반년전까진 생각할 수 없던 변수"라고 했다.

◇ 4월 출시할 2020년형 OLED TV, 올림픽·유로 전엔 본격 판매해야

세계 TV 판매량은 연간 2억2000만대 가량에서 정체돼 있다. 대형 스포츠 행사는 TV 총 판매량을 늘려주고 고급 TV 시장을 개척해줄 기회다. 시장조사기관 IHS마킷에 따르면 세계 TV 판매량은 2018년 총 2억2136만대에서 2019년 2억2047만대로 0.4% 줄었다. 업계는 2019년 판매량 감소 원인으로 러시아 월드컵이 열렸던 2018년의 ‘기저효과’를 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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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디스플레이가 선보인 '더 로즈'. 65인치 UHD OLED 디스플레이 4장을 장미꽃 형태로 구현했다. /LG디스플레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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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도쿄올림픽과 함께 유럽 축구 선수권인 유로 2020도 예정돼 있다. 대형 스포츠 행사가 겹치며 2020년 TV 판매량은 지난해보다 2.2% 늘어난 2억2548만대로 예상된다. 유로 2020은 오는 6월 12일부터 7월 12일까지 열린다. 도쿄올림픽은 7월 24일부터 8월 9일까지다. LG전자가 스포츠 행사 효과를 보기 위해선 늦어도 올 2분기 중순엔 2020년형 OLED TV 판매가 본 궤도에 올라야 한다.

IHS마킷은 지난해 3분기 조사에서 2019년과 2020년 OLED TV 총 판매량을 각각 300만대와 450만대로 내다봤다. 이 조사에는 광저우 팹 생산 차질 여파가 온전히 반영돼 있지 않아, 실제 판매량은 이를 밑돌 가능성도 있다.

LG디스플레이는 1분기 내 양산에 총력을 다하고 장기적으론 추가 증설로 생산차질 여파를 최소화할 계획이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4분기 컨퍼런스콜에서 "월 6만장 OLED 패널 생산 준비는 완료했다"며 "올해 안에 추가 3만장을 생산할 설비 설치를 끝내고 내년 상반기엔 본격 가동하겠다"고 밝혔다.

윤민혁 기자(beherenow@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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