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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8 (수)

이슈 [연재] 아시아경제 '과학을읽다'

[과학을읽다]안경·차량 김서림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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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대통령도 안경의 김서림은 막을 수 없습니다. 안경이나 차량의 유리창에 김이 서리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사진=유튜브 화면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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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종화 기자]추운 겨울 출근길에 운전할 때 앞유리창 김서림 때문에 곤란하지 않으셨나요? 특히 안경 낀 사람들은 버스에 탈 때 뿌옇게 변한 안경 때문에 앞으로 나아가지 못해 뒷사람에게 눈총받은 경험도 있으실 겁니다.


이렇게 차유리와 안경에 김이 서리는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요? 김은 작은 물방울들이 모인 것입니다. 물방울들이 맺히는 것은 내부와 외부의 온도차 때문입니다. 내부와 외부 중 한쪽이 따뜻하면서 습하고, 다른 한쪽은 건조하고 차가울 때 습기가 액체로 응결되면서 생기는 것이지요.


공기 중에는 눈에 보이지 않는 수증기가 존재합니다. 기체상태의 수증기는 공기를 구성하는 성분으로 분자가 작아서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이지요. 그런데 차에 사람이 타면서 히터를 켜면 차량 내부 온도가 올라갑니다. 그러면 내부의 따뜻해진 공기가 차량의 유리창을 통해 외부의 차가운 공기와 맞닿아 식으면서 김이 서리는 것입니다.


물질은 고체, 액체, 기체 상태일 때 각각 부피와 온도가 다릅니다. 고체는 제자리에서 진동하고 있는 상태라고 할 수 있고, 액체는 운동 상태, 기체는 중구난방으로 날뛰고 있는 상태라고 할 수 있습니다. 특히 기체는 온도가 높아질수록 부피가 변하고, 운동에너지는 커집니다.


따뜻한 차량 내부의 온도가 20℃, 외부 0℃ 일때 온도가 높은 차량 내부에 존재하는 수증기가 움직이려는 에너지는 150, 차량 밖 수증기의 에너지는 50 정도라고 가정합니다. 이 때 차량 앞유리의 표면 온도를 바깥쪽 2℃, 안쪽 3℃ 정도라고 설정합니다.


차량 내부의 수증기는 움직이려는 에너지가 활발해 이리저리 운동하면서 유리창의 표면에 부딪힙니다. 이 경우 유리표면의 온도가 1℃ 차이가 나기 때문에 내부의 왕성한 에너지를 가진 수증기는 자신이 가진 에너지 150 중 90을 유리창을 통해 기체상태로 내보내고, 나머지 60의 에너지는 기체가 돼 빠져나가지 못하고 액체로 남게 되는 것입니다.


안경에 김이 서리는 것과 여름철 유리컵에 찬물을 담아 두면 유리컵 바깥에 물방울이 맺히는 것, 냉장고에서 꺼낸 콜라캔의 표면에 물방울이 맺히는 것도 모두 같은 원리입니다. 바깥의 따뜻한 수증기가 열을 빼앗겨 기체가 액체화되는 것이지요. 대기온도보다 차가운 물체의 표면에 물방울로 응결되는 것입니다.


차량에 김이 서리면 에어컨을 트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차량 내외부의 온도차이를 없애기 위한 것인데, 차량 내부 전체의 온도를 낮추기보다 유리표면에 직접 냉기를 흘려 외부 표면온도와 내부 표면온도를 맞추는 것이 차량의 김서림 방지 버튼의 역할입니다.


김서림을 방지하는 스프레이 등 김서림 방지제의 경우는 표면에 친수성 막을 형성하는 원리입니다. 표면에 이미 물로 된 막이 있기 때문에 작은 물방울은 그 막에 미끄러져 떨어져 물방울이 맺힐 수가 없는 것이지요. 김서림 방지제의 장점은 먼지도 함께 미끄러져 오염을 방지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다만, 스프레이 등으로 코팅시킨 친수성 막은 외부의 자극에 벗겨져 영구적이지 않습니다. 영구적으로 김서림이 없는 유리의 경우 도자기의 유약 등으로 활용되는 산화타이타늄(TiO2)으로 코팅한 것입니다.


산화타이타늄은 자외선을 흡수하면 공기 중에서 강한 산화력을 가지는 활성산소를 만들어 내는데, 화학적 반응이 뛰어난 이 활성산소는 오염방지, 공기정화, 항균 작용, 친환경 광촉매의 작용도 합니다. 최근에는 차량 유리, 도로의 반사거울, 렌즈 등의 코팅제로 주로 사용됩니다.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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