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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8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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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관 대신 `방구석 1열`…IPTV와 넷플릭스 찾는 영화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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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300만 여 관객을 동원한 `겨울왕국2`는 IPTV에서도 여전한 인기를 과시하고 있다. 지난주 온라인 박스오피스 3위. <[사진 제공=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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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위축된 극장 방문 수요가 방구석 1열로 빠르게 흡수되고 있다. IPTV 영화 이용건수가 급증함과 동시에 넷플릭스가 온라인에서 언급되는 빈도도 증가하는 것이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와 주문형비디오(VOD)가 영화계 수익 보전의 유용한 창구로 환영받는 반면, 신세대를 중심으로 관측됐던 탈(脫)영화관 흐름이 전연령층으로 번질 것에 대한 우려 또한 나온다.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온라인상영관 박스오피스에 따르면 올해 5~8주차 IPTV 영화 유료 결제는 326만3715건으로 전년 동기 180만1242건에 비해 81%가량 늘었다. 이는 영화진흥위원회 공식 홈페이지에서 제공하는 관련 통계의 첫 시작점인 2016년 이래 가장 높은 수치다. 영진위는 KT 올레tv, SK브로드밴드 Btv, LG U+tv 등 IPTV 3개사와 케이블TV VOD에서 정보를 취합해 해당 자료를 작성하며, 여기엔 정액제 무료 이용을 제외한 영화 당 유료결제 횟수만이 포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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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인한 관객 급감으로 손익분기점 돌파를 목전에서 놓친 `남산의 부장들`이 지난주 온라인 박스오피스 2위를 차지했다. [사진 제공=쇼박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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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T 대표주자 넷플릭스에 대한 관심도 나날이 높아지는 중이다. 넷플릭스는 한국 가입자 정보를 공개하지 않지만,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비롯한 인터넷 공간에서의 언급량이 코로나19 확산과 맞물려 불어나는 현상이 관측되고 있다. 글로벌빅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넷플릭스는 지난달 25일 일간 온라인 정보량이 5070건으로 일주일 전 3948건에 비해 약 28% 늘어났다. 연구소는 이 통계를 내기 위해 뉴스·블로그·유튜브·트위터·인스타그램·페이스북 등 12개 채널을 분석했다. 연구소에 따르면 넷플릭스의 일별 정보량은 15~22일 사이에는 큰 변화가 없었으나 코로나19 확진자가 매일 200명 안팎 늘면서 함께 상승하기 시작했다.

IPTV와 OTT의 붐은 최근 극장가 침체와 대조된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지난달 전체 관객은 734만7033명으로 지난해 동기 2227만7733명과 비교해 3분의 1 아래로 떨어졌다. 2004년 2월의 311만3385명 이후 연도별 2월 전체 관객으로도 최저다. 지난달 24~25일에는 하루 관객이 16년 만에 처음으로 8만명 아래로 떨어지기도 했다. 박스오피스 1위 영화 '인비저블맨'은 주말 양일 간 9만명도 동원하지 못했다.

이에 롯데시네마를 비롯한 극장 사업자는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했다. 멀티플렉스 3사는 대구 지역 내 전 상영관을 휴관한 상태다. 개봉 예정작도 줄줄이 스케줄을 미뤘다. '사냥의 시간' '온 워드: 단 하루의 기적' '후쿠오카' '이장' '밥정' '결백' '콜' 등이 추후 개봉을 공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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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연도 5~8주차, 정액제에 포함된 무료 VOD 이용건수 제외. [자료제공 = 영화진흥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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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장가를 이탈한 영화관람 수요가 한 뼘 스마트폰과 안방극장으로 흘러들고 있는 셈이다. 아울러 집에서 머무는 시간이 늘어난 시민들이 OTT와 IPTV 시청을 새로운 여가 활동으로 찾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이에 따라 영화관에서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작품들은 수익 보전 창구로 VOD 시장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지난주 온라인박스오피스 2위를 차지한 '남산의 부장들'이 대표적이다. 당초 이 영화가 손익분기점 500만을 무난히 돌파할 것으로 예측하는 시선이 많았지만, 개봉한 지 얼마 안 돼 국내에 코로나19 공포증이 확산하면서 470만 여 관객을 동원하는 데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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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백판 개봉이 무기한 연기된 `기생충`은 지난주 온라인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사진 제공=CJ E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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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흑백영화 개봉 일자를 무기한 연기한 '기생충'도 마찬가지다. 이미 1000만 관객을 돌파한 이 영화는 흑백 버전으로 아카데미 4관왕 특수를 누리려 했으나 코로나19가 진정된 이후로 개봉을 미뤘다. 여기에 극장 방문 기피 현상, N차 관람 수요가 섞이며 '기생충' 온라인 관람이 폭증했다. 이 영화의 온라인 이용건수는 올해 5주차(1월27일~2월2일) 6만3000여 건에서 7주차(2월10일~2월16일) 63만5259건으로 수직상승했다. 8주차(2월17일~2월23일) 이용횟수는 18만1553건으로 여전히 온라인 박스오피스 1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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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8주차(2월17일~23일) 온라인상영관 박스오피스. [자료제공 =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계에선 코로나19로 인한 온라인 채널 선호가 극장가의 일시적 침체를 넘어 탈영화관 트렌드를 가속화할지 주목하고 있다. 기존에 타연령대에 비해 OTT 이용률이 떨어졌던 50대 이상까지 온라인동영상서비스의 편리함을 경험하게 되면서 영화 소비 행태 자체에 변화가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는 "이번 코로나19로 인해 극장이 받은 타격은 상당 기간 회복이 더딜 것으로 생각된다"며 "멀티플렉스가 다양성 제고 등을 통해 관객 유인책을 획기적으로 확보하지 않는 이상 종전의 수익 회복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는 "넷플릭스와 IPTV에서 단독 개봉하는 작품을 더 많이 확보한다면 탈영화관 트렌드는 가속화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효정 영화평론가는 "이번 코로나19로 집에 머물면서 넷플릭스 등 서비스에 새로 가입한 사람들이 있어서 극장 경쟁은 조금 더 힘들어질 수 있다"이라면서도 "현재 집이 답답해서 밖으로 나가고 싶다는 키워드가 빅데이터로 쏟아진다고 하니 코로나19가 끝나면 극장은 일시적으로나마 호황을 누릴 수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창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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