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천지 대구교회 주택가에 거주하는 정씨. |
(대구=연합뉴스) 임채두 기자 = 신천지 대구교회 신도 대다수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진단 검사를 받았지만 교회 인근 주민은 여전히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10일 오후 신천지 대구교회 뒷길에서 만난 주민들은 낮지만 명료한 어조로 불안을 호소했다.
이곳은 대구시가 신천지 교인 여럿이 성별을 나눠 함께 생활하는 곳으로 추정한 주택가다.
주택가에는 간간이 마스크를 쓴 고령의 주민들만 오갈 뿐 적막한 모습이었다.
8년 전부터 대구교회 뒷길 한 연립주택에 거주하고 있다는 정모(65)씨는 지난달 18일 이 교회에서 31번 확진자가 나온 뒤 가족부터 단속했다고 한다.
외출을 자제하도록 하고 불가피한 경우 마스크 착용, 손 소독제 지참 등을 생활화했다.
정씨가 우려하는 대목은 여전히 100명 미만의 신천지 교인이 코로나19 검사를 받지 않았다는 점이다.
정씨는 "대다수 교인이 검사를 받았다고 해도 그렇지 않은 사람이 우리 동네 주민일 수도 있지 않으냐"며 "더군다나 이 동네가 신천지 교인 거주지로 지목돼서 너무 불안하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신천지든 뭐든 개인 신념 따라 종교를 갖는 일에 관여하고 싶은 마음은 없다"면서도 "코로나19를 확산한 책임에 통감한다면 최소한 검사라도 받아야 하는 것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씨는 2∼3년 전부터 신천지 대구교회 신도가 갑자기 늘더니 이 동네에서 '주차 전쟁'이 시작됐다고 했다.
그는 "몇 년 전부터 이 동네 주민 900명이 신천지 신도라는 소문이 돌았다"며 "900명이면 동네 주민 대부분이라는 얘긴데…"라고 말끝을 흐렸다.
신천지 대구교회 '코로나19' 드론 방역 |
이 주택가로 출퇴근을 한다는 요양보호사 박모(69)씨도 신천지 얘기에 눈을 동그랗게 떴다.
박씨는 "이곳에 살지는 않지만 일하러 오가다 보면 불안하기는 하다"며 "남편과 내가 이제 고령이라 손도 자주 씻고 건강을 챙기려고 한다"고 말했다.
다른 주민은 아직 코로나19 검사를 받지 않은 신천지 교인이 있다는 말을 듣고서 마스크를 고쳐 쓰고 발걸음을 재촉하기도 했다.
다만 코로나19 미검사 신도들이 대구교회 주변에 거주하는지는 알 수 없다.
대구시 관계자는 "신천지 대구교회 주변에 신도들이 일반 주택이나, 원룸, 빌라 등 여러 곳에 거주하는 것으로 파악했다"며 "다만 역학조사, 제보 등을 토대로 추정한 것이어서 코로나19 검사를 받지 않은 신도가 어디에 거주하는지는 아직 모른다"고 말했다.
이어 "정확한 역학조사가 결과가 나오면 그때 밝혀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d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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