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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9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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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은 한일전”·“통합당 이기면 文탄핵”…여당의 홍보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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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당 ‘구태 꼰대’ 지칭 등 네거티브 일색

4·15 총선을 앞두고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내놓은 총선 홍보전략이 상대 당에 대한 ‘네거티브’ 일색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민주당은 제1 야당인 미래통합당을 ‘구태 꼰대 세력’, ‘국정 발목 정당’, ‘탄핵 정당’ 등으로 칭하며 야당 심판을 내세우는가 하면, ‘통합당이 총선에 승리할 경우 문재인 대통령 탄핵을 추진할 것’이라고 하거나 ‘이번 선거는 한일전’이라고도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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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코로나19국난극복위원회 총괄본부장이 31일 국회에서 열린 코로나19국난극복위 실행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뉴시스


31일 정치권 등에 따르면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전략본부는 최근 전국 253개 지역구 여당 후보 캠프에 ‘21대 총선 전략홍보유세 매뉴얼’이라는 대외비 자료를 배부했다. 이 자료에서 민주당은 4·15 총선을 “개정 선거법을 악용한 통합당·미래한국당(통합당의 비례대표용 위성정당)의 ‘원내 1당’을 막기 위한 선거”로 규정하며 “문 대통령과 민주당 정부의 성공과 개혁 완수를 위해서는 총선 승리를 통해 원내 제1당을 사수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자당의 비례대표용 연합정당인 더불어시민당과 관련해선 “우리 민주당과 정책기조를 함께하며 문재인정부 성공을 함께 만들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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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 이인영 원내대표, 양정철 민주연구원장이 지난 24일 각각 서울 여의도 당사로 들어서고 있다. 뉴스1


특히 민주당은 전략 기조에서 통합당을 ‘국정 발목 정당’, ‘구태 꼰대 세력’, ‘기득권 정당’, ‘이념 정당’, ‘탄핵 정당’ 등으로 명명하며 야당 심판론을 내세웠다. 이에 관한 총선 메시지로 “대한민국을 과거로 퇴행시키려는 통합당 저지”, “통합당 막말·가짜뉴스 역사왜곡 정치 끝장내야”, “국정 발목 잡는 통합당 보이콧”, “국민 분열시키는 통합당 심판” 등을 제시하기도 했다. 민주당은 ‘과거 퇴행’과 관련해 “통합당은 ‘총선에서 이겨서 원내 1당이 되면 문 대통령을 탄핵하겠다’며 으름장을 놓고 있다”며 “심지어 황교안 대표와 통합당 사람들은 ‘박근혜(전 대통령) 사면’을 주장하고 있다”고도 지적했다.

이어 통합당의 ‘막말’ 사례로 김순례·이종명 의원의 5.18 비하 발언과 차명진 전 의원의 세월호 유가족 비하 발언, 나경원 전 원내대표의 ‘달창’, ‘문빠’ 발언 등을 거론했다. ‘역사 왜곡’과 관련해선 통합당이 “일본 아베 정권을 옹호하며 일본에 한마디 비판도 못한다”고 주장하며 “우리 국민들은 이번 선거를 ‘한일전’이라고 부른다”고 전했다. 민주당은 또 최근 통합당의 인천 연수구을 재공천 사태를 언급하며 “막말 논란으로 컷오프(공천배제) 됐던 ‘친황’ 민경욱 후보는 경선에서 이기고 다시 잘렸다가 재공천이 되는 우스꽝스러운 일까지 벌어졌다”며 “공천만 봐도 민주당이 잘한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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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코로나19국난극복위원장(검은 옷)과 전남지역 후보들이 지난 29일 피켓을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순천=뉴시스


해당 자료에서 민주당은 총선 메인 슬로건 ‘국민을 지킵니다’를 염두에 둔 듯 “민주당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부터 국민을 지키고, 더 안전한 나라를 위한 법안을 앞장서서 만들어 왔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경제정책 홍보에서도 통합당을 비판하는 네거티브 전략을 고수했다. 자료에서는 통합당의 경제정책을 “재벌·대기업 중심의 실패한 낙수경제를 계속 주장하며 일반 서민의 삶은 외면하는 ‘반쪽짜리 경제’를 고집하고 있다”고 했다. 부동산 정책과 관련해서는 “이명박·박근혜 정권의 ‘빚내서 집 사라’ 정책으로 집값은 폭등했고 가계부채도 치솟았다”고 홍보하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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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통합당 박형준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이 지난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선거대책위원회 전략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반면 정부·여당의 경제 성과는 적극 홍보하라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밖에 해당 자료에선 권력기관 개혁과 관련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 국정원법 개정, 경찰의 민주적 통제 강화 등이 거론됐고, 텔레그램 ‘n번방 사건’과 관련해선 “n번방 재발 방지를 위해 처벌을 강화하고 피해자의 인권을 보호할 수 있는 특단의 대책을 만들겠다”는 내용도 담겼다.

총선을 앞두고 정당이 후보자들에게 선거 전략을 제시하는 경우는 종종 있었으나 특정 정당에 비난을 집중하는 전략을 낸 건 다소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통합당은 민주당 총선 전략홍보유세 매뉴얼을 두고 “변명과 궤변 투성이”라며 비판을 쏟아냈다. 통합당 황규환 선거대책위원회 상근부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민주당의 총선 전략홍보유세 매뉴얼은 제목은 매뉴얼이지만 구차한 변명과 근거 없는 궤변으로 가득한 ‘네거티브 전략보고서’”라며 “공정과 정의의 가치를 짓밟고, 의회폭거와 사법폭거를 일으킨 민주당이야말로 대한민국 발목 정당이며 구태 정당”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주영 기자 buen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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