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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7 (일)

이슈 정치권 사퇴와 제명

“여전히 후보”… ‘막말 제명’ 김대호·차명진 반발에 국민 ‘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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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물 마시는 미래통합당 김종인 총괄 선거대책위원장. 뉴시스


미래통합당이 ‘막말 논란’을 일으킨 4·15 총선 후보들의 제명 절차를 밟고 있는 가운데 해당 후보들은 “판단은 국민 몫”이라며 선거운동을 계속할 의사를 밝혀 혼란이 예상된다. 투표용지 인쇄가 시작돼 해당 후보들의 이름이 용지에 적혀있을 가능성이 높은데 선거 유세를 보고 헷갈린 유권자가 제명된 후보를 찍어 다량의 ‘무효표’가 만들어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통합당은 8일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세대 비하’ 발언으로 논란이 된 서울 관악갑 김대호 후보를 제명 의결했다. 이날 참석한 최고위원들은 만장일치로 제명에 찬성했으며 이로써 이날 오전 당 중앙윤리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결정한 김 후보 제명안이 확정됐다. 선거기간 부적절한 발언으로 당에 극히 유해한 행위를 했다는 게 그 이유다.

최고위는 이날 ‘세월호 텐트’ 발언으로 논란이 된 경기 부천갑 차명진 후보도 윤리위에 넘기기로 했다.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이진복 총괄본부장은 최고위 회의 직후 기자들에게 “차 후보에 대해선 사안의 심각성을 생각해서 최고위가 강력한 우려를 표시하고 윤리위를 빨리 열어 징계절차를 밟아달라고 통보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김종인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차 후보의 제명을 직접 지시한 터라 차 후보의 후보 자격 상실은 ‘시간 문제’라는 예측이 우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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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말 논란'으로 미래통합당 서울 관악갑 후보에서 제명이 결정된 김대호 후보가 8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미래통합당 중앙당사 앞에서 입장을 발표를 위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뉴스1


◆두 후보 “판단, 유권자 몫… 선거운동 계속할 것”

김 후보와 차 후보는 당 지도부의 제명 결정에 극렬히 반발하며 선거운동을 계속할 의사를 밝혔다.

김 후보는 지난 8일, 자신의 발언이 왜곡 전달됐다면서 최고위 의결에 대한 재심 청구 의사를 내용증명으로 전달했고, 당규에 따라 10일 안에 실제 재심 청구를 할 계획이라고 페이스북을 통해 밝혔다.

그는 “4월15일까지는 여전히 기호 2번 통합당 후보”라며 “판단은 관악갑 주민의 몫이다. 유권자의 선택을 받는다면 국회의원 지위는 전혀 이상 없을 것이고 최고위의 결정도 달라질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차 후보도 제명 결정이 나온 이후 페이스북에서 “일부에서 제가 임의로 ‘세월호 ○○○’라는 말을 만들어 국민 정서를 해쳤다며 매도하는데, 저는 명백히 기사에서 본 내용을 그대로 인용했을 뿐”이라며 “뉴스플러스라는 인터넷 언론에 2018년 5월 10일 해당 기사가 떴고, 그 기사는 아직 어떤 법적 제재도 받지 않았고, 삭제되지도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당 지도부가 저의 바른말을 막말로 매도하는 자들의 준동에 놀아나지 않을 것이라 믿는다”며 “유권자, 국민들의 현명한 판단을 믿고 뚜벅뚜벅 앞으로 가겠다. 선거운동 더 열심히 하겠다”고 강조했다.

김 후보는 지난 6일 서울 선대위 회의에서 “60∼70대에 끼어있는 50대들의 문제의식에는 논리가 있다. 그런데 30 중반, 40대는 논리가 아니다. 거대한 무지와 착각”이라고 말해 30·40 세대 폄하 논란에 휩싸였다. 김 후보는 논란이 가라앉지 않은 이튿날 7일에는 관악갑 총선 후보자 토론회에서 “장애인들은 다양하다. 1급, 2급, 3급…. 나이가 들면 다 장애인이 된다”며 노인층 비하로 비칠 수 있는 발언을 해 문제가 됐다.

차 후보는 지난 8일 녹화방송된 OBS 초청 토론회에서 “혹시 ○○○ 사건이라고 아세요? ○○○ 사건”이라며 “2018년 5월에 세월호 자원봉사자와 세월호 유가족이 텐트 안에서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문란한 행위를 했다는 (인터넷 언론) 기사를 이미 알고있다”고 말했다. 차 후보는 과거에도 “징하게 해 처먹는다”며 ‘세월호 막말’ 논란을 불러일으켰던 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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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대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한 미래통합당 차명진 부천병 후보(왼쪽)가 지난 6일 OBS 주최 후보자 토론회 녹화에서 세월호 유족 관련한 부적절한 표현을 사용해 당 선대위로부터 제명 위기에 놓였다. 김상희 의원실 제공


◆투표용지에 이름 남아… 유권자 혼란 예상

통합당 윤리위가 최고 수위 징계로 ‘제명’을 결정했음에도 이들 후보가 총선을 일주일 남기고 선거운동을 계속할 의사를 밝힘에 따라 유권자들의 혼란이 가중될 수 있단 우려도 나온다. 재심 청구 결과도 변수가 될 수 있다.

원칙적으로 당에서 제명되면 후보들은 무소속 출마가 불가능하다. 후보 등록 자체가 ‘당적 이탈’을 이유로 무효가 돼 통합당은 해당 선거구에 다른 후보도 낼 수 없다.

다만 투표용지 인쇄가 시작된 터라 제명된 후보들의 이름이 투표용지에 남아있을 가능성이 크다. 선거 유세를 접한 유권자들이 착오로 제명된 후보들을 찍을 수 있는데 그렇더라도 이 표는 무효 처리된다. 선관위는 투표 당일 투표소에서 ‘김 후보에게 투표할 경우 사표가 된다’는 점을 안내할 예정이지만, 유권자의 혼란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나진희 기자 na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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