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우수연 기자]현대자동차의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가 7년만에 풀체인지 모델로 돌아왔다. G80는 제네시스의 시작을 알린 대표 차종으로 한국형 프리미엄 중형 세단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한 모델이다.
프리미엄 세단시장에서 G80는 벤츠 E클래스, BMW 5시리즈 등 쟁쟁한 모델들과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하게 된다. 디자인과 파워트레인, 첨단안전사양 등 다양한 측면에서 한국형 프리미엄 세단만의 강점을 파악하기 위해 지난달 31일 직접 시승해봤다. 시승 구간은 서울 양재동 더케이호텔에서 경기도 용인시의 한 카페까지 왕복 80km 구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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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외관 디자인을 봤을때 지난 1월 출시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GV80가 바로 떠올랐다. 방패 모양의 크레스트 그릴과 두 줄 디자인의 쿼드램프는 이제 제네시스만의 디자인 시그니처가 됐다. 두 줄 모양의 헤드램프와 후면부에 말굽 형태로 둥글게 음각 처리한 트렁크 모양 등 이제 제네시스만의 새로운 패밀리룩이 완성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실내 디자인은 심플하면서도 고급스러움이 묻어났다. 시승차는 바닐라 베이지 시트에 유칼립투스 인테리어 옵션을 선택한 차였는데 깔끔하고 밝은 인상을 줬다. 운전석 옆 창문이 막힌 부분 없이 모두 유리로 처리됐고, 계기판이 있는 크래시패드 부분이 낮게 설정되어있어 한층 개방감있는 '파노라믹 뷰'를 완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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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인치 클러스터에는 주행 시 작은 아이콘 모양의 G80 차량이 나타나며 차량 운행과 관련된 각종 정보들을 표시해준다. 터치 방식의 공조(에어컨 등) 장치나 회전 조작 방식의 변속 다이얼, 필기 방식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등은 신형 G80가 첨단 기술로 무장한 차량이라는 느낌을 준다.
이날 시승 차량에는 3.5ℓ 가솔린 터보 엔진이 탑재됐다. 최고 출력 380마력, 최대토크 54.0kgf·m의 힘을 내는 엔진 성능 덕분에 상대적으로 무거운 중형 세단의 차체에도 불구하고 가벼운 주행이 가능했다. 프리미엄 중형 세단 답게 차원 높은 정숙성도 만족스러웠다. 게다가 G80는 제네시스 3세대 후륜구동 기반 플랫폼을 적용해 이전 모델 대비 공차 중량을 125kg 가량 줄였다고 한다. 반면 핫스탬핑 공법을 적용한 초고강도 강판의 사용 비중을 높여 안전성도 놓치지 않았다.
이날 시승에서 가장 놀랐던 점은 제네시스가 그동안 개발해온 첨단 안전 기술의 끝을 G80를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고속도로주행보조Ⅱ(HDAⅡ)와 운전스타일 연동 또는 내비게이션 기반의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은 운전자의 운전 피로도를 확 낮춰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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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속도로에서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을 시속 100km에 맞춰놓고 주행을 시작했다. 디지털 클러스터에 G80의 아이콘이 나타나고 옆차선에서 달리는 차들의 움직임까지 인식해 그래픽화해서 보여준다.
차량이 스스로 앞 차와의 간격을 인식해 속도를 조절하고 갑자기 끼어드는 차량까지 훌륭하게 인식해낸다. 차선을 변경하려면 운전자가 직접 핸들을 움직일 필요없이 깜빡이만 1초 이상 켜면 된다. 차량이 도로의 흐름을 스스로 파악해 적당한 시기에 차선을 천천히 변경해준다. 또한 내비게이션과 연동해 현재 달리고 있는 도로의 제한 속도를 인식하고, 주변에 단속 카메라나 속도 제한 구역이 나타나면 알아서 속도를 줄여준다.
이날 시승에서는 고속도로에 올라온 이후 한번도 엑셀을 밟지 않고 주행을 마쳤다. 크루즈 컨트롤 기능을 맞춰두고 혹시 모를 사고에 대비해 브레이크 위에 오른 발만 살포시 올려놓았다. 고속도로 뿐만 아니라 시속 30km 정도의 일반 도로에서도 해당 기능은 훌륭하게 작용했다. 앞 차와의 간격을 인식해 신호 대기 시 차량이 스스로 속도를 줄이고 정지했다.
이번 신형 G80을 시승은 우리 자동차 분야의 기술력이 어디까지 발전했는지를 직접 체감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인류가 꿈꿔왔던 자율주행의 꿈은 결코 멀지 않았음을 느낄 수 있었다. 머지 않아 반(半)자율주행이 아니라 완전 자율주행 기능이 탑재된 제네시스를 만나볼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우수연 기자 yes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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