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품 대부분 원금손실 구간 진입
최근 한달간 원유DLS상품 출시 전무·혼합형도 급감
[아시아경제 이민지 기자] 국제유가가 OPEC+(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과 비OPEC 협의체)의 감산 합의에도 18년 만에 20달러 아래로 추락하면서 파생결합증권(DLS) 투자가 급격하게 위축되고 있다. 유가 하락이 장기화 되고 있는 만큼 손실 구간에 진입한 기존 투자자들은 더 많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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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최근 한 달(3월16일~4월16일) 동안 발행된 공ㆍ사모형 DLS 규모는 약 4030억원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같은 기간 DLS가 1조5385억원가량 발행됐고, 지난 1월 한 달 동안엔 1조2943억원어치가 팔렸다는 점을 고려하면 최근 DLS 발행량은 급격하게 줄어든 것이다.
DLS 발행이 급격하게 줄어든 것은 유가 변동성이 커지면서 원유 관련 상품 출시가 뚝 끊긴 영향이 크다. DLS는 원유, 금 등 원자재와 기업 신용, 지수, 금리, 주식, 환율을 기초자산으로 담아 만든 상품이다. 통상적으로 DLS는 기업 신용이나 지수, 원유 혹은 이들을 혼합한 상품들의 출시가 많은데 최근 한 달간 원유만 담은 상품은 전무했다. 혼합형으로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혹은 브렌트유 선물을 담은 상품은 총 9개로 30억90000만원에 불과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원유 관련 DLS 발행은 533억원에 달했다.
OPEC+가 다음 달부터 오는 6월까지 하루당 970만 배럴을 감산하는 사상 최대 규모의 감산 합의에 이르렀지만, 시장의 반응은 긍정적이지 않다. 지난 15일(현지 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5월 인도분 WTI는 전날보다 배럴당 1.2%(0.24달러) 하락한 19.87달러로 장을 마감해 2002년 2월 이후로 18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전균 삼성증권 연구원은 "DLS에 대한 평판 인식이 악화된 가운데 신용위험 증가, 원자재 통화시장의 불안정 등으로 투자환경도 악화된 것으로 판단된다"며 "국제유가의 폭락으로 원유DLS 대부분은 녹인(원금 손실) 조건이 발효되거나 최하단 평가가격을 이탈하는 상황에 놓였다"고 설명했다.
DLS 손실구간에 진입한 투자자들은 당초 예상보다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WTI를 담은 상품의 경우 가격이 역사적 저점에 다다라 기존 발행물량 상당수가 녹인 구간에 들어가 무더기로 평가손실이 발생된 것으로 판단되기 때문이다. 노(No)녹인 상품의 경우에도 조기상환이 지연됐을 뿐 아니라 일부 만기를 앞둔 상품의 경우 원금 손실이 확정된 상태다. 삼성증권 자료를 보면 지난달 말 기준 2018년 이후 발행된 WTI 연계 DLS 중 조기상환 물량을 제외한 664개 종목(발행 규모 3980억원) 가운데 562개 종목(3100억원)의 평가수익률이 -60% 이하인 것으로 추산됐다.
시장에선 하락 추세가 둔화되기 위해선 과잉공급 문제가 해소돼야 한다고 보고 있다. 김광래 삼성선물 연구원은 "미국도 지금의 상황을 인지해 텍사스 전체 산유량 감산을 논의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유가 하락 추세를 막고 추후 증산에 대한 부담을 줄이기 위해선 감산 결정을 내릴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민지 기자 m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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