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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뚝뚝' 떨어지는 유가…석유산업 몰락 위기감 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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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 역대 최대 규모의 감산 합의에도 불구하고 유가가 십수 년 만에 연일 내림세를 보임에 따라 석유 관련 산업 전반이 몰락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19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아시아 최대 원유 중개업체 가운데 하나인 싱가포르 힌레옹트레이딩은 최근 선물거래 과정에서 8억달러(약 9700억원)가량의 손실이 드러난 것으로 전해졌다. 힌레옹은 은행 등의 채무를 갚지 못해 파산보호를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 과정에서 은행에 담보로 맡겼던 원유까지 팔아치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거래은행들까지 피해를 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블룸버그 통신은 "힌레옹의 몰락은 유가 하락의 영향이 시장에 얼마나 큰 충격을 주고 있는지를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원유가격 하락은 점차 관련 산업의 도미노 몰락을 부채질하고 있다. OPEC+(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비회원국 연대체)가 다음 달 1일부터 하루 원유 생산량을 970만배럴 감산하기로 합의했는데, 이미 원유 저장고는 가득찼다. 수급 불균형 우려도 큰 만큼 거래도 부진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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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룸버그통신은 "미 텍사스주 일부 유정의 경우 배럴당 2달러 밑으로 내려갔다"면서 "원유 생산업자들이 재고를 털어내기 위해 웃돈을 줄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고 전했다.


시카고 상업거래소(CME)는 최근 원유 관련 선물과 옵션 등의 상품 거래 과정에 마이너스 상품 거래 대비에 들어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CME는 에너지 관련 금융 상품 가격이 마이너스에 들어갔을 것을 대비해 관련 소프트웨어 등을 새롭게 설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시장 과잉공급에 따른 저장공간 부족 문제는 일러도 다음 달 중순에야 해소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시장 상황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정황도 곳곳에서 감지된다. 사우디 국영석유회사 아람코는 아시아에 수출하는 원유 가격을 두 달 연속 인하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람코는 미국과 유럽 인도분의 경우에는 가격을 현상 유지 또는 소폭 인상하기로 했지만, 아시아 수출분은 오히려 가격을 낮췄다. 사우디가 일종의 시장 점유율을 의식한 결정을 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블룸버그통신은 "사우디가 시장 점유율 쟁탈전을 벌일 의지가 크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사우디는 다음 달 아시아에 하루 평균 400만배럴의 원유를 수출하기로 했다. 이는 기존 수출분 600만배럴에서 200만배럴을 줄인 것이다. 다만 사우디는 가격이 낮은 중질유의 비중을 줄이는 대신 가격이 상대적으로 높은 경질유의 판매를 늘리겠다고 발표했다.


공급 과잉 우려가 커짐에 따라 미국 내 감산 논의도 힘을 얻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 에너지회사 코노코필립스는 다음 달부터 하루 22만5000배럴의 원유를 감산하겠다고 발표했다. 이 외에도 미 텍사스주 내 원유 생산량을 결정할 수 있는 텍사스 철도위원회도 감산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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