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북·주변기기 수요 급증…공급량 못 따라가
3월 마지막 주 노트북 매출 전년 대비 89% 증가
노트북 성수기 연장…5월까지 물량 부족 지속 전망
전국 중·고등학교가 고3·중3부터 온라인 개학을 시작한 9일 서울 중랑구 중화중학교에서 교사와 학생들이 온라인 개학식을 하고 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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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택근무를 하고 있는 30대 직장인 이미진 씨는 업무용으로 쓰기 위해 15인치 노트북을 4월 초에 온라인으로 주문했다. 그러다 최근 판매점으로부터 주문 폭주로 인해 5월 초에나 배송이 가능하다는 안내를 받았다. 다른 곳에서 주문하기 위해 같은 모델을 알아봤지만 그새 가격이 인상돼 시간이 걸리더라도 그냥 기다리기로 했다.
재택근무와 온라인 개학이 맞물리면서 노트북 수요가 늘었지만 공급이 따라잡지 못해 재고가 동이 났다. 학사 일정이 바뀌면서 과거 성수기보다 두 달이 지난 시점에도 노트북 시장이 때 아닌 호황을 누리고 있다.
1일 시장조사기관 gfk에 따르면 정부가 온라인 개학 방침을 발표한 3월 마지막 주 국내 노트북 매출은 48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9% 증가했다. 온라인 개학이 시행된 4월 첫 매출은 445억원으로 지난해보다 102%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전자업계에서는 노트북 수요가 가장 몰리는 시기인 연말부터 1,2월까지를 '아카데믹 시즌'이라고 부른다. 4월부터는 수요가 줄어드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해 학업이나 업무를 집에서 해결하는 사람들이 늘어나 3~4월에 주문이 몰렸다. 온라인 개학이 4월9일부터 시작되면서 수요가 급증했고 5월까지 공급난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노트북 생산 시설이 중국에 몰려있는데 코로나19가 발발한 2월부터 중국 공장들이 멈춰 수요가 늘었지만 공급은 부족한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며 "현재는 생산시설들이 정상가동되고 있지만 수요가 많아 인기 모델의 경우 2주 이상 기다려야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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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상가상으로 코로나19로 중국 공장들이 정상 가동되지 못하면서 노트북 공급이 수요를 따라잡지 못했다. 시장조사기관 IDC에 따르면 1분기 PC 출하량은 5320만대로 전년 동기 대비 9.8% 감소했다. 글로벌 최대 PC 공급 업체들이 몰려있는 중국에서 코로나19로 생산 시설이 2월에 일시 폐쇄되고 물류가 원활하지 못했던 탓에 공급이 크게 줄어든 것이다. IDC는 "재택근무나 게임을 위해 PC를 찾는 수요는 늘어났지만 공장 폐쇄나 이동 제한 조치로 인해 PC 공급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웹캠이나 블루투스 키보드 등 PC 부속기기들도 갑자기 늘어난 수요에 재고 부족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온라인 개학 직전 웹캠 가격은 최대 4배까지 폭등하기도 했다. 블루투스 키보드 일부 제품은 온오프라인에서도 품절 상태가 지속되고 있으며 중고거래 커뮤니티에서는 시중 가격보다 비싸게 거래되고 있다. 한 전자제품 판매점 직원은 "코로나19가 터진 이후 블루투스 키보드는 모두 품절상태고 수입까지 지연되고 있어서 품절이 장기간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태블릿이나 모바일 제품에 밀려서 노트북 시장이 계속 내리막이었지만 올해는 재택근무 수요까지 몰리면서 이례적으로 수요가 많다"며 "인기모델 위주로 생산량을 늘리고 있다보니 재고 부족 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진주 기자 truepear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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