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정우가 운영했던 아동 음란물 웹사이트 ‘웰컴투비디오’가 폐쇄된 모습./제공=경찰청

아시아투데이 김현구 기자 = 세계 최대 아동 성착취물 사이트인 ‘웰컴투비디오(W2V)’ 운영자 손정우의 미국 송환은 가능할 것인가. 손씨에 대한 범죄인인도 심사 절차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손씨의 아버지가 손씨를 고발하면서, 심사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형사20부(강영수 수석부장판사)는 손씨의 범죄인인도 심사와 관련해 19일 심문기일을 진행한다. 범죄인인도법상 구속된 날부터 2개월 이내에 송환 여부를 결정해야 하므로 결과는 다음 달 27일 이전에 나올 예정이다.

현재 손씨의 아버지가 지난 11일 손씨를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혐의로 고발하면서 미국 송환에 변수가 생긴 상황이다. 범죄인인도법 7조는 인도 범죄에 관해 우리나라 법원에서 재판이 진행 중이거나 형이 확정된 경우 범죄인을 인도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 때문에 검찰의 기소 여부에 따라 손씨를 미국으로 송환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해질 수도 있다.

문제는 손씨의 아버지가 손씨를 고발한 범죄수익은닉규제법은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할 수 있지만, 손씨가 범죄인인도 심사 절차를 밟고 있는 ‘국제자금세탁’ 위반에 대한 미국에서의 처벌은 자금세탁 규모에 따라 최대 징역 20년형까지 받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에 그간 손씨의 아버지가 손씨의 미국 송환이 가혹하다며 청와대 국민청원에 글을 올리고 법원에 탄원서도 제출하면서, 범죄인인도 심사를 지연시키기 위한 법적 조력을 받은 게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법조계에서는 ‘심사 지연 의도’가 보이는 손씨 아버지의 고발이 손씨의 인도심사에 큰 영향을 미치기는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아버지의 명백한 의도를 알 순 없지만, 아들 손씨를 국내법으로 처벌해달라는 국민청원과 탄원서의 내용으로 봤을 때, 미국 송환을 막으려는 의도로 해석하는 것이 가능하다”며 “수사가 진행 중이라고 해도 재판부는 심사청구가 들어간 건에 대해 그대로 심사를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심사 과정에서 검찰의 수사 종결이나 법원 판결이 나올 때까지 범죄인인도를 보류하자는 의견이 나올 수는 있지만, 심사를 지연할 만한 사유에 해당하기는 힘들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이동률 대한변협 국제이사는 “현재 손씨가 기소 상태가 아니기 때문에 미국 송환을 진행하자는 의견과 검찰의 수사 종결이나 법원 판결이 나오기 전까지 보류하자는 의견 정도가 나올 수 있을 것”이라며 “외형상 고발 사건 수사와 인도심사는 별개의 사안이지만 아버지가 아들을 고발한 내용과 그 의도가 영향을 미칠 수는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이사는 그러나 “설사 이 같은 상황을 고려하더라도 심사를 지연할만한 사유라고 보긴 어려워 보인다”며 “손씨 아버지의 고발 사건만을 가지고 인도를 하지 않을 가능성은 작다”고 강조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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