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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7 (일)

9월 달릴 자율주행 버스, 사고 나면 누구 책임? 자율차 보험 따져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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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에서 이르면 9월부터 도심공원 등에서 자율주행 버스를 이용할 수 있다. 25일 이 버스를 미리 타 본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직접 타보니까 정말로 자율주행차 시대가 다가왔다”고 평가했다. 그렇다면 자율주행 버스에서 난 사고는 보험처리가 될까.

중앙일보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25일 세종시 중앙공원에서 세종 자율주행실증 규제자유특구 특구사업자 소통 간담회와 함께 자율주행차량 시승을 마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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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용 자율주행차 보험은 아직



우선 자율주행차 보험이 출시된 곳은 삼성화재와 현대해상이다. 개인을 대상으로 한 상품은 아니다. 가입대상이 자율주행차량 개발이나 테스트를 하는 연구기관, 업체 등으로 한정돼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자율주행차가 상용화 되는 시점이 되어서야 본격적으로 보험상품 개발이나 출시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나마 보험 체계가 잡히고 있는 건 자율주행 버스나 택시 등이다. 이달 1일 시행된 ‘자율주행자동차법’에 따라 자율주행차 시범운행지구에서 자율주행차를 활용한 유상 여객·화물운송이 가능해졌다. 당장 올해 하반기부터 경기도 시흥시 오이도역에서 시흥 배곧신도시에는 심야 자율주행 셔틀버스가 운행된다. 승객이 자율차를 호출하면 일정 구간 내를 자율자동차가 귀가를 돕는 방식이다. 자율주행차 규제자유특구로 지정된 세종시에서도 올해 9월부터 도심공원에서 자율주행 버스가 운행된다.

현대해상도 이같은 움직임에 맞춰 25일 자율주행 버스나 택시 등이 낸 사고를 보상하는 자율주행차 보험을 내놨다. 자율주행 중 차량시스템의 결함, 해킹 등으로 인해 발생한 손해를 보상해주는 보험이다. 현대해상 나욱채 자동차상품파트장은 “자율주행차 위험을 포괄적으로 담보하여 자율주행차 개발을 촉진시키고 피해자 보호에도 기여하는 상품”이라고 설명했다.

개인을 대상으로 한 자율주행차 보험은 아직 걸음이 더디다. 올해 7월부터는 우선 레벨3 자율주행차의 출시 및 판매가 가능해지는데 아직 관련 상품 개발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미국자동차공학회(SAE)의 분류에 따르면 레벨3는 고속도로 등 특정한 조건이 충족될 경우 자율주행이 가능하다. 완전 자율 주행으로 가기 전의 과도기적 상태로 꼽힌다.



자율주행 중 사고는 누구 책임?



레벨3 자율주행차에 대한 보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법적 기반은 올해 3월 ‘자동차손해배상 보장법’이 개정되며 일단 만들어 진 상태다. 일단 일반 자동차처럼 운전자가 가입한 보험에서 배상 등이 이뤄지게 했다. 자동차의 결함으로 인해 사고가 발생한 경우 손해를 배상한 보험사가 제작사 등에게 구상할 수 있게 했다.

레벨3 자율주행은 인간과 시스템 간의 운전이 수시로 전환돼 책임 소재 규명이 필요하다. 중요한 쟁점은 자율주행 중 사고가 났는지 여부다. 자율주행 중 사고가 났다면 운전자 책임 소지는 줄어든다. 현대해상도 이번에 상품을 내면서 자율주행 중 사고에 대해서는 운전자 무과실 사고로 간주해 보험료 할증을 적용하지 않기로 했다.

책임 소재를 가리기 위해 자율주행정보 기록장치 부착을 의무화하고 사고조사위원회도 꾸리도록 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자율주행의 경우 제조사의 책임이 큰 만큼, 제조물책임법으로 다뤄야 할 수도 있는데 아직 법적으로는 그렇게 가지 못했다”며 “레벨3의 경우 운전자가 여전히 개입하게 돼 있어 책임소지 등을 가리는 문제가 복잡할 수 있다”고 말했다.

완전 자율주행이 본격화되면 아예 현행 법 체계를 바꿔야 할 수도 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는 자동차손해배상법 개정 때 “향후 기술 발전에 따라 탑승자의 역할과 사고 발생 시 책임 소재, 제작사의 책임 범위에 대해서 추가적인 논의가 이루어질 것”이라며 “그 결과에 따라 손해배상의 원칙과 체계도 변화해야 해서 완전 자율주행자동차 도입 시에는 국제적인 연구 및 합의를 감안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보험연구원 황현아 미래보험센터장은 “완전 자율 주행차는 차량의 보급 상황 등 각종 변수가 많다”며 “이 때문에 미국 등 해외에서도 완전자율주행 단계인 레벨 4 이후의 보험 문제에 대해서는 아직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안효성 기자 hyoz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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