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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30 (토)

이슈 미국 흑인 사망

“숨을 쉴 수 없다” 흑인 청년의 마지막 말…미국이 들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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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인 경찰 무릎에 깔려 질식사

미니애폴리스·시카고·LA 등

경찰 과잉진압 항의시위 확산

르브론 제임스, 트럼프도 비판

중앙일보

25일(현지시간) 미국 경찰관의 무릎에 목이 눌린 조지 플로이드. 그는 얼마 안 있어 숨졌다. 행인이 촬영한 이 영상은 소셜미디어에 공유됐다. [사진 페이스북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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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을 쉴 수 없다(I can‘t breathe)”

미국 백인 경찰의 무릎 밑에 깔린 채 내뱉은 흑인 남성의 한 마디가 미국 전역을 흔들고 있다. 25일(현지시간)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경찰의 과잉진압으로 비무장 상태의 흑인 조지 플로이드가 숨진 사건의 여파가 확산하면서다.

사건의 발원지인 미국 미니애폴리스에서는 수천 명의 시위대가 쏟아져 나왔다. 미 전역으로 항의 시위가 번져가는 가운데, 프로농구(NBA) 스타 르브론 제임스 등 흑인 스포츠 선수와 연예인들도 앞다퉈 SNS에 분노를 표출했다. 정치적 앙숙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조 바이든 전 부통령도 이번엔 한목소리로 유감을 표했다.

과잉진압에 연루된 경찰관 4명이 즉각 해임되고, 연방수사국(FBI)과 미네소타주 형사체포국(BCA), 법무부까지 수사에 나섰다. 하지만 미국 흑인사회의 분노는 더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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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미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경찰들이 ‘흑인의 생명도 중요하다’는 플래카드를 들고 항의에 나선 시위대를 최루액 분사기로 진압하고 있다. 시위 격화로 매장 파손 및 약탈까지 일어나고 있다.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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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애폴리스 곳곳에는 26, 27일 이틀 연속 수천 명이 거리에 나와 시위를 벌였다. 이들의 손에는 ‘흑인 생명도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 ‘조지 플로이드에게 정의를(Justice for George Floyd)’ 등이 적힌 팻말이 들려있었다.

이어 시위대는 플로이드가 남긴 “숨을 쉴 수 없다”는 구호를 외치며 미니애폴리스 경찰서로 몰려들었다. 경찰과 대치하던 시위대는 돌과 물병을 던졌고, 경찰은 물대포와 고무탄, 최루탄까지 동원해 진압에 나섰다.

팀 월즈 미네소타주 주지사는 트위터를 통해 “미니애폴리스 일부 지역에서 극도로 위험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며 “모두의 안전을 위해 구급대원과 소방대원들이 현장에 갈 수 있게 자리를 피해달라”고 했다. 현지 언론들은 미니애폴리스 외에도 시카고, 로스앤젤레스 등으로 경찰의 과잉진압에 항의하는 시위가 번지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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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BA 스타 르브론 제임스는 27일 ’숨을 쉴 수 없다“라고 적힌 옷을 입은 모습을 SNS에 올렸다. [사진 인스타그램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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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BA 스타 르브론 제임스는 27일 SNS에 두 장의 사진을 올렸다. 미국 프로풋볼(NFL) 선수 콜린 캐퍼닉의 유명한 ‘무릎 꿇기’ 시위 사진과 경찰이 플로이드의 목을 무릎으로 누르는 사진이었다. 사진 밑엔 “이제 이해가 되나. 아니면 아직도 모르는가?”라는 글을 달았다.

캐퍼닉은 2016년 흑인에 대한 경찰의 과잉진압을 항의하는 의미로 경기 시작 전 국가 제창을 거부하고 대신 무릎을 꿇는 방식으로 시위했다. 르브론 제임스는 두 사진을 비교하며 아직도 흑인에 대한 과잉진압이 여전하다는 사실을 지적한 것이다.

제임스는 이어 “숨을 쉴 수 없다”는 문구가 그려진 옷을 입은 사진을 올리기도 했다. 오벨 베컴 주니어 NFL 선수, 도너번 미첼 NBA 선수 등 많은 스포츠 스타도 소식을 전하며 애도와 분노를 표했다. 자동차 경주대회인 포뮬러 원(F1)의 흑인 드라이버 루이스 해밀턴(영국)도 SNS에 관련 소식을 공유하며 항의에 동참했다.

사태가 악화하자 백악관도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27일 자신의 트위터에 “내 요청으로 FBI와 법무부가 조사에 나섰다”며 “매우 슬프고 비극적인 사건”이라고 밝혔다. 이어 “신속한 조사를 요청했고, 정의가 실현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11월 대선에서 트럼프와 맞설 바이든 전 부통령도 이날 “이번 사건은 이 나라 뿌리 깊이 존재하는 불평등 때문”이라며 “모든 미국인은 평등하다는 우리의 신성한 믿음을 상처 냈다”고 경찰의 과잉진압을 비판했다.

석경민 기자 suk.gyeong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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